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고 친애하는 엄마 엄마에게 기대한 돌봄과 인정에 결핍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친애하고 친애하는 할머니의 충분한 돌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엄마는 할머니의 기대와 인정에 맞춰사는 삶이었을 수도 있다. 같이 유학을 갖는데 왜 엄마만 자식을 그리워하며 밤새 울 것을 기대하는 것이 정당한가? 자신은 충분히 사랑 받았지만 이 사회에서 엄마에게 요구 하는 것이 그런 것이어서 스스로 결핍을 만들어 낸 건 아닐까? 주인공의 아들은 엄마가 늦는 것에 대해 이유없이 화내는가? 아빠는 보호자가 아닌가? 남편이 일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에게 너처럼 외로운 아이를 만들고 싶냐는 말에 너무 화가 난다. 남편의 역할은 무엇인가?
엄마들이 만들어 낸 길에 조금 자유로워지고 있어 엄마를 친애하고 친애한다지민 아직 그 길은 험난하고 멀다.

엄마가 자식을 그리워하며 밤새 울었다든가, 얼른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서 아이를 찾아와야지다짐하는 에피소드를 기대하는 일은 부당한 것같지 않았다. 세상에는 그와 비슷한 서사들이 셀수 없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엄마는 아빠를 따라간 미국에서 아빠와 같은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아빠의 부모님과 달리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경제적 여유가 없었으니까장학금을 받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리고학과 특성상 백인 남자들로 가득했던 수업 때마다 아시아 여성이 어떤 배척과 차별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만 말할 뿐이었다. 주전자의 물이 다 끊고 나서도 한참 동안 이어진, 엄마의 이야기 속에나는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 P78

아무튼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화를 심하게 내는날이면 부둣가를 한참 걸은 후 나에게 "너는 여자라도 배워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다. 교육을 받지못했기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무시를 당한다는 것이 항상 서러웠던 할머니는 엄마를 키우는 동안살림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명문대에 입학하긴 했지만 밥을 할 줄 알긴커녕 행주를 빨거나단추를 다는 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마를주변 사람들이 비웃을 때 할머니는 단 한 번도 엄마를 나쁘게 말한 적이 없었다. 아이를 엄마에게 - P85

"사람이살기 위해서는 좋은 날 같이 보낼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라고 할머니는 언젠가 내게 말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할머니를 살게 했던 사람들은나나 엄마가 아니라 아가다 할머니와 글로리아할머니였는지도 모르겠다.
- P91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내가 엄마에게 원했던은 나를 응원해주는 것 딱 하나였다.  - P106

그렇지만 아이가초등학생이 된 이후의 언젠가, 내가 일을 해보고싶다고 말했을 때, 강이 "그럼 너는 우리 아이를너처럼 외롭게 만들어도 좋다는 거야?"라고 물었다는 사실만큼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나는 강이 그 말을 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목구멍이뜨거워지는데 그것은 그가 나의 가장 내밀한 부분, 그에게만 어렵게 드러냈던 나의 연약한 부분을 너무도 무심한 방식으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 P120

‘자유‘라고 감히 말할수 있다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자유로웠다‘고 회고되는 엄마의 바다 건너에서의 유학 생활은 오래전 할머니의 수평선을 향한 달리기로부터 잉태됐다고 할 수 있다. 또 남성에게 편향적으로 할당돼 있는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기 위해 분투해온 엄마의 삶은 다음 세대의여성인 내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험해볼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만들어주었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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