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대한 파괴자들 - 세상에 도전한 50인의 혁명가
제프 플라이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컴퍼니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저자는 혁명가들에 대해서 다룬다.
책을 받아든 순간 겉표지부터 도전적인 분위기가 나온다. 거침없이 찢어진 신문이다. 그야말로 제목과 겉표지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50명의 인물들을 살펴보니, 이전 같았으면(80년대) 검열될 만한 인물들도 많다. 레닌, 마오쩌둥, 호찌민 등이 그 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이집트, 로마 시대부터 혁명가들에 대해서 다룬다. 저자의 역사에 대한 박학다식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영웅과 용어의 기원에 대해서 배웠다. 또한 저자는 약자의 편에서 글을 썼다. 그는 인디언, 베트남 등의 혁명가들도 다룬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로마의 카이사르(BC 100~44)는 "루비콘의 강을 건넜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고, 그의 이름 카이사르가 결국 황제를 의미하게 되고 시저라는 말로 파생된 것도 처음 알았다. 러시아의 황제, 차르도 카이사르에서 파생된 말이다. 결국 로마의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최초의 1인 지배자가 되면서 그의 양자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가 황제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그는 대제국을 건설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명언도 남긴다.
로마의 절대 권력자 이전에 국유지 분배안 등 각종 민생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민중의 인기를 얻었고 원로회의 권력을 약화시키려 했다. 물론 이러한 그의 혁명가적인 시도에 원로회는 반발하고 그는 원로의원 60명에게 둘러싸여 살해당한다.
이 외에 헤비급 챔피언 로마에 도전한 인물들이 있다. 너무나 유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있고, 영화와 드라마로 익숙한 스파르타쿠스, 갈리아 지방(현재 프랑스)의 영웅 베르킨게토릭스,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게르마니아(현재 독일)의 아르미니우스, 브리튼(영국)의 부디카가 바로 그들이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단순히 미모만을 이용한 야심가가 아니라 굉장히 현명하고 똑똑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았고 비록 패배했지만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으로 안토니우스와 함께 로마의 황제 옥타비아누스에 맞서 싸웠다. 오늘날의 관점으로 본다면 굉장히 자주적이고 혁명가적인 기질이 있는 여성이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독사에 스스로 물려서 자살했다고 했으나 실제로 그 방에서 독사가 발견되지 않아서 독극물을 투약하거나 발라서 자살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브레이브 하트>로 너무나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리스다. 이 영화는 아주 인상 깊게 봐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잉글랜드 왕인 에드워드 1세가 아주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고 이들의 잔혹한 통치가 기억난다. 결혼을 하면 신부를 성주에게 하룻밤 보내야 되는 말도 안 되는 만행이 자행됐다.
물론 이 영화는 영화적으로 극화되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1400년대 음유시인 헨리가 쓴 서사시 '월리스'로 알려졌기 때문에 영웅화가 되면서 사실과 거리가 있는 부분도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멜 깁슨이 입고 다니던 킬트(체크무늬 스커트)는 당시에 없었고 수 세기 이후에 등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월리스가 살던 마을은 아직 잉글랜드에게 정복되기 전이었다고 한다.
혁명가를 얘기할 때 단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프랑스의 잔 다르크다. 그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순교자이며 십 대 소녀였다. 그녀는 이제 용감한 여성을 상징하는 명사가 되었다. 그녀는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다고 하며, 프랑스의 샤를 7세 즉위를 이끌고, 프랑스 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전쟁 중 잉글랜드에 포로로 붙잡혀서 이단으로 선고받았다. 결국 산 채로 공개 화형을 당했고, 그녀의 나이는 고작 19살이었다.
종교 개혁을 이끈 마틴 루서, 영국의 가톨릭 혁명가 가이 포크스, 미국의 혁명의 아버지 새뮤얼 애덤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독립 선언문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 프랑스 혁명을 이끈 조르주 당통, 스페인의 지배에 맞선 남아메리카의 시몬 볼리바르, 노예 제도에 맞선 냇 터너 등 근대의 혁명가들도 있다. 물론 이 중에는 나에게 익숙한 인물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많다. 또한 특이하게도 미국에 맞선 인디언인 제로니모, 시팅 불도 인디언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한 혁명가로 나온다.
새뮤얼 애덤스는 내가 즐겨마시는 맥주였지만, 그는 영국을 대상으로 투쟁에 나선 혁명가다. 그는 영국 정부의 부당한 조세 정책에 미국 식민지가 반대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대변할 사람으로서 나섰다. 사실 그 당시 식민지 사람들은 대영제국의 시민들이었고, 여왕에 충성을 맹세해야 했다. 하지만 역시 거리가 멀어지고, 영국의 부당한 요구가 계속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심지어 영국 정부는 모든 종이 인쇄물에 인지를 붙여 판매했다. 그야말로 물, 공기 값도 받아낼 판이었다. 결국 이들이 결성한 ‘자유의 아들들’의 구성원들이 보스턴 차 사건(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차’를 수입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게 하여 상인들에게 타격을 입힌 일에 분개하여 차를 바다에 버림)을 일으키면서 독립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조지 워싱턴도 마찬가지로 영국에 맞서서 싸운 혁명가인데, 그가 노예해방의 시대가 아니었음에도 자신의 노예들을 해방시켜 준 것은 참으로 혁명가 다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또한 주위에서 왕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고, 3대 대통령까지 연임할 수 있는 기회도 물리쳤다. 참으로 물러나야 할 순간을 잘 아는 ‘중용의 도’를 깨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남녀 성불평등에 대항한 뉴질랜드의 케이트 셰퍼드,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부당 노동 해위에 맞선 미국의 메리 해리스 존스, 특히 그녀는 “마더 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수천 명의 광부들을 대변하는 여성 유력자가 되었다. 그녀는 또한 “노동자들의 잔 다르크”로 불렸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당연히 간디, 호찌민, 마오쩌둥, 넬슨 만델라, 맬컴 엑스, 체 게바라,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등 우리에게 익숙한 혁명가들이 많다.
50명의 혁명가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들을 움직인 힘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들은 왜 혁명가의 길로 들어섰는가? 무엇이 이들에게 강한 용기를 주었을까? 이들의 대부분 공통점은 혁명의 길을 들어설 때, 자신의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나섰다는 점이다. 결국 뛰어난 ‘이타심’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구제함으로써, 자신의 양심에 솔직하면서 결국 ‘자신의 영혼’을 구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혁명가들, 파괴자들을 역사와 함께 훑어보니, 이들은 정말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었고, 용감한 사람들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역사와 함께 위대한 사람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