부모님의 농사에 보탬이 되고자 농과대학에 입학한 스토너가 시를 만나면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에서 부터 이 책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삶의 궤도를 바꿀만한 그런 순간이 시로 찾아오다니..
스토너는 전쟁으로 인해 친구를 잃고 첫눈에 반한 이디스와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시적하고 이어나간다. 그걸 견디어 내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평범해 보이기도 하다. 딸 그레이스와의 관계도 안타깝기만 하다. 그 과정에서 투쟁하기보다는 그냥 참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 생각. 가르치는 것에서는 물러섬 없다. 그 과정에서 로맥스나 워커와마찰이 있기도 했지만 그래서 스토나 자신을 지킬 수 있었고 너 나은 지위로 못 올라가는 것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죽음에 이르러서 자신의 삶을 관조하는 것이 멋지다. 나는 무엇을 기대했는가? 나는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선택하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그는 우정을 원했다. 자신을 인류의 일원으로 붙잡아줄 친밀한 우정, 그에게는 두 친구가 있었지만 한 명은 그존재가 알려지기도 전에 무의미한 죽음을 맞았고, 다른 한 명은 이제 저 멀리 산 자들의 세상으로 물러나서 ……….. 그는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된 열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열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열정이 죽어버렸다. 그는 사랑을 원했으며, 실제로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포기하고, 가능성이라는 혼돈 속으로 보내버렸다. 캐서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캐서린."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거의 평생 동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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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윌리엄 스토너는 젊은 동료들이 잘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알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 기억 밑에 고생과 굶주림과 인내와 고통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그가 분빌에서 농사를 지으며 보낸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지만, 무명의 존재로서 근면하고 금욕적으로 살다 간 선조들에게서 혈연을 통해 물려받은 것에 대한 지식이 항상 의식 근처에 머무르고 있었다.
선조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세상을 향해 무표정하고 단단하고 황량한 얼굴을 보여주자는 공통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비록 스토너는 그들을 무감각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의식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심연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항상 단단하고 황량한 표정을 짓게 되었던 그 10년 동안, 그런 표정을 공기만큼 친숙하게 알고 있던 윌리엄 스토너는 어렸을 때부터 겪은 전반적인 절망의 징조를 보았다. 좋은사람들이 번듯한 생활에 대한 꿈이 깨어지면서 함께 망가져서 서서히 절망을 향해 스러져가는 것이 보였다. 정처 없이 거리를 떠도는그들의 눈은 깨진 유리조각처럼 공허했다. 그들은 스스로 처형장을향해 가는 사람처럼 고통스러운 자존심을 품고 남의 집 뒷문으로 다가와 빵을 구걸했다. 그것을 먹으면 다시 구걸에 나설 기운을 얻을 수 있을 터이니 한때 허리을 꼿꼿이 세우고 자신있게 걷던 이들이 이제는 부러움과 증오가 깃든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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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퍼스는 진정한 집단적 개혁과 변화는 범죄적 정치적 죄책만이 아니라, 모든 개개인이 자신의 도덕적 형이상학적 죄책을 인식하기시작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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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에게 처음 영문학을 가르치면서 허둥거리던 그 시절부터 그는 자신이 영문학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강의실에서 전달하는 내용 사이에 커다란 틈이 있음을 항상 의식하고 있었다. 그때는 시간이 흘러 경험이 쌓이면 그 틈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가장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감정들이 강의에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생기가넘치던 것들이 그가 하는 말 속에서 시들어버렸고, 그에게 가장 감동을 주었던 것들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이처럼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자각 때문에 너무 고민한 나머지 이제는 그 고민이 습관이 되어 구부정한 어깨만큼이나 그의 일부가 되었을 정도였다.
- P156

 하지만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이 그를 찾아오기 시작하고 과제물에도 조심스러운 애정과 상상력이 드러나기시작하자, 그는 기운을 얻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문학, 언어, 정밀하고 기묘하며 뜻밖의 조합을 이룬 글 속에서 그 무엇보다 검고 그 무엇보다 차가운 글자를 통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는 마음과 정신의 신비, 이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그는마치 위험하고 부정한 것을 숨기듯 숨겨왔지만, 이제는 드러내기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그러다가 대담하게, 종내는 자랑스럽게.
- P157

10년이나 늦기는 했지만, 이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차츰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자신은 예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기도 하고더 못나기도 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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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것도 그 자신이었다.
- P141

그는 책으로 완성된자신의 원고를 다시 읽고 나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나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사싱에 조금 놀랐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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