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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데이비드 보위 - 그래픽으로 읽는 데이비드 보위 ㅣ 인포그래픽 시리즈
리즈 플래벌 지음, 신영경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포그래픽으로 제작되어서 그런지 그의 일생을 그림과 수치로 잘 요약한 것 같다. 평생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데이비드 보위다.
그는 가수 겸 영화배우라고 할 수 있지만 정말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 사람이다.
저자가 정의한 대로 그는 ‘문화 개혁가’였다.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아주 유명한 예술가였다. 그의 특이한 헤어스타일, 독특한 패션 등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 책을 통해서 데이비드 보위라는 뮤지션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사실 그는 1947년 1월 8일 생으로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지금 다시 그의 사진과 음악을 들어보니, 그는 전혀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도 정말 데이비드 보위와 같이 멋있게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에 봤을 때도 그의 눈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의 절친인 조지 언더우드와 한 소녀를 두고 다투다가 주먹에 얼굴을 받고, 양쪽 동공의 크기와 색깔이 다른 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이러한 독특한 눈이 결국 그에게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그는 본인만의 지기(Ziggy) 스타일을 만들어서 메이크업하고 머리를 염색한다. 그의 패션도 시간에 따라서 진화한다. 모드 룩, 기발함, 모던 러브 등 아주 다양한 스타일이다. 이렇게 독특한 스타일의 보위지만 그는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실했다. 또한 그가 엄청난 독서광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그는 거의 매일 책을 한 권씩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다. 그는 음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느낌을 말로 설명하는데 얼마나 서툰지 나는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체념했다. 하지만 내 음악은 내 느낌을 설명해준다. 정말 잘 표현해준다. 바로 화음과 선율 속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나도 음악을 가끔씩 작곡하지만 그 음악 속에 나의 느낌을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말한 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위는 우주에 매료되었다.
그는 1976년 공상과학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에 인간 형상을 한 외계인으로 출연했다. 그의 밴드 중에 ‘화성에서 온 거미들’이라는 이름도 있다. 이외에도 우주와 관련된 영화와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는 아마 자신이 우주에서 온 사람이라고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의 이러한 정신을 기려서 실제로 그의 이름을 딴 별도 존재한다. 그의 68번째 생일 3일 전에 보위의 이름을 딴 작은 행성의 이름을 승인했다. 342843 데이비드 보위라고 불린다. 자신만의 별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는 스튜디오 앨범 25장, 싱글 120곡, 레코드 판매만 무려 1억 4천만 장에 달한다. 뮤직비디오는 72편인데,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음악가의 시초였다. 이후에 마돈나, 마이클 잭슨 등이 뮤직비디오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펑크, 팝, 인디, 록, 포스트 펑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고, 또한 다양한 악기도 다룬다. 그는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살리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가 색소폰을 배우기 위해서 유명 뮤지션에 매달리고,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레슨을 받은 스토리도 유명하다. 그는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면서 공부하는 자세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인생도 드라마틱 하다. 2016년 1월 10일 그는 69살 생일에 25번째 앨범 〈블랙스타〉를 발매하고 이틀 뒤에 사망했다. 그는 1년 반전에 간암 판정을 받았고, 이 사실을 팬들과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그의 마지막 열정을 태운 앨범, 그리고 세상을 떠난 것은 마치 마지막 예술 행위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공동으로 작곡한 〈 Under Pressure 〉라는 곡을 추천하면서 글을 마치겠다. 이 곡이 데이비드 보위와 같이 작곡한 곡일 줄은 몰랐다.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을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 중에 나온 곡으로 처음 접했는데, 독특한 인트로와 사비(후렴)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다. 정말 살짝 맛이 가게 만드는 곡인 것 같다. 이 곡의 탄생 비화도 재미있다. 원래는 보위가 프레디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나, 녹음된 곡을 듣고 마음에 안 들어서 삭제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허무하게 이들의 공동작업을 끝날 뻔했지만 이왕 만남 김에 곡을 하나 만들자고 해서, 24시간 동안 같이 작업한 곡이 바로 〈 Under Pressure 〉라는 곡이다. 워낙 개성이 강한 뮤지션들이 만나서 작업하다 보니 서로 간에 논쟁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스튜디오 버전도 같이 부르고, 라이브에서는 같이 부른 적이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데이비드 보위가 이 노래를 부른 라이브 영상에서 반주는 ‘퀸’이했다는 점이다. 프레디와 데이비드 버전 2개를 둘 다 들어보면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데이비드 보위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다. 단순히 음악가로 불리기에는 그의 영향력은 아주 크다. 이 책에서 케이틀린 모란, 작가는 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듀란듀란, 마돈나, 레이디 가가, 비욘세, 다프트 펑크... 그 누구의 음악이든 의욕에 참거나, 기이하거나, 의상을 갖춰 입거나, 이전에 보지 못한 팝이라면 대체로 이 음악가의 도구와 형식을 차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는 브롬리 출신에 의치를 했고 이름은 ‘보위 나이프’에서 따왔다.”
그야말로 그는 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친 선구자와 같다. 오늘 오후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데이비드 보위를 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