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말을 들었던 그 순간에 나는 슬픔에 대해 온전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 마음이 차가워지면서.묵직한 추가 달린 득 몸이 어딘가로 기우는 느낌이었다. 어느 쪽으로? 어태껏 가늠하지 못한, 그럴 필요가 없었던 세상 편으로 - P15

그건 흡사 만들어 파는 사람 같은 말투였지맘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동을 대접하고 쳐주는 말처럼도 들렸다. - P27

마치 외우겠다는 듯이, 혹은 그날의 풍경들에 나 자신응 세워놓겠다는 듯이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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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는 용현님.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왔기 때문인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모른척하지 않고 앞장 선 그의 삶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본다. 인정을 바라거나 세상이 바뀌면 거기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욕심도 없이 살아 온 삶에 존경을 표한다. 그리고 수많은 용현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하고 싶다.

자연인 씨돌의 모습을 한 용현을 취재한 것을 계기로 그의 발자국을 따라오다 보니 1987년까지 거슬러 올라온 우리는 1987년 6월을 기록한 자료 속에서 수많은 용현‘을 발견했습니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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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격 유형에서 나오는 자동적인반응을 더 잘 보면 볼수록 그것들에 덜 매이고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것이 에니어그램이 말하는 모든 것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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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친애하는 엄마 엄마에게 기대한 돌봄과 인정에 결핍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친애하고 친애하는 할머니의 충분한 돌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엄마는 할머니의 기대와 인정에 맞춰사는 삶이었을 수도 있다. 같이 유학을 갖는데 왜 엄마만 자식을 그리워하며 밤새 울 것을 기대하는 것이 정당한가? 자신은 충분히 사랑 받았지만 이 사회에서 엄마에게 요구 하는 것이 그런 것이어서 스스로 결핍을 만들어 낸 건 아닐까? 주인공의 아들은 엄마가 늦는 것에 대해 이유없이 화내는가? 아빠는 보호자가 아닌가? 남편이 일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에게 너처럼 외로운 아이를 만들고 싶냐는 말에 너무 화가 난다. 남편의 역할은 무엇인가?
엄마들이 만들어 낸 길에 조금 자유로워지고 있어 엄마를 친애하고 친애한다지민 아직 그 길은 험난하고 멀다.

엄마가 자식을 그리워하며 밤새 울었다든가, 얼른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서 아이를 찾아와야지다짐하는 에피소드를 기대하는 일은 부당한 것같지 않았다. 세상에는 그와 비슷한 서사들이 셀수 없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엄마는 아빠를 따라간 미국에서 아빠와 같은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아빠의 부모님과 달리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경제적 여유가 없었으니까장학금을 받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리고학과 특성상 백인 남자들로 가득했던 수업 때마다 아시아 여성이 어떤 배척과 차별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만 말할 뿐이었다. 주전자의 물이 다 끊고 나서도 한참 동안 이어진, 엄마의 이야기 속에나는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 P78

아무튼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화를 심하게 내는날이면 부둣가를 한참 걸은 후 나에게 "너는 여자라도 배워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다. 교육을 받지못했기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무시를 당한다는 것이 항상 서러웠던 할머니는 엄마를 키우는 동안살림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명문대에 입학하긴 했지만 밥을 할 줄 알긴커녕 행주를 빨거나단추를 다는 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마를주변 사람들이 비웃을 때 할머니는 단 한 번도 엄마를 나쁘게 말한 적이 없었다. 아이를 엄마에게 - P85

"사람이살기 위해서는 좋은 날 같이 보낼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라고 할머니는 언젠가 내게 말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할머니를 살게 했던 사람들은나나 엄마가 아니라 아가다 할머니와 글로리아할머니였는지도 모르겠다.
- P91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내가 엄마에게 원했던은 나를 응원해주는 것 딱 하나였다.  - P106

그렇지만 아이가초등학생이 된 이후의 언젠가, 내가 일을 해보고싶다고 말했을 때, 강이 "그럼 너는 우리 아이를너처럼 외롭게 만들어도 좋다는 거야?"라고 물었다는 사실만큼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나는 강이 그 말을 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목구멍이뜨거워지는데 그것은 그가 나의 가장 내밀한 부분, 그에게만 어렵게 드러냈던 나의 연약한 부분을 너무도 무심한 방식으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 P120

‘자유‘라고 감히 말할수 있다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자유로웠다‘고 회고되는 엄마의 바다 건너에서의 유학 생활은 오래전 할머니의 수평선을 향한 달리기로부터 잉태됐다고 할 수 있다. 또 남성에게 편향적으로 할당돼 있는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기 위해 분투해온 엄마의 삶은 다음 세대의여성인 내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험해볼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만들어주었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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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팬이어서 산 책이다. 김혼비 글은 너무 좋다. 그의 시선이 마음에 든다.

엄마를 탓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걸 보고는 아이에게 미안해할 엄마들이 떠오를 때마다, 항변하고 싶었다. 전혀 쓸쓸하지 않았던 아이들 역시 많았다고, 우산 속 나의 자리도 아늑했겠지만 우산밖 빈자리가 우쭐했던 아이들도 분명 있었다고, 그 빈자리를 스스로 채워 가며 커 간 아이들이 갖게 되는, 산성비도 부식시키지 못할단단한 마음 같은 게 있다고. 설령 그렇지 않았던들 그건 엄마들만미안할 일이 절대 아니라고, 당시에는 우리들 모두 너무 어려서 사회가 ‘엄마‘에게 소급해서 씌우는 책임의 무게를 잘 몰랐다. 뒤에서수군거리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런 어른들이 미디어에나쁜 엄마들을 만들어 내고, 우리의 존재를 지워 버렸다는 건 잘몰랐다. 그래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그래서 한 번쯤 꼭 말하고 싶었다. 우리의 존재에 대해서, 그 시절을 우리가 어떻게 통과했는지에 대해서, 그런 우리들도 있었다고, 분명 있었다고,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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