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심플 단편읽기 모임을 하려고 읽다가 다 읽데 되었다. 슬픔의 각양각색이라고 해야하나? 좀 놀랐다. 이런 다양한 슬픔을 알지못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피해왔다. 소설 속에서 만나는 이들처럼 슬픔에 압도되지 않고 흔들리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위로와 힘을 얻는다.

여기에 묶인 소설들은 모두 산책을 좋아하고 풀기 어려운 생각에 빠져 있다. 답은 없고 해답은 더 없는 오늘과 내일을 해결도 해소도 못하고 살고 있다. 한때는 그것이 슬픔이라고 생각했었다. 이제 나는 안다. 슬픔. 맞는데, 그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맞는데, 뜻은 아닌 것 같다. 오후의 빛과 바람 속에서 보기 좋게 건조되어가는 물건과 그 물건을 닮은 사람을 많이 생각했던 몇 년. 세상은 엉망이고 진창이며 눈 씻고 찾아봐도 좋은 소식과 전망은 하나도 없지만 내가 소설로 쓰듯 누군가는 읽고 누군가는 일하고 누군가는 청소하고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기로 결심한다.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트랙처럼 둥글게 산책하는 날들. 아무 변화도 없지만 그사이 시간은 흐르고 종종 기분도 마음도 나아지는 밝은 밤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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