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부모 수업 - 흔들리는 우리 아이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장희윤 지음 / 보랏빛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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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도 무서워한다는 공포의 중2’라고 서문에서 밝히는 저자의 말이 너무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내 아이들은 초3이 된다. 주변에 물어보면 ‘사춘기’는 거의 호환마마(천연두를 민간에서 부르던 말)보다 무서운 존재다. 그래서 그러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저자는 국어 선생님이면서 10년간 사교육, 공교육을 통해서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나고 많은 사례를 접했다. 무기력한 아이, 폭발적인 아이 등 다양한 개성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을 손에 들어보니, 분량도 좋고, 디자인도 너무 이쁘다. 겉표지에는 귀엽고 선생님이 하늘을 보면서 고민한다. 이 책은 총 41개의 목차가 있고, 41가지 레슨을 제시한다. 그리고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속마음 인터뷰’라는 형식이 재미있고, 또한 각 목차 끝에 ‘희윤 쌤의 토닥토닥 한마디’가 아주 좋은 느낌이다. 마치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각 장과 목차만 읽어봐도 이미 많은 도움이 된다.

1장은 ‘착했던 내 아이, 어디로 갔을까’로 시작하면서 작가는 문제 제기를 한다. 2장에서 ‘눈치 한 번 보고, 야단 한 번 하고’에서는 실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행동 코치를 해주고, 3장에서 ‘사춘기 아이의 마음을 여는 한마디’ 대화편을, 4장에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이의 마음’ 내면 코치를, 마지막 5장에서 ‘엄마가 단단해야 아이를 붙잡을 수 있다.’는 부모의 성장편을 작가는 제시한다.

인상적인 목차는 2장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도 밀당이 필요해’와 ‘아이는 언제나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다.

정말 공감 가는 말이다. 부모와 자식 간은 종속간의 관계가 아니다. 서로 대등한 밀당 관계가 맞다. 나도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탕발림을 했던가? 때로는 야단치고, 때로는 달래고. 갑자기 주마등처럼 수많은 기억이 되살아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부모는 '을'이 되면 안 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따끔하게 야단쳐야 한다. 안그러면 나중에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신호를 보낸다는 점도 공감이 간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는 이야기한다. 퉁명스러운 반응일 수 있고, 그냥 '몰라'라고 얘기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랄 수 있다. 아니면 행동으로 표현한다.

특히 아이들의 가장 큰 변화는 친구들을 사귀면서부터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와 같이 책에만 빠져있던 아이가 '친구'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서 친구와 노는 것을 더 즐긴다. 이러한 일은 부지기수다. 다만 부모가 받아들이기 힘들 뿐이다. 하지만 저자가 충고한 바와 같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 어쩌면 사춘기 아이의 모습이 진짜 아이의 모습이라는 말에 공감은 가지만 실제로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솔직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가 느끼는 감정은 3단계라고 한다. 처음에는 ‘놀람과 당황’, 그리고 ‘실망’, 마지막으로 ‘분노’라고 한다. 정말 그럴 것 같다. 정말 귀하게 키운 자식이 부모가 얘기하는 것을 듣지도 않고, 무시한다든지, 제멋대로 행동하면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니 거의 없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그냥 옆에서 지켜보고, 아이의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다면 들어주면 된다.

그렇다고 방관을 하면 안 된다.

먼저 자녀의 감정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자녀의 신체를 잘 봐야 한다. 혹시 상처가 있는지 봐야 하고 ‘성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교육이라는 것은 결국 내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친구들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친구를 부모가 정하라는 것은 아니고, 잘 지켜보라는 의미다. 사실 나도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결국 나랑 잘 맞는 친구들만 남는 것 같다.

이렇게 아이들을 잘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도 바로 아이의 ‘자존감’을 올려주는 것이다. 방법은 아주 쉽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칭찬’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칭찬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잘한 부분에 대해서 이유를 들어서 칭찬을 해야 한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칭찬에 약할 수밖에 없고, 나를 믿어준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서 더욱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학부모와 아이는 동상이몽을 꿀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의 꿈이 곧 자식의 꿈이라는 착각을 하면 안된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결국은 같이 고민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너 숙제했어?” “너 커서 뭐라고 되려고 그러니?”라고 아이에게 따지는 것보다 “오늘 학교생활 재밌었니?” “요새 많이 힘들지?”라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을 아이에게 표현해야 한다. 나는 오늘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또는 ‘I love you’라고 얘기한다. 부모의 사랑은 아이들에게 자양분이 된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와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거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오늘, 아니 매일 시간을 정해서 (잠자리나 또는 기상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분명히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다시 한 번 아이들에 교육, 관심, 배려, 사랑,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깨워줬다. 그리고 저자의 이 한마디가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정말 국어선생님답게 표현이 예술이다.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서퍼(Surfer)로 키우면 어떨까요? "

아이가 스스로 삶의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모든 학부모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부드러운 필체와 간결하고 쉬운 표현이 책을 읽는데 걸림돌이 없게 만든다.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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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파괴자들 - 세상에 도전한 50인의 혁명가
제프 플라이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컴퍼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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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는 혁명가들에 대해서 다룬다.

책을 받아든 순간 겉표지부터 도전적인 분위기가 나온다. 거침없이 찢어진 신문이다. 그야말로 제목과 겉표지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50명의 인물들을 살펴보니, 이전 같았으면(80년대) 검열될 만한 인물들도 많다. 레닌, 마오쩌둥, 호찌민 등이 그 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이집트, 로마 시대부터 혁명가들에 대해서 다룬다. 저자의 역사에 대한 박학다식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영웅과 용어의 기원에 대해서 배웠다. 또한 저자는 약자의 편에서 글을 썼다. 그는 인디언, 베트남 등의 혁명가들도 다룬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로마의 카이사르(BC 100~44)는 "루비콘의 강을 건넜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고, 그의 이름 카이사르가 결국 황제를 의미하게 되고 시저라는 말로 파생된 것도 처음 알았다. 러시아의 황제, 차르도 카이사르에서 파생된 말이다. 결국 로마의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최초의 1인 지배자가 되면서 그의 양자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가 황제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그는 대제국을 건설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명언도 남긴다.

로마의 절대 권력자 이전에 국유지 분배안 등 각종 민생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민중의 인기를 얻었고 원로회의 권력을 약화시키려 했다. 물론 이러한 그의 혁명가적인 시도에 원로회는 반발하고 그는 원로의원 60명에게 둘러싸여 살해당한다.

이 외에 헤비급 챔피언 로마에 도전한 인물들이 있다. 너무나 유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있고, 영화와 드라마로 익숙한 스파르타쿠스, 갈리아 지방(현재 프랑스)의 영웅 베르킨게토릭스,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게르마니아(현재 독일)의 아르미니우스, 브리튼(영국)의 부디카가 바로 그들이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단순히 미모만을 이용한 야심가가 아니라 굉장히 현명하고 똑똑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았고 비록 패배했지만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으로 안토니우스와 함께 로마의 황제 옥타비아누스에 맞서 싸웠다. 오늘날의 관점으로 본다면 굉장히 자주적이고 혁명가적인 기질이 있는 여성이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독사에 스스로 물려서 자살했다고 했으나 실제로 그 방에서 독사가 발견되지 않아서 독극물을 투약하거나 발라서 자살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브레이브 하트>로 너무나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리스다. 이 영화는 아주 인상 깊게 봐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잉글랜드 왕인 에드워드 1세가 아주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고 이들의 잔혹한 통치가 기억난다. 결혼을 하면 신부를 성주에게 하룻밤 보내야 되는 말도 안 되는 만행이 자행됐다.

물론 이 영화는 영화적으로 극화되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1400년대 음유시인 헨리가 쓴 서사시 '월리스'로 알려졌기 때문에 영웅화가 되면서 사실과 거리가 있는 부분도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멜 깁슨이 입고 다니던 킬트(체크무늬 스커트)는 당시에 없었고 수 세기 이후에 등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월리스가 살던 마을은 아직 잉글랜드에게 정복되기 전이었다고 한다.

혁명가를 얘기할 때 단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프랑스의 잔 다르크다. 그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순교자이며 십 대 소녀였다. 그녀는 이제 용감한 여성을 상징하는 명사가 되었다. 그녀는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다고 하며, 프랑스의 샤를 7세 즉위를 이끌고, 프랑스 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전쟁 중 잉글랜드에 포로로 붙잡혀서 이단으로 선고받았다. 결국 산 채로 공개 화형을 당했고, 그녀의 나이는 고작 19살이었다.

종교 개혁을 이끈 마틴 루서, 영국의 가톨릭 혁명가 가이 포크스, 미국의 혁명의 아버지 새뮤얼 애덤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독립 선언문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 프랑스 혁명을 이끈 조르주 당통, 스페인의 지배에 맞선 남아메리카의 시몬 볼리바르, 노예 제도에 맞선 냇 터너 등 근대의 혁명가들도 있다. 물론 이 중에는 나에게 익숙한 인물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많다. 또한 특이하게도 미국에 맞선 인디언인 제로니모, 시팅 불도 인디언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한 혁명가로 나온다.

새뮤얼 애덤스는 내가 즐겨마시는 맥주였지만, 그는 영국을 대상으로 투쟁에 나선 혁명가다. 그는 영국 정부의 부당한 조세 정책에 미국 식민지가 반대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대변할 사람으로서 나섰다. 사실 그 당시 식민지 사람들은 대영제국의 시민들이었고, 여왕에 충성을 맹세해야 했다. 하지만 역시 거리가 멀어지고, 영국의 부당한 요구가 계속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심지어 영국 정부는 모든 종이 인쇄물에 인지를 붙여 판매했다. 그야말로 물, 공기 값도 받아낼 판이었다. 결국 이들이 결성한 ‘자유의 아들들’의 구성원들이 보스턴 차 사건(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차’를 수입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게 하여 상인들에게 타격을 입힌 일에 분개하여 차를 바다에 버림)을 일으키면서 독립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조지 워싱턴도 마찬가지로 영국에 맞서서 싸운 혁명가인데, 그가 노예해방의 시대가 아니었음에도 자신의 노예들을 해방시켜 준 것은 참으로 혁명가 다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또한 주위에서 왕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고, 3대 대통령까지 연임할 수 있는 기회도 물리쳤다. 참으로 물러나야 할 순간을 잘 아는 ‘중용의 도’를 깨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남녀 성불평등에 대항한 뉴질랜드의 케이트 셰퍼드,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부당 노동 해위에 맞선 미국의 메리 해리스 존스, 특히 그녀는 “마더 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수천 명의 광부들을 대변하는 여성 유력자가 되었다. 그녀는 또한 “노동자들의 잔 다르크”로 불렸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당연히 간디, 호찌민, 마오쩌둥, 넬슨 만델라, 맬컴 엑스, 체 게바라,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등 우리에게 익숙한 혁명가들이 많다.

50명의 혁명가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들을 움직인 힘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들은 왜 혁명가의 길로 들어섰는가? 무엇이 이들에게 강한 용기를 주었을까? 이들의 대부분 공통점은 혁명의 길을 들어설 때, 자신의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나섰다는 점이다. 결국 뛰어난 ‘이타심’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구제함으로써, 자신의 양심에 솔직하면서 결국 ‘자신의 영혼’을 구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혁명가들, 파괴자들을 역사와 함께 훑어보니, 이들은 정말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었고, 용감한 사람들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역사와 함께 위대한 사람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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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데이비드 보위 - 그래픽으로 읽는 데이비드 보위 인포그래픽 시리즈
리즈 플래벌 지음, 신영경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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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포그래픽으로 제작되어서 그런지 그의 일생을 그림과 수치로 잘 요약한 것 같다. 평생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데이비드 보위다.

그는 가수 겸 영화배우라고 할 수 있지만 정말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 사람이다.

저자가 정의한 대로 그는 ‘문화 개혁가’였다.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아주 유명한 예술가였다. 그의 특이한 헤어스타일, 독특한 패션 등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 책을 통해서 데이비드 보위라는 뮤지션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사실 그는 1947년 1월 8일 생으로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지금 다시 그의 사진과 음악을 들어보니, 그는 전혀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도 정말 데이비드 보위와 같이 멋있게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에 봤을 때도 그의 눈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의 절친인 조지 언더우드와 한 소녀를 두고 다투다가 주먹에 얼굴을 받고, 양쪽 동공의 크기와 색깔이 다른 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이러한 독특한 눈이 결국 그에게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그는 본인만의 지기(Ziggy) 스타일을 만들어서 메이크업하고 머리를 염색한다. 그의 패션도 시간에 따라서 진화한다. 모드 룩, 기발함, 모던 러브 등 아주 다양한 스타일이다. 이렇게 독특한 스타일의 보위지만 그는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실했다. 또한 그가 엄청난 독서광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그는 거의 매일 책을 한 권씩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다. 그는 음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느낌을 말로 설명하는데 얼마나 서툰지 나는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체념했다. 하지만 내 음악은 내 느낌을 설명해준다. 정말 잘 표현해준다. 바로 화음과 선율 속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나도 음악을 가끔씩 작곡하지만 그 음악 속에 나의 느낌을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말한 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위는 우주에 매료되었다.
그는 1976년 공상과학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에 인간 형상을 한 외계인으로 출연했다. 그의 밴드 중에 ‘화성에서 온 거미들’이라는 이름도 있다. 이외에도 우주와 관련된 영화와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는 아마 자신이 우주에서 온 사람이라고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의 이러한 정신을 기려서 실제로 그의 이름을 딴 별도 존재한다. 그의 68번째 생일 3일 전에 보위의 이름을 딴 작은 행성의 이름을 승인했다. 342843 데이비드 보위라고 불린다. 자신만의 별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는 스튜디오 앨범 25장, 싱글 120곡, 레코드 판매만 무려 1억 4천만 장에 달한다. 뮤직비디오는 72편인데,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음악가의 시초였다. 이후에 마돈나, 마이클 잭슨 등이 뮤직비디오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펑크, 팝, 인디, 록, 포스트 펑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고, 또한 다양한 악기도 다룬다. 그는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살리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가 색소폰을 배우기 위해서 유명 뮤지션에 매달리고,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레슨을 받은 스토리도 유명하다. 그는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면서 공부하는 자세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인생도 드라마틱 하다. 2016년 1월 10일 그는 69살 생일에 25번째 앨범 〈블랙스타〉를 발매하고 이틀 뒤에 사망했다. 그는 1년 반전에 간암 판정을 받았고, 이 사실을 팬들과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그의 마지막 열정을 태운 앨범, 그리고 세상을 떠난 것은 마치 마지막 예술 행위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공동으로 작곡한 〈 Under Pressure 〉라는 곡을 추천하면서 글을 마치겠다. 이 곡이 데이비드 보위와 같이 작곡한 곡일 줄은 몰랐다.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을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 중에 나온 곡으로 처음 접했는데, 독특한 인트로와 사비(후렴)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다. 정말 살짝 맛이 가게 만드는 곡인 것 같다. 이 곡의 탄생 비화도 재미있다. 원래는 보위가 프레디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나, 녹음된 곡을 듣고 마음에 안 들어서 삭제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허무하게 이들의 공동작업을 끝날 뻔했지만 이왕 만남 김에 곡을 하나 만들자고 해서, 24시간 동안 같이 작업한 곡이 바로 〈 Under Pressure 〉라는 곡이다. 워낙 개성이 강한 뮤지션들이 만나서 작업하다 보니 서로 간에 논쟁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스튜디오 버전도 같이 부르고, 라이브에서는 같이 부른 적이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데이비드 보위가 이 노래를 부른 라이브 영상에서 반주는 ‘퀸’이했다는 점이다. 프레디와 데이비드 버전 2개를 둘 다 들어보면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데이비드 보위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다. 단순히 음악가로 불리기에는 그의 영향력은 아주 크다. 이 책에서 케이틀린 모란, 작가는 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듀란듀란, 마돈나, 레이디 가가, 비욘세, 다프트 펑크... 그 누구의 음악이든 의욕에 참거나, 기이하거나, 의상을 갖춰 입거나, 이전에 보지 못한 팝이라면 대체로 이 음악가의 도구와 형식을 차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는 브롬리 출신에 의치를 했고 이름은 ‘보위 나이프’에서 따왔다.”

그야말로 그는 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친 선구자와 같다. 오늘 오후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데이비드 보위를 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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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4.0 시대 끌리는 기업은 고객서비스가 다르다 - 차별화를 넘어서는 유니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노하우
정원석 지음 / 라온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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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경영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이다. 성장을 하려면 매출액이 증가해야 하고, 매출액을 증가시키려면 판매, 즉 고객의 수요를 이끌어야 한다. 따라서 고객의 소비 심리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제품 경쟁력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은 고객서비스다. 하지만 아무리 제품이 훌륭해도 고객서비스가 엉망이라면 그 회사의 제품은 사랑받을 수 없다. 단, 애플과 같이 뛰어난 제품과 생태계 구축, 그리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을 해서 고객서비스가 다소 소홀하더라도 사랑을 받는 회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애플 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면서 ‘고객 경험’을 끌어올리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

이와 같이 회사와 고객은 정말로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관계다. 그리고 고객에 대한 철학은 회사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근본과 같다. 저자가 ‘고객서비스가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최고 경영자의 마인드가 결국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최고 경영자가 고객을 단순히 돈버는 수단으로 여긴다면 직원들도 그만큼의 서비스만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객서비스 분야의 전문가다. CJ오쇼핑 CS팀장과 CJ텔레닉스 컨택센터 운영기획팀장으로 14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저자는 생생한 경험담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책의 설득력을 높인다.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저자가 서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마케팅 4.0시대에는 주도권이 고객에게 넘어갔고, 그 중심에는 ‘초연결성’에 있다고 한다. 즉 고객들은 모바일을 통해서 너무나 쉽게 상품과 서비스를 접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피드백도 바로 SNS나 모바일을 통해 줄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고객에게 신속한 답변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감동을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 책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고객 혼절’의 수준까지 가려면 그 이상의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 대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 간의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회사는 이제 1대 1로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1대 N으로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예로든 아마존, 자포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서 최단 시간에 고객에게 물품을 공급하고, 엄청난 할인 가격을 통해서 고객에게 가치를 돌려준다. 또한 이들은 자동화된 ARS를 도입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상담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아마존이 인수한 온라인 신발 업체 자포스는 또 어떤가?

그들의 콜 서비스 센터는 아주 유명하다. 이들은 서비스 센터 직원에게 자율권을 부여해서 얼마든지 통화시간을 늘릴 수도 있고, 필요할 경우 직원들이 고객에게 선물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심지어 자기네 회사에서 신발을 찾을 수 없다면 다른 회사의 사이트에서 물건을 찾아줄 정도다. 이 정도면 정말 고객이 혼절할 정도가 아닌가?

이렇게 말은 쉽게 하지만 정말 이런 서비스를 과감하게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과연 얼마나 될까?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끌리는 기업은 고객서비스가 다르다’.

반면, 도요타의 리콜 사태는 대표적으로 잘못된 서비스 관리 방식의 예로 거론된다. 브레이크 결함에 대해서 회사는 고객의 책임으로 돌리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서 결국 오랫동안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잃게 된다. 최근 BMW 화재 사고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초반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일반적인 고객 불만으로 접수를 했다. 마침내 정부가 개입을 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해결 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따라서 기업은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초반에 사업을 시작할 때는 내 제품을 사주는 고객이 무조건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당연시 여기게 된다. 그러다가 나의 충성 고객들이 나를 외면하기 시작할 때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는 ‘고객의 경험’을 관리해야 한다.
차별화되고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반복되는 고객 불만에 대해서 거창한 ‘프로세스 혁신’에 현혹되지 말고, 보다 넓은 관점에서 전체 ‘가치 사슬’을 이해하면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VOC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영업/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시스템화 또한 중요하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동안 고객 서비스는 영업/마케팅의 후순위 업무였지만 이제는 고객서비스 부서의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영업/마케팅/고객서비스 부서는 한 배에 타야 한다. 균형이 맞지 않으면 결국 고객의 만족도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한번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도록 만드는 ‘리텐션 마케팅’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러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저자는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 항상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책을 마친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고객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마케팅 부서에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더 사고의 범위를 넓혀줬다고 본다. 역시 답은 고객에게 있다. 많은 기업의 영업/마케팅 담당자들이 읽어야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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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1
만프레트 마이 지음, 김태환 옮김 / 이화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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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사를 최대한 쉽게 설명한다.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독일 사람으로 뒤늦게 책과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사가 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의 책들은 거의 모두 ‘필독’도서가 되었다. 무려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책이 정말 이해하기 쉽고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가 되었다. 저자의 독자에 대한 배려심이 보인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 들을 대상으로 쓰인 것 같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아주 좋다. 오히려 어려운 역사 책보다 이렇게 쉬운 책을 읽으면서 점차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목차는 첫 번째로 최초의 인간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56번째는 앞으로의 기후 변화를 다룬다. 각 목차마다 분량도 적당하고 내용이 쉬운 편이어서 한, 두 시간이면 누구나 세계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 고등학생 때 세계사 수업도 재미있었지만 이렇게 내가 찾아서 읽으니 더욱 재미있다.

예전에는 잘 몰랐던 부분도 새삼 알게 된다. 인류가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 청동기, 그리고 수메르 문명이 남긴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서, 또한 그들이 남긴 12진 법과 60진법. 이렇게 발달한 문명이 기원전 2000년경에 중동 지역에 퍼져 있다가 갑자기 역사에서 사라진다. 정말 미스터리한 이야기다. 혹시 이들은 외계인이 아니었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이집트도 마찬가지다. 나일강이 평균 365일마다 범람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일 년을 365일로 정한일, 그리고 누구나 사용하는 달력을 무려 기원전 3000년경에서 이집트인들이 발명했다는 것도 새삼 신기하게 생각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언젠가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기원전 2500년경 피라미드를 짓는 것만 23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들은 신과 같은 파라오가 내세에도 이들을 통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오랜 시간을 견딘 것이다.

이 외에도 인더스 강의 고대 문명은 더욱 놀랍다. 기원전 3000~2000년경에 형성된 문명인데, 집안에 욕실과 화장실이 있는 집도 있고, 심지어 하수도, 수도관, 수영장도 있었다. 두 도시의 인구는 무려 4만 명에 육박했다. 그런데 이들도 기원전 1500년경 몰락하는데 아마도 이들이 나무를 많이 사용하면서 무분별한 벌채를 하고, 결국 홍수로 인해서 사람들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추측한다. 마치 현대인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자연을 훼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 아테네의 민주주의, 그리고 로마의 공화정은 현대 민주주의 시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당시의 정치 참여는 일부 부유층, 기득권들의 참여로 인한 제한적인 참여 정치라고 할 수 있지만 기원전 450년경 열두 개의 동판에 로마법이 새겨져 광장에 공시된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절대 왕정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중국은 기원전 221년에 중국의 진시황제가 중국 전역을 통일하면서 ‘황제’라는 지위가 처음으로 생겼다.

반면 로마에서는 독재를 인정하지 않고, 비록 기득권들 위주이지만 원로회에서 서로를 견제했다. 또한 로마는 기원전 270년경에 인구 약 300만 명의 이탈리아를 대부분 통치하지만 토시들의 자치권을 인정하면서 ‘느슨한 점령’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중국이나 로마나 평민들의 삶이 고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침내 기원전 27년에 카이사르의 양자였던 옥타비아누스가 패권을 잡고, 그에게 군의 최고 사령관이라는 의미로 ‘임페라토르Imperator’라는 칭호가 주어졌다. 그를 황제를 뜻하는 ‘카이저’라는 이름도 부여받았다. 이렇게 아우구스투스는 황제가 되어 절대 권력을 휘두른다.

이는 진시황이 황제가 된 후 약 200년 뒤에 발생한 일이다. 그리고 약 200년간의 평화로운 시대를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라고 불린다. 하지만 로마도 결국 동로마, 서로마 제국으로 나누어지고, 서로마 제국은 다시 분열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동로마 제국은 비잔틴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이후 1,000년간 지속되면서 동, 서의 문화를 융합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후 봉건 시대가 되면서 지주들의 권력을 세졌지만 농노들의 삶은 비참했다. “농부는 황소 애용, 다만 뿔이 없다 내.”라는 말로 농민들은 조롱당했다. 아이들은 또 어떤가? 어릴 적부터 일을 해야 했고, 아들은 열여덟 살, 딸들은 열세 살에 결혼하고, 태어난 아이들도 생존 확률이 30% 미만이었다고 한다.

서기 1000년의 세계도 흥미롭다. 당시 세계의 인구는 2억 6,000명이었고, 이중 6,500만 명이 중국인으로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반면 인도는 무려 인구가 8,000만 명 있었다고 하니, 중국인보다 인구가 많았다. 중국은 960년에 송 왕조 창립 후 발달한 문명을 자랑하고 있었다. 비단, 도자기, 인쇄 기술, 주판, 화약 등 많은 신제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가 동경하는 서구 문명의 중심인 서유럽은 가장 발전되지 않은 문명이었고, 미국이 자리한 아메리카에는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마야, 잉카, 아스텍 문명이 있었다.

당시 서유럽은 중세 시대의 암흑기에 있었다. 오히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비잔틴 제국의 문화에 비하면 훨씬 뒤처지고 있었다. 그런데, 십자군 전쟁(1096년~1270년)을 통해서 원정대의 많은 사람들이(대부분 시골 출신) 발달된 이슬람 문명, 즉 다층 건물, 공공 목욕시설, 병원, 약국, 도서관, 학교 등을 접한다. 미개한 이교도들의 손아귀에서 성지를 해방시키려는 이 전쟁의 의도와 다르게 그리스도 교도는 발달된 문명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서유럽의 발전이 시작된 것은 공교롭게도 십자군 전쟁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 신대륙의 발견을 거치면서 서구 문명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그 중심에 구텐베르크(1397~1468년)의 금속 인쇄술(1450년)이 큰 기여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1446년에 훈민정음이 창제되었다.(물론 이 책에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유럽의 문명이 발달하고,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남아메리카의 마야, 잉카 제국은 몰락하고 아프리카의 흑인들은 노예로 끌려가는 가장 어두운 시기를 맞게 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명나라(1368년~1644년) 때 잠시 서쪽에 관심을 두어 1431년에 명나라의 함대가 아프리카 동쪽 해안에 도달 후 유럽까지 나아가려고 했으나 이후에 문을 걸어 잠갔다. 약 500년 동안 쇄국의 길을 가면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고, 쇠퇴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때 지속적으로 무역을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유럽인들의 욕심과 야심에 맞서 전쟁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좀 더 일찍 개방이 되면서 아시아의 문명이 더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유럽에서는 17세기 후반,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이성의 시대’가 된다. 많은 철학자와 계몽주의자가 자신의 학파를 만들고 이를 전파한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이제 독립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더 이상 권력자나 종교에만 기대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라는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대다. 물론 이후 인간들은 다시 한 번 이성을 잃고 욕심에 빠져들면서 전쟁을 일으킨다.

이 책을 통해서 ‘요순시대’라고 말할 수 있는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 시대를 알게 되었다. 그가 1740년에 국왕에 즉위하자, 철학자이고 시인인 그는 국민들에게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선포한다. 고문 제도를 없애고, 재판 절차에 국왕이 개입할 수 없도록 하고, 법정에서 모든 신분의 사람들이 똑같은 법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내가 다스리는 나라에서는 누누가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구원받을 수 있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또한 그는 군사적인 재능도 탁월하여 영토를 확장시킬 수 있었다. 그가 남긴 책에서 그는 ‘국민의 안녕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우리나라 역사를 찾아보니 1725년에 영조는 탕평책을 실시하여 골고루 인재를 등용하는 정책을 펼쳤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역사의 암흑기는 180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01년 신유박해로 천주교를 박해하고, 1805년 안동 김씨의 세도 정치가 시작되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마지막 100년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때 서구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때 미국은 영국과의 독립 전쟁을 벌이고, 1783년 베르사유 평화 조약에 승인하면서 미합중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 자유 민주주의 기반이 된 미국 헌법은 1789년부터 시행된다. 프랑스에서는 1789년 7월 14일 민중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3주 후 8월 26일에 농노 제도는 폐지되고, 모든 프랑스 국민들은 평등하고 동등한 납세의 의무를 지게 된다. 7월 14일은 프랑스의 국경일이 되었다. 이후 나폴레옹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나와서 유럽 전역을 개혁시키고, 1789년에는 제임스 와트가 증기 기관을 발명하면서 유럽은 산업 혁명의 길로 들어선다. 물론 이후의 산업화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은 착취되고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또 다른 혁명의 불씨를 일으킨다. 1850년대는 서구에서는 《공산당 선언》이 발표되고, 미국에서는 남북 전쟁이 발발한다.

반면, 한반도에는 세도 정치가 시작된다. 다산 정약용의 실용주의가 반짝했지만 결국 세도 정치와 쇄국 정치에 이러한 변화는 묻히고 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100년간의 차이가 이후 100년간(1900~2000년)의 차이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인 작가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에 대해서 평가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까지도 쉽게 풀리지 않는 의문은 어떻게 그런 일이 20세기에, 그것도 칸트, 레싱, 괴테, 실러를 낳은 문화 국가 독일에 일어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독일인인 그에게도 이러한 집단 광기가 이해가 되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수천 명의 의식 있는 독일인들은 히틀러와 나치당에 대항하였으나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무려 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집단 수용소에서 살해당하는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한다. 독일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알고 있지 않던 이러한 대학살은 여전히 독인에게 큰 무게를 지우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 중동 문제, 경제 위기, 심지어 기후에 대한 이슈도 다룬다. 최초의 인간부터 인류의 미래까지 광범위한 세계사를 340페이지에서 다룬다.

이 책은 세계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들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지만 좀 더 크면 꼭 읽히고 싶은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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