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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 성공으로 가는 문화 마케팅 전략
더글라스 B. 홀트 지음, 윤덕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평점 :

역사덕후에게 또 흥미로운 책 한 권이 들어왔다. 미국의 광고역사를 통해 미국의 사회현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아니다. 미국의 사회현상을 분석하면서 미국광고역사를 이야기하는 건가? 뭐가 됐는 이 책은 흥미로운 미국의 사회현상들을 설명한다. 광고에 대한 역사인 줄 알았지만 미국의 정치사와 경제사까지 어우른다.
이 책의 원 출판사는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 출판사이다. 뭐 자료와 저자의 논조의 신빙성을 말하자면 입 아플 정도...

이 책에선 각 세대를 어우르던 세대를 부르는 명칭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용어가 나온다.
- 매카시즘: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반공산주의의 선풍
-여피: 고등교육을 받고, 도시 근교에 살며, 전문직에 종사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일군의 젊은이들로서 1980년대 젊은 부자를 상징한다.
-보보스: 경제적 여유를 가지면서 자유로운 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는 신 엘리트 계층을 뜻함.
-슬래커: 습관적으로 일을 피하거나 노동윤리가 부족한 사람 (약간 우리나라 한량 같은 느낌인데 시스템을 거부하고 방랑하는 느낌? 슬래커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사회현상이 된 케이스이다.)
주 소비자층이 변하는 현상을 이런 세대들의 명칭을 통해 보여지는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매뉴얼 노동으로 가정을 책임 지던 남성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대량해고 사태에 직면하면서 고등교육을 받은 소수의 금융업, 법조계 등의 종사자들로 마케팅이 옮겨 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또 그와는 반대로 주소비층인 노동 계급의 백인 남성들을 타깃으로 마케팅하는 광고 역사들도 볼 수 있는데 미국도 사회적으로 점점 입지를 가지고 경제적인 독립을 가지게 되는 여성들에 기존의 마초적인 남성들과의 사회적 갈등의 역사를 보여준다.

할리데이비슨과 이지 라이더는 남성의 여성 혐오 및 잘못된 관념을 적극 활용했고 심지어 아시아인 혐오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강간하는 장면을 암시하는 듯한 광고나 잡지 화보 촬영이 이루어졌고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문장을 광고 지면에 담기도 했다.
미국의 아시아인 혐오는 패전국인 일본의 제품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면서이다. 반대로 독일차의 역사를 보면 독일제라는 이유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 시장에서 꽤나 고전했다고 한다. 미국차를 두고 독일차를? 하지만 폭스바겐은 독일 차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운전자가 운전을 즐기는 차 그리고 역발상으로 "Think Small"이라는 캐ㅣ치프레이즈와 친근한 이미지로 시장을 잠식해갔다고 한다.
이 저자는 아시아인 혐오를 콤플렉스로 봤다. 무시하던 아시아인들이 자신들보다 높은 연봉에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또 아시아 제품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는 거(특히 일제)에 대한 불만이 백인 노등 계층에 만연했다. 뭐... 이 책은 2000년대보단 2차 세계대전 전후부터 1900년대를 주로 다루지만 그러한 현상을 이용해 대통령에 집권한 트럼프를 가진 미국이기에... 이 상처가 정말 오래돼서 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내에서의 페미니즘도 초기에는 나치라는 단어와 합성하여 페미나치라고 불렀으며 힐러리 클린턴도 페미나치라고 불렸다. 여성이 동등한 사회적 진출 기회를 달라,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왜 600만 명 이상을 죽인 나치와 동급이 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레이건 대통령은 페미니즘을 반대하고 마초적인 남성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보수주의 노동 계급의 지지를 받았는데 그는 총을 소지한 남성은 '행동하는 남성'으로 미국의 영웅으로 묘사하는 방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렇게 만연해진 총기 소지가 지금의 미국의 '총기 학살'을 유래하게 한 건 아닌지..라는 염려가 들었다.
전쟁이 끝나고 마초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쇠퇴하고 여성의 사회진출로 위협을 느낀 남성들을 달래기 위한 마케팅 그리고 그 사회현상들부터 고소득 연봉을 받는 고등교육을 받은 마초인 남성이 보기엔 너무 부드럽고 나약해 보이는 남성들을 위한 마케팅 등 여러 사회계층과 타깃층에 따른 미국 시장에서의 광고 역사를 볼 수 있다. 20세기 미국 사회 역사는 역시 덤으로..
폭스바겐, 마운틴 듀, 할리데이비슨, 코카콜라 등 레전드가 된 광고들을 묘사하는 장면도 꽤 나오는데 설명만 듣고도 머릿속에서 광고 장면이 떠올랐다.
30초 안에 제품에 대한 매력 포인트를 모두 어필해야 하는 광고계에서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소비층을 얼마나 연구하고 노력했는지 처절하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광고도 역시 천재적인 작품은 영감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나오는 거였다.
광고 역사를 통해 미국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출판하고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가 집필한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리뷰는 이렇게 마친다.
아! 책을 소장하게 되니 맘껏 줄치고 생각을 적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필사보다 시간 절약도 되고 줄 친 페이지를 마스킹 테잎으로 표시를 해두는데 나중에 책을 다시 들쳐보고 싶을 때 찾기도 너무 좋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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