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주성 - 의병장 류 복립
류기성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진주성 싸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진주성 싸움은 행주 대첩, 한산도 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이라고 불린다. 이제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김시민 장군 밖에 없다. 다시 한 번 기록을 찾아보니 1차 진주성 싸움은 1592년 10월(음력)에 약 7일간 지속되었다. 하세가와, 나가오카 등 일본군 2만 명이 진주성을 공격했고, 김시민 장군은 3,700여 명의 군사와 곤양 군수 이광악이 이끄는 군사 100여 명으로 이들과 맞서 싸웠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시민 장군은 원래 진주 목사가 아니고, 기존의 진주 목사가 부하들과 도망을 가자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이 때 김시민 장군은 전쟁 중에 장렬히 전사를 하면서 성을 지킨다.

이것이 1차 진주성 싸움이라면 2차 진주성 싸움은 1593년 6월(음력)에 발발했는데 압도적인 병력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성안의 관민들은 혼신을 다해서 싸웠다. 이 싸움에서 수 많은 관군과 의병장,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이 책은 2차 진주성 싸움을 주제로 소설로 구성했다. 진주성의 창렬사에는 이 때 희생된 김천일 의병장, 최경회 경상우병사, 고종후 의병장, 황진 충청병사 등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저자는 25년간 가야사를 연구한 역사 전문가다. 그리고 2차 진주성 싸움에서 전사한 의병장 류복립의 후손이다 후손으로서 다시 한 번 이 싸움을 조사하고 기록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우리는 2차 진주성 싸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3대 대첩은 모두 승리한 전투였지만 2차 진주성 싸움은 패배를 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승리한 싸움 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싸운 전투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란 항상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백성들의 피와 눈물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의 도입부가 흥미롭다. 저자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류교수를 통해서 촛불 시위에서 이념에 대한 문제, 그리고 자신이 그 이념을 위해서 시위에 참가했던 젊은 시절, 예전의 첫 사랑을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뜬금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저자가 의도한 장치였다. 저자가 첫 사랑과 데이트한 해변가가 서생포 근처다. 이야기는 류교수가 예전의 꿈에서 깨면서 시작한다.

그러면서 무대는 류교수가 학생들을 인솔하고 일본군이 초기에 침략한 서생포(진해 근처)로 온 시점으로 옮겨온다. 서생포에는 일본인이 조선 백성들을 동원하여 세운 왜성이 존재한다. 이 뿐만 아니고, 우리나라 남쪽에는 일본군이 지은 성이 30여개 정도 되고, 그 중에서 20개의 성이 남아있다고 한다. 아마 일본군은 전쟁이 장기화되자 남쪽 해안 지방을 근거지로 마지노선을 형성하려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서생포 왜성이 언급된 이유는 진주성 싸움에서 패배한 후 약 5천 명의 백성들이 이 곳으로 끌려와서 성을 축성하는 데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성을 쌓다가 죽었다고 한다. 또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일본의 구마모토 성을 지을 때도 많은 조선인 백성들이 끌려갔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역시 ‘리더’가 중요하다. 무능한 리더를 만나서 많은 백성들이 고생을 했다.

2차 진주성 싸움에서는 무려 일본군 10만명이 성을 공격한 반면, 조선군은 관군 3,500여 명과 의병, 승명 2,500여 명, 모두 합쳐 6,000여 명의 군사로 이들과 맞서 싸웠다. 여기에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여성 의병들도 있다. 이들은 10배 이상의 병력차에도 굴하지 않고 싸움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신기전, 각 종 총통, 심지어 돌과 뜨거운 물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방어를 했다. 하지만 점차 무기도 소진되고, 식량도 떨어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논개’도 여기서 등장한다. 그녀는 진주성 함락 후 일본군들이 잔치를 벌일 때 때 왜장을 안고 촉석루에서 뛰어내려 남강에 투신한다.

진주성 1차, 2차 싸움을 철저히 고증해서 쓴 소설이기 때문에 전쟁의 처절함과 일본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동원된 우리 나라의 다양한 무기들도 알 수 있었다. 전쟁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진주성 싸움을 다룬 분량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랬다면 《칼의 노래》, 《남한산성》과 같은 명작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2차 진주성 싸움은 나중에라도 꼭 다루어야할 전쟁이고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면 한다.

결국 이 책의 주제는 아주 선명하다. 바로 리더의 중요성이다. 선조는 임진왜란 후 자신을 보필했던 신하들에게 논공행사를 하고 이름없이 죽어간 의병들의 노고는 무시했다. 조선이 망해갈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병자호란도 그냥 찾아온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는 계속 반복된다. 우리 나라가 그 동안 버텨올 수 있던 것은 국민들의 힘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말대로 임진왜란 때 조선은 왕은 어리석지만 백성은 현명하고 용감한 나라였다. 나라를 위해 희생된 조상들을 생각하니 왠지 숙연해지는 기분도 든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진주성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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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 - 바코드 속에 숨겨진 소비자와 판매자의 치열한 심리싸움
노정동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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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가격이다. 가격은 보통 시장 수급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어느 순간에 어느 정도의 가격을 써야 할지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가격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궁금했고, 마침 《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이 출간되면서 이러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줬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소비자 가격에 대해서 다룬다. 처음 서론부터 인상적이다. 설탕 업체 CJ, 삼양, 대한 제당 3곳의 회사가 90년대 이후 05년까지 가격을 담합하면서 서로 이익을 인조이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서로의 판매량과 재고를 매월 확인했다고 하니, 정말 놀랄 놀 자다. 문제는 이러한 업체들의 이익이 곧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손실이기 때문이다. 설탕을 안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필수품인데, 정당한 경쟁에 의해서 가격이 하락했다면 소비자들은 좀 더 이득을 봤을 것이다. 이들의 담합으로 소비자들의 피해액은 무려 9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새로 알게 된 것은 가격의 담합이 기원전 3,000년 이집트에서 양털을 파는 상인들끼리도 양털 가격을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역시 가격을 올리고 싶은 마음은 과거나 지금, 아니 미래에도 계속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매겨지는 것일까?

저자는 유통 담당 기자로서 주류, 담배, 우유 등의 소비재 시장을 지켜보면서 7년간 끌어모은 정보를 토대로 이 책을 저술했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가격은 당연히 보이지 않지만 이를 통한 경제학을 얘기하고자 한다. 가격의 메커니즘은 아주 복잡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가격을 최대한 올려서 이익을 올리고 싶겠지만 가격을 너무 올리면 소비자들이 경쟁사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적정’가격을 찾아야 한다. 최근에 보도된 바와 같이 치킨 값이 이제 2만 원을 넘는다고 한다. 과연 소비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내 생각으로는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 수 있겠지만 이미 치킨의 맛에 익숙해지고, 비싼 한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수요는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언급한 라면 시장도 마찬가지다. 농심은 2조 원의 포화된 라면 시장에서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경쟁사인 진라면으로 넘어갈 것을 걱정한다.

반면, 애플은 어떤가? 애플의 아이폰 X가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질문에 팀 쿡은 매일 마시는 커피 한잔 값도 안 된다고 한다. (물론 2년 동안 매일 커피를 마신다는 가정이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베블런 효과’로 인해서 소비자들은 비싼 제품에도 흥미를 느낀다. 베블런 효과란 값비싼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높은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감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호의적인 시선’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럭셔리 굿즈, 자동차 등 다양하다. 럭셔리 제품으로 무장하면,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으로부터 보다 호의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1등 기업이 그 시장의 최초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절대 공감한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먼저 가격을 던지면, 2,3등 업체들은 눈치작전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가격을 1퍼센트 인상할 경우 이익은 12.3퍼센트나 개선된다는 맥킨지 보고서도 있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 대한 리스크는 크기 때문에 대부분은 인하에 대한 전략이 많은 편이다.

우리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디야 커피의 매장수는 2018년 기준으로 2,500개로 스타벅스의 2배 규모라고 한다. 이디야의 성공 전략은 다른 업체와 다르게 고급화가 아니라 효율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홀리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카페 등이 스타벅스를 따라서 고급화를 추구하여 매장을 이쁘게 꾸미고, 커피 가격을 4천 원대 이상으로 편성한 반면, 이디야는 자금력이 부족한 소상인들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모집했고,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낮췄다. 따라서 이디야의 폐점률은 1%로 업계 평균 10% 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 다이소도 마찬가지다. 다이소 물품의 70~80% 이하는 2,000원에 판다고 한다. 가격만 보면 수익이 안 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보통 ‘싼 맛’에 5~6가의 물품을 구매하므로 평균 만 원에 근접하게 소비할 것이다.

맥주에 대한 가격도 흥미롭다. 내가 제일 즐기는 만 원에 4개 수입 맥주의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맥주 사업도 초기 투자 비용이 들고난 이후로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파는 것이 원가를 낮추고 그 회사에 유리하다고 한다. 사실 맥주는 그냥 ‘보리 물’이 아닌가? 당연히 판매량이 늘면 원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저자가 제기한 의문은 왜 만 원에 5캔이나 3캔이 아닌 것인가? 이것은 바로 국산 맥주 가격이 2,500원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수입품 맥주도 최대한 수익을 내면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이 가격을 최적의 가격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소비자 유인 효과다. 단지 가격이 아닌 서비스를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책’이다. 2015년 10월부터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서가를 내놓고, 대신 테이블을 설치했다. 그것도 뉴질랜드에서 공수한 4만 6천 년 된 나무로 만든 책상이라고 한다. 많은 출판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불량 고객들을 양산해서 매출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와 반대로 교보문고의 매출은 증가하면서 4년 만에 반등했다.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라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판매를 늘린 경우다. 나도 강남 교보 문고를 종종 이용하는 데 향초의 좋은 냄새와 아늑한 공간이 마음에 들어서 종종 책 쇼핑을 한다.

가격은 한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

어떤 가격과 마케팅 전략으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제품들의 수급과 가격, 즉 달걀, 우유, 곱창, 과일, 참치 회, 라면, 비행기 표, 사고 배상금, 국제결혼 비용 등 아주 다양하다. 결론적으로 가격에는 ‘인간의 욕망’이 들어가 있다. 우리가 버는 수입도 천차만별이다. 사람에도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는 가격이라는 것은 ‘가치’라는 것으로 탈바꿈하여 모든 것에 그 값을 매긴다.

나의 가치는 얼마이고, 나는 얼마짜리 사람인가?

앞으로 미래에는 사람들에게도 바코드가 매겨지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상상도 든다. 이 책은 그런 질문을 하게끔 만든다. 대학생이나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흥미로운 주제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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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리더십
서강흠 지음 / 비앤컴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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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Ship is Leadership”이라는 명언이 있다. 가장 훌륭한 배는 리더십이라는 얘기인데, 이 책의 첫머리에서 이 글을 읽고 무릎을 쳤다. 정말 좋은 말이다. 최고의 배는 뛰어난 성능과 항해술이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장의 리더십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회사는 리더십이 있는 회사다. 위로부터 아래까지 우왕좌왕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목표를 향해서 나아간다.
예상대로 저자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고속함 함장, 초계함 함장, 잠수함 함장 등 해상 근무의 경험이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다. 잠수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썼다는 것이 흥미롭다. 우리가 아는 잠수함이라는 공간은 한 마디로 ‘폐쇠된’ 공간이다. 회사는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퇴근하면 상사를 볼 일이 없다. 그런데 잠수함은 어떤가? 퇴근하고 싶어도 그 안에 머물 수밖에 없고, 다시 상사를 봐야만 한다. 이러한 공간에서 당연히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쌓이고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잠수함에 들어가게 되면 4가지와 이별을 한다고 말한다. 가족, 육지, 햇빛, 신선한 공기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 당연히 생각하는 것과 이별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오랫동안 잠수한 경우라면 더욱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수한 공간에서의 리더십은 더욱 의미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먼저 이 책을 읽다보면 잠수함에 대해서 배우게 되고, 그 역사, 그리고 잠수함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잠수함이라는 것이 1869년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 리》에 ‘노틸러스’란 이름으로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예전에 봤던 일본 만화인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서 등장하는 배도 ‘노틸러스호’인 것으로 기억한다. 군사적으로 잠수함의 가장 큰 가치는 역시 ‘은밀성’이다. 보이지 않는 바다 속에서 운항하는 잠수함은 언제든지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독일의 U보트는 1차 세계대전에서 351척을 투입하여 178척이 침몰했지만 종전까지 상선 5,708척을 격침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잠수함에서의 생활도 흥미롭다. 물론 잠수함 안에는 아주 특이한(?) 냄새가 나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소음에 아주 민감하다. 소리를 크게 내도 안 되고, 음악도 모두 이어폰으로 듣는다고 한다. 또한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모든 장비과 공간들이 최소화되어 있다. 침대 공간도 줄이기 위해서 2인 1 침대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잠수함 내에서의 생활은 서로 간에 부딪힘이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상호간의 ‘배려’가 중요하다고 전한다.
이렇게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가 보통 비행기, 기차, 선박 등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을 승무원이라고 부르지만,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승조원이라고 부른다. 누구보다 위험한 작전에 투입되다보니 이들의 자긍심은 높다.
영국의 잠수함 학교 교문에는 ‘세계 최고의 잠수함 승조원만이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다’라고 써 있을 정도다. 또한 승조원의 실수가 큰 함정의 생존을 결정하기 때문에 탁월한 수행 능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제한적인 공간에서 자긍심 높은 대원들을 통솔하기 위해서 잠수함 함장의 리더십은 중요하다. 함장의 결정 하나로 함정의 운명이 결정된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잠수함 함장이 곧 잠수함’이다. 그렇다고 결코 권위적인 리더십은 아니라고 한다. 권위적인 리더십은 선장이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돛단배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잠수함 리더십은 권위적인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승조원들을 수평적으로 대하면서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다. 아무래도 답답한 공간에 있다 보면 서로간의 심성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는 상명하복이 필요하겠지만 유연한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본다.
저자가 말하는 잠수함 리더십이란 ?결국 승조원 모두가 리더로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생존을 위한 전문성 및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 의식으로 임무를 완수해가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특히 잠수함의 특성상 ‘공동운명체’라는 것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떠한가? 회사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이해관계도 틀리다. 하지만 적어도 작은 소단위의 부서원들은 같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운명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이를 ‘행복한 마피아 조직’이라고도 부른다. 미국의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에서도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본 결과 가장 중요한 사항이 구성원들간의 ‘공감과 협력’이었다고 한다.
잠수함도 결국은 작은 사회이고 회사다. 회사에서는 셀프 리더십을 갖춘 구성원들이 더 늘어나야 한다. 이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업무를 완수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상대방과 공감하고 협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리더도 ‘보스’처럼 자신의 권위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한 진정한 ‘잠수함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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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JOB월드 - 4차 산업 혁명 시대 미래 직업 대탐험
한상근 지음, 이한울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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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근 글/이한율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부모가 되면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나중에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직장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사회적인 통념은전문직, 즉 의사나 변호사 또는 공무원,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이 다가오는 시대에 남아있을 직업과 앞으로 유망한 직업은 어떤 것일까?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어떤 직업을추천해야 하는가? 그것은 대한민국 부모들의 공통된 관심사일 것이다. 왠지 이제는 예전과 같이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는 공식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GO GO! JOB 월드》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어떤 직업을 원할지 가이드를 해주실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이 책에는 직업군별 대표 직업 66개와 미래 유망 직업 56개, 미래 이색 직업 52개를 소개한다. 심지어 나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직업들도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어렸을 때 이런 책들이 있었으면 나의 미래에 대해서 좀 더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어쨌든 나는 대기업에 다니면서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Two Track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 많은 고난의 행군을 했다.

이 책은 취향에 따라서 직업을 고를 수 있도록 각 목차가 구성되어있다. 예를 들어서 컴퓨터를 좋아하는 친구들 다 모여! 컴퓨터 월드, 상상력과 창의력이 마구 샘솟는 크리에이티브 월드는 자연 과학 분야와 문화 예술 분야, 협업으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콜라보 월드, 궁금한 건 못 참는다면 큐리어스 월드, 공감과 소통으로 무엇이든 해결하는 커뮤니 월드 등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책의 앞부분에는 자신의 적성 테스트를 통해서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일종의 직업 검사가 있어서 흥미를 유발한다.

?먼저 4차 산업 혁명이 되면 사라질 직업이 무엇일까?

미국 기준으로는 첫째가 텔레마케터, 둘째가 시계 수선공, 셋째가 스포츠 심판이라고 한다. 실제로 텔레마케터의 경우 이미 인공지능이대신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방송을 봤는 때 사람이 물어보는 다양한질문을 막힘없이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적어도 인공지능은 언어폭력을 느끼지 않을 테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텔레마케터직업이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문제도 있다. 심판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판정이고 이를 통해서 승부가 갈린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제 컴퓨터가정확히 판정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오류는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인공 지능이 출현에도 안전한 직업은 무엇일까? 제일 궁금한 부분 중의 하나다. 첫째가 레크리에이션 치료사, 둘째가 영양사, 셋째가 외과, 내과의사라고 한다. 이 외에도 심리학자, 치과 의사,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 고고학자, 간호사, 성직자 등 다양하다. 결국 그 특징은 상대방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점, 그리고 창조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에서 자동화 대체 확률이 낮은 직업으로 1위가 화가 및 조각가, 2위가 사진작가, 3위가 작가 및 관련 전문가라고 한다. 작가를 앞으로 두 번째 직업으로 삼은 것은 잘한 것같다.

그렇다면 창조적인 사람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 저자는 6C를 제안한다. 6C는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업 능력(Collaboration), 창의력(Creativity), 컴퓨팅 사고력 Computational Thinking), 호기심(Curiosity)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독서가 중요하고, 그리로 글을 많이 써야 한다. 오히려 기본적인 학습 능력에 충실해야 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앞으로도 대학은 필요하겠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얻는 방법을 더욱 다양화될 것이기 때문에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컴퓨팅 스킬을 높이기보다는 융복합적 학습을 위해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나만의 주체 의식과 전문성을 가져야 앞으로 4차 혁명에서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직업은 다음과 같다. 노화 예방 매니저, 나노 의사, 인간 신체 제조자, 수직형 농장 개발자, 우주 건축가, 사이버 변호사, 시간 중개인, 날씨 경찰관, 로봇 지렁이 조종사 등 정말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직업들이 많다. 물론 요새 아이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직업은 VJ와 유튜버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 잡월드에 두 번 정도 갔다. 그때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시키면서 직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려고 했다. 물론 아이들에게 인기가 제일 좋은 것은 소방관이다. 실제로 물을 뿌리면서 불을 끄는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 좋아하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도 있지만 《 GO GO! JOB 월드》와 같은 책을 통해서 간접 체험을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이 책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되어야 읽을 수 있는 책이고,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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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MZ 2019 - 밀레니얼-Z세대 5대 마케팅 트렌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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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싸, 만반잘부, 갑분싸, JMT, 여포, 자만추 등 무슨 뜻일까? 이 책의 초반에 MZ 세대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아재들을 위한 특별 수업이라고 한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10개의 신조어 중에서 내가 아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확실한 아재임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우리(40대 이상)는 왜 MZ 세대를 알아야 하는가? 첫째는 원활한 소통을 위함이고, 둘째는 이들을 이해함으로써 앞으로의 시장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 사회의 주류가 될 때 세상은 많이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MZ 세대란 무엇인가? M은 밀레니얼(Millennials)세대의 약자이고, 1980년대초(1980~1982)부터 2000년대 초(2000~2004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나이로는 14세부터 38세까지를 말한다. 이들 중 일부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고, 불안한 미래보다는 현재의 ‘소확생’을 꿈꾼다. 집단 보다는 나 자신의 삶이 중요하다. Z세대는 1995년~2005년 출생한 세대인데, 13세~23세의 연령을 말한다. M세대가 좀 더 광범위한 연령이라면 Z세대는 스마트폰과 유튜브 등에 익숙한 ‘신인류’라는 평을 듣는다.
나의 주변에 신입 사원들을 보면 확실히 예전과 많이 다르다. 우리 세대처럼 ‘회식’을 즐기지 않고, 저녁이 보장되는 삶을 더 원한다. 물론 하나의 세대가 모두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내가 겪어본 ‘신인류’중에서 적어도 70~80%는 집단 보다 나의 삶을 더 중요시한다.
이 책의 목차도 흥미롭다. 마이싸이더, 실감세대, 팔로인, 가취관 등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이 부분이 MZ 세대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이다. 마이싸이더는 My(나의)+Side로 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는 것, 실감세대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현실 같은 감각에 끌리고, 팔로인은 Follow+사람이라는 의미로 검색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따른다는 것이다. 가취관은 가벼운+취양 위주의+관계이고, 소피커는 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한다는 의미다. 정리해보면, MZ 세대는 나의 느낌과 가치관을 중요시하고, 맹목적으로 남들이 좋다고 따라하지 않는다. 범용화된 제품이나 인기 장소 보다는 나만의 특별한 물건과 장소를 원한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한다.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MZ 세대는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높을 것이고, 막연하게 외국인들에게 주눅들지 않을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1945년~1965년)나 X세대(1960~1970년대)가 왠지 모르게 갖고 있던 열등감도 이들 세대는 덜 갖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 세대의 키워드는 이 책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나답게’, ‘나로서기’, ‘나답게나로서기’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베이비 부머와 X세대와 달리 MZ 세대는 성장의 정체기를 경험하고 있다. 고성장 시대가 끝난 만큼, ‘슈퍼 이코노미’라는 명목하에 명품 소비보다는 나의 취향과 만족에 더 집중한다.
또한 그 동안 기존 세대가 TV나 인터넷 매체에서 콘텐츠 소비에 치중했다면, 이들 세대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열심히 소비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소통하고 있다.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홍보하고 소비를 유발시킨다. 상품이 될 수도 있고, 맛집, 이벤트, 음악, 책 등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수많은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성하고 포식하는 데 그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나도 주변에서 사원들이 휴대폰을 스캔하는 것을 보면, 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스크롤이 빠르다.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서 많은 지식을 배우고, 공유한다. 많은 이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지식을 배우거나, 본인이 갖고 있는 것도 공유한다. 한 마디로 ‘잡학피아’가 등장했다.
성공에 대한 기준도 높지 않다. 프로 수준의 그림이나 글 솜씨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스타일로 표현한다면 인정을 받는다. 한 마디로 어글리(Ugly)해도 괜찮다. 꼭 완벽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내가 최근에 관람한 〈소공녀〉도 이 책에서 언급되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집은 포기하더라도 위스키와 담배는 포기하지 않는다. 기존 세대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마음에 든다. 그 동안 우리는 너무나 절대적인 성공 방정식에 사로 잡혔다. 금메달, 1등만 인정받는 사회였다. 하지만 99.99%를 차지하는 나머지 사람들은 어떤가? 그들의 노력도 존중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환영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휴식에 대한 가치관도 다르다. 예전에는 남들도 다가는 여행지는 꼭 가고 사진으로 남겨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지만 이들은 내가 가고 싶은 곳, 나의 취향에 맞는 곳을 선호하고, 심지어 그냥 집이나 호텔에서 쉬는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을 즐긴다. 서점은 또 어떤가?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들어도 독립 책방은 늘어난다. 즉 책방은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독서 토론, 시 낭송, 공연 등 종합적인 체험의 공간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Z 세대 이후에 또 다른 세대가 나올 수도 있다. 이 세상의 변화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는 로봇, IoT, 자동화, 인공지능 등에 더 익숙한 세대일 것이다. 회사에서도 많은 부분이 인공 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러한 현상을 보고 자라는 새로운 세대는 어떤 사고방식과 소비 패턴을 갖게 될까?
적어도 이 책에서는 MZ 세대를 이해할 수 있고, 다가올 세대에 대한 트렌드도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아재, 기성세대이 읽어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MZ 세대를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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