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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부모 수업 - 흔들리는 우리 아이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장희윤 지음 / 보랏빛소 / 2019년 1월
평점 :
‘북한 김정은도 무서워한다는 공포의 중2’라고 서문에서 밝히는 저자의 말이 너무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내 아이들은 초3이 된다. 주변에 물어보면 ‘사춘기’는 거의 호환마마(천연두를 민간에서 부르던 말)보다 무서운 존재다. 그래서 그러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저자는 국어 선생님이면서 10년간 사교육, 공교육을 통해서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나고 많은 사례를 접했다. 무기력한 아이, 폭발적인 아이 등 다양한 개성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을 손에 들어보니, 분량도 좋고, 디자인도 너무 이쁘다. 겉표지에는 귀엽고 선생님이 하늘을 보면서 고민한다. 이 책은 총 41개의 목차가 있고, 41가지 레슨을 제시한다. 그리고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속마음 인터뷰’라는 형식이 재미있고, 또한 각 목차 끝에 ‘희윤 쌤의 토닥토닥 한마디’가 아주 좋은 느낌이다. 마치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각 장과 목차만 읽어봐도 이미 많은 도움이 된다.
1장은 ‘착했던 내 아이, 어디로 갔을까’로 시작하면서 작가는 문제 제기를 한다. 2장에서 ‘눈치 한 번 보고, 야단 한 번 하고’에서는 실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행동 코치를 해주고, 3장에서 ‘사춘기 아이의 마음을 여는 한마디’ 대화편을, 4장에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이의 마음’ 내면 코치를, 마지막 5장에서 ‘엄마가 단단해야 아이를 붙잡을 수 있다.’는 부모의 성장편을 작가는 제시한다.
인상적인 목차는 2장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도 밀당이 필요해’와 ‘아이는 언제나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다.
정말 공감 가는 말이다. 부모와 자식 간은 종속간의 관계가 아니다. 서로 대등한 밀당 관계가 맞다. 나도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탕발림을 했던가? 때로는 야단치고, 때로는 달래고. 갑자기 주마등처럼 수많은 기억이 되살아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부모는 '을'이 되면 안 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따끔하게 야단쳐야 한다. 안그러면 나중에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신호를 보낸다는 점도 공감이 간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는 이야기한다. 퉁명스러운 반응일 수 있고, 그냥 '몰라'라고 얘기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랄 수 있다. 아니면 행동으로 표현한다.
특히 아이들의 가장 큰 변화는 친구들을 사귀면서부터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와 같이 책에만 빠져있던 아이가 '친구'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서 친구와 노는 것을 더 즐긴다. 이러한 일은 부지기수다. 다만 부모가 받아들이기 힘들 뿐이다. 하지만 저자가 충고한 바와 같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 어쩌면 사춘기 아이의 모습이 진짜 아이의 모습이라는 말에 공감은 가지만 실제로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솔직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가 느끼는 감정은 3단계라고 한다. 처음에는 ‘놀람과 당황’, 그리고 ‘실망’, 마지막으로 ‘분노’라고 한다. 정말 그럴 것 같다. 정말 귀하게 키운 자식이 부모가 얘기하는 것을 듣지도 않고, 무시한다든지, 제멋대로 행동하면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니 거의 없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그냥 옆에서 지켜보고, 아이의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다면 들어주면 된다.
그렇다고 방관을 하면 안 된다.
먼저 자녀의 감정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자녀의 신체를 잘 봐야 한다. 혹시 상처가 있는지 봐야 하고 ‘성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교육이라는 것은 결국 내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친구들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친구를 부모가 정하라는 것은 아니고, 잘 지켜보라는 의미다. 사실 나도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결국 나랑 잘 맞는 친구들만 남는 것 같다.
이렇게 아이들을 잘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도 바로 아이의 ‘자존감’을 올려주는 것이다. 방법은 아주 쉽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칭찬’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칭찬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잘한 부분에 대해서 이유를 들어서 칭찬을 해야 한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칭찬에 약할 수밖에 없고, 나를 믿어준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서 더욱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학부모와 아이는 동상이몽을 꿀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의 꿈이 곧 자식의 꿈이라는 착각을 하면 안된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결국은 같이 고민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너 숙제했어?” “너 커서 뭐라고 되려고 그러니?”라고 아이에게 따지는 것보다 “오늘 학교생활 재밌었니?” “요새 많이 힘들지?”라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을 아이에게 표현해야 한다. 나는 오늘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또는 ‘I love you’라고 얘기한다. 부모의 사랑은 아이들에게 자양분이 된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와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거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오늘, 아니 매일 시간을 정해서 (잠자리나 또는 기상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분명히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다시 한 번 아이들에 교육, 관심, 배려, 사랑,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깨워줬다. 그리고 저자의 이 한마디가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정말 국어선생님답게 표현이 예술이다.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서퍼(Surfer)로 키우면 어떨까요? "
아이가 스스로 삶의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모든 학부모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부드러운 필체와 간결하고 쉬운 표현이 책을 읽는데 걸림돌이 없게 만든다.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