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카이사르 군단의 건축 기사 비트루비우스는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 그의 생각은 로마인의 생각을 대변한 것일까? 현대의 건물들은 2-30년이 지나면 대체되는데 로마인의 건축물은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발견되고 있다.
이 책은 나무를 만지는 저자의 집에 대한 생각들을 모은 글이다. 생각을 모은 글이어서 그런지 시공간의 구분이 없이 한국에 있다가 유럽으로 장면이 휙휙 바뀌기도 한다. 단점은 단계별로 작가의 서사에 독자가 초대된다는 느낌보다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썼다는 느낌도 있고... 책 곳곳에 오탈자도 종종 보인다. (책을 꽤 자세히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편이라... 눈에 띄는 것일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히 읽다 보면 작가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게 되고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접하게 된다.

카이사르의 '갈리아 원정기'를 읽다가 '암살의 역사'에서 카이사르의 죽음에 대한 대목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도 카이사르 군단의 건축 기사의 글이 나온다. 왠지 반가웠다. 그렇게 집과 인문학이라는 결합장에 초대되어 조금씩 책 속에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얼마 전에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라는 책을 읽었는데 상해임시정부와 임시정부의 재외 국민을 돕기 위한 활동을 읽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타이완의 고궁 박물관에 우리나라 임시정부의 인물들의 사진이 벽에 가득하다 하니 왠지 반가웠다. 만약 이 저자분이 상해임시정부 인물들을 몰랐다면 저곳에 가서 저 사진을 보았더라도 아무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 있기 때문에 저런 것들을 보고 기억할 수 있겠지.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상관없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깊은 생각과 관찰을 한다는 게 느껴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와 '눈뜬 장님'이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보이니 보이는 것이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면 못 보는 것이다. 이 분도 책을 많이 읽고 고민하고 생각했기에 결국 이렇게 책도 쓰실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없다면 글이라는 걸 쓸 수 없을 테니..

이 책은 중간중간 삽화나 사진과 함께 사전처럼 설명하는 글들이 곁들여져 있다. 요런 페이지들에서 다음에 읽을 책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그리고 저자분은 한국의 전통집이라는 의미의 '한옥'이 기와집만을 의미하는 것 같음을 비판하셨는데, 유럽에 귀족만 있지 않고 평민도 있었듯이 우리나라도 기와집에 사는 양반만 있지 않고 평민들도 있었고 그래서 초가집, 너와집, 귀틀집, 돌집, 기와집이 있었는데 왠지 한국의 전통가옥은 다 기와집인 것처럼 한옥으로 용어를 통일한 것이 아쉽다고 하셨다. 그리고 각 집들이 지역마다 기후에 따라 다른 형태를 띠고 있는데 그런 지역적 특색도 무시한 것 같다고 비판하셨다.
한 번도 한옥에 대해 용어가 아쉽다고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이분의 글을 읽고 '맞다!'하고 감탄했다. 역시 책은 다양하게 접해야 다양한 의견을 들어 볼 수가 있다.
요즘 정말 다양한 직업군의 분들이 에세이를 쓰셔서 정말 좋다. 항상 아시아에 뒤처지고 변방 대륙이었던 유럽이 폭발적으로 기술이 발전한 시기가 있었으니 17세기 대항해 시대다. 그때 유럽은 카페에 모여 사람들이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나누는 시기였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인문학 에세이를 출간한다. 언제나 수험서가 베스트셀러라는 소리를 듣던 출판계에서 몇 년 전부터 에세이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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