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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대학이나 직장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기만 하면 피해자의 삶에서 성폭력 사건이 주는 고통은 확연하게 옅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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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가 가해자인가 보다는, ‘무엇이 폭력인가‘를 질문했어야 했다."라는 한 문장을 쓰기까지 겪었을 이들의 고군분투가이 책의 기획을 결심하게 만들었다는 것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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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직접 나와 말해야만 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비상사태이며,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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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법정에서는 강간 ‘범죄‘를 다루지, 강간 ‘문화‘를 처벌할 수 없다. 강간이라는 범죄를 없애려면 반드시 강간 문화를 변화시켜야 하지만, 법정에서 문화를 처벌하는것은 불가능하다. 이 점이 공동체 차원의 해결이 여전히 우리의선택지 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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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오던 일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수만명의 여성 가운데서 전개되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 김 알렉산드라가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책이다. 한 인간과 시대에 대해 알기에 짧은 책이라 아쉬움이 있지만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노동자로 살면서 존엄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노동을 하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가 하루에 3명이나 된다고 한다. 여전히 우리 시대에도 유효한 이야기이다. 여성이라서 더 억압받는 것 역시 여전하다. 김 알렉산드라가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싸웠듯 나도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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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곳에 가만히 앉아서 우리에게 그런 인종차별적인 말을 내뱉고 도망간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저들은다리를 건너서 어디로 가나. 장을 보고 집에 가거나 술집에서 친구들을 만나겠지. 그 사람들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일 거고, 고객이나 상사 앞에서 모멸감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외모나나이, 환경, 혹은 누군가의 편견 때문에 차별받아본 기억이 있을 테고사랑했던 누군가에게 거절당하기도 했을 것이다.
되갚아주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저 누군가를 자극해서 그 반응을 보고 싶은 건가. 나는그런 식으로밖에 자신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는 그들이 진심으로 가엾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조롱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은 일마나 공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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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늘 그런식으로 다시 만날 것을 가정했다. 초인종만 누르면 언제고 얼굴을 졸 수 있는 옆집에 사는 것처럼.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이야기하면 슬리퍼를 끌고 놀러갈 수 있는 거리에 사는 것처럼 다시 만날 것을 거절하면서 우리가 평생을 서로 아무런 관계없이 살아가리라는 사실을 피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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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누군가를 도와주는 내 모습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말로는친구라고 하면서도 내가 미진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해, 라고. 미진이 점점 더 러시아 말을잘하게 될수록, 저의 도움이 필요 없어질수록, 매력적인 친구들과 어울릴수록 미진에게 화가 났습니다. 미진이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어요. 넌 아무것도 아니야. 넌 아무것도 아니야. 그게 날 견딜 수 없게 하더군요. 이타심인 줄 알았던 마음이 결국은 이기심이었다는 걸깨닫게 된 건 미진이 떠난 이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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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쌓아올린 접시처럼 내 감정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기를 바랐다.

노래는 끝났고, 우리에게는 선배에게 주어지지 않았던 시간이 남았다.

그가 세상에 소용없는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여자는 세상의 그 많은 소용 있는 사람들이 행한 일들 모두가 진실로세상에 소용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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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통화를 하면 더이상 할말이 없어서 피상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았다. 이는 엄마에게 솔직하지 못했고 엄마 또한 그랬다. 엄마는 살얼음판을 딘듯이 이모의 상처가 닿지 않은 마음들만을 디디려 했고 이모는 엄마가 이모를 조금이라도 가여워할까봐 애써 아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엄마는 심지어 이모가 안양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고 사는지조차 몰랐다.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그런 태도가 서서히 그들의 사이를 멀게 했고, 함께 살았던 시간 동안 쌓아왔던 마음들도 더이상 그 관계를 지탱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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