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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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조선시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조선시대 이야기들을 좀 읽고 있다. 하... 읽으면서 열불 나는데 또 재밌다. 오늘 소개할 책도 부인이자 며느리인 내가 읽기에 억울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 가서 총 3개(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를 집대성했는데 그중 살인사건 수사 과정을 다룬 흠흠신서를 현대글로 번역한 책이다. 평소에 수사물을 좋아하는 나는 조선시대 살인사건 모음집이라니... 표지를 펼치기 전부터 무척 두근거렸다. 역시나 24시간 안에 책을 완독해 버렸다. 재밌지만 슬픈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감상평을 시작하겠다.

우선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는 생각보다 과학적이었다. 검시를 5번까지 하기도 하고 의구심이 많은 사건은 심지어 시체까지 다시 파내서 사인을 밝혀내려고 애썼다. 주로 직접적인 사인이 뭔지 파악하여 여러 명에게 공격을 당해서 죽었거나 했을 경우는 사망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범인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고 또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밝혀내기 위한 것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살인을 저지르고 자살로 위장하는 경우가 꽤나 빈번했던 것처럼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된 조선시대 아내 or 며느리 살인사건

1. 바람피우는 남편에게 투기한 아내를 남편이 화나서 때려죽임. (판결 감형)

2. 시댁에서 쫓겨난 누이를 오빠가 집안 망신 시켰다며 죽임. (역시 감형)

3. 시어머니의 이간질에 사이좋던 부인을 남편이 때려죽임. (부부 싸움이었기에 감형)

4. 신혼부부인데 남편 말 안 듣는다고 양잿물 씌운 뒤 때려죽임 (부인이 남편 말 안 들었으므로 감형)

5. 근친상간을 하는 시어머니의 불륜을 목격한 며느리를 시댁사람들이 공모하여 살해 (범인이 여러 명이어서 주범을 특정할 수 없어 세월이 흘러 주범 자연사)

그 외에도 시집살이가 심해서 며느리가 자살한 사건도 있고 정절에 흠집이 나도록 소문을 낸 여인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지만 살해보다 정절에 흠집을 낸 사람의 죄질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반면 살인자인 여인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살해 한 거니 무죄라고 판결 받았다.

자식의 살인죄를 덮어주려 죄를 뒤집어쓰고 자살한 어머니:

게다가 자신의 아들의 죄를 덮어주려고 거짓 자백을 한 뒤 자살한 어머니가 있는데 정조는 그 어머니의 뜻을 받아들여서 아들을 풀어줬고 반대로 정약용은 오히려 아들이 죄를 지어 어머니가 죽게 만들었으니 직접 죽인 건 아니더라도 어머니를 죽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봤다.

특히 정약용이 이렇게 판단한 것은 정조의 판결이 판례로 남아 범죄자인 자녀를 둔 부모가 자식을 감싸기 위해 한 희생이 칭송을 받아 다른 부모들에게도 자살로 자녀의 범죄를 무마시키는 안 좋은 풍습을 남길까 염려해서였다. 실학자인 정약용이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것이 보인다.

특히 정조는 판결 내내 인정에 휩싸이는 판결을 많이 하는데... 그래 화나서 죽일만하지 이런 식이다. 그런 판결을 내린 이유는 일찍이 세종대왕이 임금은 백성을 살리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조안한 것을 따르고자 했던 건데.. 세종대왕의 뜻은 노비도 생명이니 양반들이 노비를 함부로 고문하거나 죽인 것도 벌하라는 뜻과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라는 뜻이었는데 정조는 인정으로 많은 사건에 판결을 내린 것이엿보인다.

정조가 어려운 조선에 많은 개혁을 감행하여 조선을 발전시킨 건 사실이지만 그가 생각하는 백성이라는 테두리는 세종대왕의 백성의 테두리 보다 더 좁아 보인다.

법보단 폭력이 먼저던 조선시대:

조선시대에는 복수에 의한 살인은 사건 성립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법을 이용하여 복수를 핑계로 원한이 있는 사람을 살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서 살인 동기가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복수인지 아니지를 판단하는 수사를 했다. 복수인 게 너무 확실하면 사건 성립 무효.

조선시대 음주 시 범죄:

조선시대 음주 시 발생한 살인사건은 사람이 한 게 아니라 술이 한 일이라며 정조는 형을 엄청나게 감형해 주었는데 반대로 정약용을 선천적인 정신이상자가 아닌 이상 술을 마시는 행위는 자의적인 행위이므로 자의적인 행위에 따른 책임을 물어 판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법관이 이 정약용의 논리를 읽으면 좋겠다. 18세기의 조선시대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무척 이성적이고 실리적인 판단을 하는 학자였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목민심서랑 거중기 외에 정약용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 기회에 조금 더 알게 돼서 너무 좋았다. 이 분 진짜 200년을 앞서는 혜안을 가지고 있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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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 성공으로 가는 문화 마케팅 전략
더글라스 B. 홀트 지음, 윤덕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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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덕후에게 또 흥미로운 책 한 권이 들어왔다. 미국의 광고역사를 통해 미국의 사회현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아니다. 미국의 사회현상을 분석하면서 미국광고역사를 이야기하는 건가? 뭐가 됐는 이 책은 흥미로운 미국의 사회현상들을 설명한다. 광고에 대한 역사인 줄 알았지만 미국의 정치사와 경제사까지 어우른다.

이 책의 원 출판사는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 출판사이다. 뭐 자료와 저자의 논조의 신빙성을 말하자면 입 아플 정도...


이 책에선 각 세대를 어우르던 세대를 부르는 명칭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용어가 나온다.

- 매카시즘: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반공산주의의 선풍

-여피: 고등교육을 받고, 도시 근교에 살며, 전문직에 종사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일군의 젊은이들로서 1980년대 젊은 부자를 상징한다.

-보보스: 경제적 여유를 가지면서 자유로운 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는 신 엘리트 계층을 뜻함.

-슬래커: 습관적으로 일을 피하거나 노동윤리가 부족한 사람 (약간 우리나라 한량 같은 느낌인데 시스템을 거부하고 방랑하는 느낌? 슬래커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사회현상이 된 케이스이다.)

주 소비자층이 변하는 현상을 이런 세대들의 명칭을 통해 보여지는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매뉴얼 노동으로 가정을 책임 지던 남성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대량해고 사태에 직면하면서 고등교육을 받은 소수의 금융업, 법조계 등의 종사자들로 마케팅이 옮겨 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또 그와는 반대로 주소비층인 노동 계급의 백인 남성들을 타깃으로 마케팅하는 광고 역사들도 볼 수 있는데 미국도 사회적으로 점점 입지를 가지고 경제적인 독립을 가지게 되는 여성들에 기존의 마초적인 남성들과의 사회적 갈등의 역사를 보여준다.

할리데이비슨과 이지 라이더는 남성의 여성 혐오 및 잘못된 관념을 적극 활용했고 심지어 아시아인 혐오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강간하는 장면을 암시하는 듯한 광고나 잡지 화보 촬영이 이루어졌고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문장을 광고 지면에 담기도 했다.


미국의 아시아인 혐오는 패전국인 일본의 제품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면서이다. 반대로 독일차의 역사를 보면 독일제라는 이유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 시장에서 꽤나 고전했다고 한다. 미국차를 두고 독일차를? 하지만 폭스바겐은 독일 차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운전자가 운전을 즐기는 차 그리고 역발상으로 "Think Small"이라는 캐ㅣ치프레이즈와 친근한 이미지로 시장을 잠식해갔다고 한다.

이 저자는 아시아인 혐오를 콤플렉스로 봤다. 무시하던 아시아인들이 자신들보다 높은 연봉에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또 아시아 제품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는 거(특히 일제)에 대한 불만이 백인 노등 계층에 만연했다. 뭐... 이 책은 2000년대보단 2차 세계대전 전후부터 1900년대를 주로 다루지만 그러한 현상을 이용해 대통령에 집권한 트럼프를 가진 미국이기에... 이 상처가 정말 오래돼서 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내에서의 페미니즘도 초기에는 나치라는 단어와 합성하여 페미나치라고 불렀으며 힐러리 클린턴도 페미나치라고 불렸다. 여성이 동등한 사회적 진출 기회를 달라,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왜 600만 명 이상을 죽인 나치와 동급이 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레이건 대통령은 페미니즘을 반대하고 마초적인 남성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보수주의 노동 계급의 지지를 받았는데 그는 총을 소지한 남성은 '행동하는 남성'으로 미국의 영웅으로 묘사하는 방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렇게 만연해진 총기 소지가 지금의 미국의 '총기 학살'을 유래하게 한 건 아닌지..라는 염려가 들었다.

전쟁이 끝나고 마초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쇠퇴하고 여성의 사회진출로 위협을 느낀 남성들을 달래기 위한 마케팅 그리고 그 사회현상들부터 고소득 연봉을 받는 고등교육을 받은 마초인 남성이 보기엔 너무 부드럽고 나약해 보이는 남성들을 위한 마케팅 등 여러 사회계층과 타깃층에 따른 미국 시장에서의 광고 역사를 볼 수 있다. 20세기 미국 사회 역사는 역시 덤으로..

폭스바겐, 마운틴 듀, 할리데이비슨, 코카콜라 등 레전드가 된 광고들을 묘사하는 장면도 꽤 나오는데 설명만 듣고도 머릿속에서 광고 장면이 떠올랐다.

30초 안에 제품에 대한 매력 포인트를 모두 어필해야 하는 광고계에서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소비층을 얼마나 연구하고 노력했는지 처절하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광고도 역시 천재적인 작품은 영감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나오는 거였다.

광고 역사를 통해 미국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출판하고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가 집필한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리뷰는 이렇게 마친다.

아! 책을 소장하게 되니 맘껏 줄치고 생각을 적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필사보다 시간 절약도 되고 줄 친 페이지를 마스킹 테잎으로 표시를 해두는데 나중에 책을 다시 들쳐보고 싶을 때 찾기도 너무 좋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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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이주, 생존 -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인류는 끊임없이 이동한다
소니아 샤 지음, 성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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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은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수함을 증명하기 위해 수백 년간 연구의 연구를 거듭했다. 그들은 결국엔 생식기 차이로 역시 백인이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아프리카 흑인 여인의 생식기를 모여서 구경하곤 했다. 하지만 구경하던 소위 과학자들은 딱히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역시나 백인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집요함이 그녀의 사후에 그녀의 몸을 모두 해부해서 전시하도록 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백인의 우수성을 연구하는 '우생학'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이론이 되었고 소위 히틀러의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 이론이라고 했다. 먼 과거의 일인 거 같지만 지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우생학의 이론을 빗대어 미국에 장벽을 쌓았다. 그는 미국의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 젖을 떼지 않은 갓난 아이들도 부모와 떼어 놓았고 그렇게 헤어진 아이들은 여전히 부모를 만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모의 생사도 모른다. 그건 부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생물학적 근거를 찾지 못한 우생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흑인의 열등함을 긴 다리에서 찾았다.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흑인 혼혈이 더 열등한 이유는 그들의 형질인 긴 다리가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기 더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본인이 과학자라고

착각했던 멍청한 사람 왈



책의 소개글과 서문을 봤을 때는 난민들의 수기 모음집인 줄 알았다. 예전에 관련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물론 이 쪽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아지만 이 책은 이민의 대한 인간의 거부감이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기존에 오류로 판명 난 이론들을 현대 장비의 발달로 밝혀진 과학적 발견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비판한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행해지는 개발은 생태계를 위협한다. 이건 그들의 서식지만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다니는 길로 그들이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서 많은 동식물들이 서식지를 변경하기 위해 이동을 하지만 날개가 날린 종 외에는 인간이 만든 도로, 길에 의해 그 이동이 저지된다. 미국에 서식하는 쿠거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 수컷과 암컷이 만나야 했지만 결국 만나지 못해서 그 지역의 쿠거는 모두 사라져 버린 사건이 있다. 그들은 짝짓기 상대를 만나기 위해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를 건너고자 했지만 차에 치여 죽임을 당하거나 쿠거에 위협을 느낀 인간에 의해 총살 당했다.



환경오염은 동식물의 서식지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사막화의 진행은 많은 환경난민을 양성하고 그 환경난민이 이주하면서 다른 종교를 가진 집단이 한 지역에 모이게 되면서 결국 내전으로 폭발한다. 이주의 원인은 환경, 경제, 경치적 핍박 외 아주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친다.

실제 동물의 군집이 생존을 이유로 이주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낙오되거나 사망하는 개체가 생긴다. 인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목숨을 걸고 이주하는 인간들의 생존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고 그들은 이주에 성공하더라도 가족과 삶의 터전을 모두 잃는 엄청난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도보로 이주하는 난민이 도착할 수 있는 땅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한민국은 난민들에게 특히 가혹하고 난민 지위를 거의 주지 않는다. 그리고 올해 유난히 무덥지만 대한민국엔 사막이 없기에 우리의 하루하루의 삶의 태도가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에게 생존의ㅣ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 내가 지금 실천하는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노력은 단지 나의 후대를 위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아니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행동이었다는 거다.

과학 장비와 위성의 발달로 우리는 더 많은 생태적 관찰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새로운 발견은 우리에게 말한다. 지구의 생물들이 어느 한곳에 정착한 적은 없다고... 항상 이주해 왔다고...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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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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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염려

책을 읽으려고 손에 들고 남편 옆에 앉았더니 남편이 한 마디 했다.

"나 하나론 부족한 거야? 이제 결혼은 세 번쯤... 이런 책 보는 거야?"

ㅋㅋ 남편의 염려대로 결혼을 세 번 하는 게 주된 내용은 아니었다.

생소한 직업 스너글러

이 책엔 스너글러라는 생소한 직업이 나온다. 스너글러는 앱을 통해서 스너글링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여성에게 가서 시간당 또는 밤새 관계없이 포옹만 해주는 직업이다. 백인 스너글러의 하룻밤 일당이 400불인데 주인공은 시세에 맞춰 가격을 올렸더니 찾아주는 고객이 없어서 200달러로 가격을 내린다.

백인 남성은 고객을 찾아가서 고객이 나이가 많다는 둥 서비스 제공을 퇴짜놓기도 한다고 한다. 음...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을 보여주려는 문장들이 있었는데.. 별로 공감이 안 갔다. 왜냐.. 남자 주인공이 우선 39살이었고 키도 크지 않았고 근육질의 남성도 아니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인 남성을 표현할 때 키가 크고 건장한 남자로 표현했다. 혹시 배 나온 백인 남성 대 오만하고 잘생긴 한국인이었으면 인종차별이라고 공감되었으려나? 백인이라고 다 건장한 건 아니기도 하기에.. 아님 내가 너무 외모지상주의인 건가?

어쨌든 나이 든 여성으로서는 스너글러 서비스를 받아 보기도 힘든데 주인공은 나이를 상관 안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꿈에 부풀어서 뉴욕까지 갔는데.. 성공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많았다. 남자 주인공이 처절하게 뉴욕에서 버텨 온 장면들을 많이 보여준다. 10년이 넘도록 체류증을 해결 못하고 불법체류로 근근이 살아가는 주인공... 우리에게 익숙한 백마 탄 왕자인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소설과는 다른 느낌의 소설이었다.

마거릿은 70대 여성이다. 70대면 이제 우리 아빠 나이인데 요즘 우리나라 70대 분들은 노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근데 소설에선 금방 죽을 사람처럼 표현해서 조금만 피곤해도 쓰러지고 병원에 가고 산책도 잘 못 가는 여성으로 나온다. 내가 상상한 여주인공의 이미지가 아니라... 아쉬웠다. 그리고 그녀는 계속 이미 죽은 남편을 이야기하면서 과거에 살고 있다. 요즘 내가 할머니처럼 생각을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40대가 되어서 나이가 들어가는 여성으로서 글을 읽는 내내 늙은 여자를 표현하는 문장들에 불편함을 느꼈다.



결혼을 하긴 하는 거야? 영주권은?

그럼에도 내가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금방 읽어버린 데는 이 주인공 남자가 과연 이 할머니와 결혼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계속 해결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결혼 전에 자꾸 해프닝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 나이 든 사람과 뭘 하려면 번거로운 일이 생기지' 하는 생각에 공감이 되기도 했다.

외로워 하는 사람들

그리고 소설 곳곳에는 외로움이 묻어 나왔다. 돈만 바라는 자식, 친구들과 정기 모임을 해도 외로움을 느끼는 여주인공, 그리고 그 외로움을 똑같이 느끼는 남주인공의 어머니와 여주인공의 모임 여성들, 불법체류로 경찰의 눈을 피해 다니며 따스함을 느낄 수 없는 뉴욕에서이방인인 남주인공의 외로움...

소설 속 계절은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의 따스한 온기보단 창 밖에 추운 바람이 더 많이 느껴졌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뭔가 내가 모국에서 따듯한 내 집에서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남편과의 관계가 참 소중하다고 느끼게 해주었다. 역시 남의 불행을 통해 인간은 행복감을 얻는다지..

정말... 나이가 들면.. 저렇게 외로워질까?에 대한 고민과 요즘 심심찮게 들려오는 고독사 소식까지.. 외로움도 돈으로 해결하는 세상에 대해서... 아직은 그런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나와 남편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다.

나도 혹 남편이 나보다 먼저 가게 되면 여주인공처럼 남편을 회상하며 나도 과거에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함께...

기승전남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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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블 인 유어 키친 - 부엌에서 떠나는 세계요리여행
박신혜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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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한국요리를 잘 못한다. 그래서 주로 외국 요리를 해 먹는 편인데 익숙한 건 그나마 파스타 종류랑 중국 고추기름 소스를 이용한 가지볶음 정도... 주부 6년 차라고 하기엔 한국요리도 외국 요리도 무엇 하나 잘 하는 게 없는 나에게 소중한 책이 들어왔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매력적인 건 역사를 좋아하는 나에게 음식에 관한 역사를 같이 소개해 준다는 것. 아일랜드에 사시는 분께 아일랜드 역사 얘기를 듣곤 하는데 그분께 들었던 역사 이야기가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 물론 그 역사는 비극적이지만...


#쿠스쿠스

이건 내가 프랑스에서 있을 때 매주 날 초대해 주시던 가족이 해주시던 요리다. 보기보다 맛있는데 그 요리가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그분들은 중미 쪽에 있는 프랑스령 섬에서 이민 오신 분들이었기 때문에 쿠스쿠스가 북아프리카 쪽 요리인 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아무래도 프랑스가 북아프리카 쪽을 식민지로 개척했으니 프랑스에 흡수된 문화의 일환으로 프랑스령 식민지에 전파된 것 같다. 어쨌든 쿠스쿠스는 북아프리카 4개국 즉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모리타니가 공동으로 2020년 12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고 한다. 4개국이 합의를 도출하다니 멋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리책이니 친절한 조리법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고



국가별 특징적인 식재료에 대한 설명도 있다. 하지만 외국 요리의 단점은 역시 재료 수급.. 생소한 요리들과 요리법 그리고 역사도 알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이 생소한 재료들을 어디서 구입해야 할지... 구입처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줬다면 책이 제공해 주는 정보의 완성도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요즘엔 마트에서도 나름 향신료랑 다른 나라 식재료를 구하기 쉽긴 하니까 도전해 볼 수 있는 요리가 꽤 되는 듯하다. 심지어 이미 일상에 늘 구비해 두는 식재료로만 완성할 수 있는 요리도 좀 있어서 같은 재료로 이국적인 느낌을 낼 수 있을듯~

ㅎㅎ 근데 어태까지 내가 고추기름을 두반장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거... ㅋㅋㅋ 이 책에서 배웠당~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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