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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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산 정약용은 후세 사람들에게 많은 귀감을 주는 인물이다. 28세에 대과에 급제해서 정조의 총애를 받았다. 다양한 벼슬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수원성 설계 등 기술적인 업적도 많이 남겼다. 


하지만 정조 대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의 탄탄한 벼슬길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결국 천주교 교난 때 천주교를 믿었다는 혐의로 마흔 살 때(1801년, 순조 1년) 유배를 당하면서 큰 위기를 겪게 되었다. 그의 동서 이승훈(조선 최초로 천주교 영세를 받은 인물)과 형인 정약종은 처형을 당하고, 그의 형 정양전도 유배를 떠났다. 


가문이 폐족이 되면서 자식들의 벼슬길도 막혔다. 생계조차 위협받았고, 이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도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자식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또한 자식들을 걱정하면서 이들에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줬다.  


이 책은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가훈을 가지고 주제별로 나눠서 해설을 붙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양용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보게 되었다. 자식을 갖고 있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그의 심정을 더 절실히 느낄 것이다. 


“오늘날 너희는 폐족의 자식들이다. 만약 폐족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잘 처신하여 이전보다 더 훌륭한 가문을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놀랄 만하고도 훌륭한 일일 것이다.” - p10 


그는 무엇보다 두 아들이 아버지의 몰락으로서 겪을 심적인 고통을 걱정했다. 자포자기해서 엇나가고, 공부를 안 할 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에게 교양과 학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폐족인 상황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한다면 더 무시나 괄시를 받을 것을 염려했다. 


“배우는 일에 모든 힘을 다하여 우리 집안의 글 짓는 전통이 너희 세대에 더욱 창대해지도록 노력해라. 대대로 이어지는 벼슬도 이런 맑고 귀한 전통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 p16


다산은 ‘글 짓는 전통’이 벼슬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느끼도록 했다. 공부가 단순히 벼슬길에 나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집안의 훌륭한 전통임을 알렸다. 그리고 자신이 유배지에서 쓴 글들을 자식들이 잘 편집해서 후대에 전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강한 목적성을 알려줌으로써 자식들도 삶의 목적과 목표를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다. 


그는 자식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서 대대로 벼슬하던 집안에서 자라서 어려서부터 견문을 넓히고, 무엇보다 ‘온갖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8세에 벼슬길에 올라서 40세 전까지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고,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어려운 경험을 하고나서 독서를 할 때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도 수많은 좌절을 겪으면서 독서의 깊이가 더 깊어졌을 것이다. 


사실 독서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경험을 많이 할수록 내용에 대한 이해가 더 남다르다. 아마 다산도 이런 의미로 자식들에게 말한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다산이 자식들에게 공부하라고 강조한 분야다. 상소문, 비문, 선비들 간의 편지글이 그것이다. 


아무래도 상소문에는 신하가 임금에게 조언이나 정책 등을 올리는 글이기 때문에 ‘명문장’이 많다. 비문도 마찬가지고, 선비들 간의 편지도 그렇다. 당시에는 자신의 주장을 농축해서 전달하는 방법이 간단한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가 아닌 편지였다. 당연히 선비들은 편지를 작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좋은 문장과 구성 능력을 배울 수 있다. 결국 그는 이러한 글들을 참조해서 공부하면서 학문적 깊이를 더하라는 의미로 말했다. 


“선현들의 쓴 것들 중에 시 같은 경우는 먼저 들여다볼 필요까지는 없으나 신하가 임금께 올린 상소문, 묘비에 새긴 비문, 선비들의 편지 같은 것은 꼭 읽어서 안목을 넓혀야 한다.” - p28


마치 우리가 문장력을 키우기 위해서 좋은 책을 읽거나 신문의 칼럼을 참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회사에서도 보고서를 쓰면서 내용을 압축하고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문장력을 키우는 것은 중요하다. 


정약용이 위대한 인물로 추앙받는 이유는 그의 삶에 대한 자세다. 폐족이 되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유배지에서 학문적인 깊이를 더해 가면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아마 그는 어떤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경력은 이미 끝났지만 후세를 위해서 무언가 남겨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이러한 사명감이 그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너무나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그의 저서는 철학, 역사, 지리, 과학, 의학, 공학 등 아주 광범위했다. 만약 정조 대왕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그와 함께 더 많은 업적을 남겼을 것이다. 아마 실학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나라의 개혁에 참여했을 것이다.

당시 조선 시대의 부정부패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정약용은 이러한 세태를 항상 안타까워했다.


더군다나 두 아이들의 발전을 위해서 그는 꾸준히 편지를 썼고, 이들에게 좋은 말과 교훈을 남겼다. 나도 두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그의 행적이 주는 교훈이 크다. 심지어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할 지도 알려줬다.


“내가 이곳 유배지에서 죽는다면 이곳에다 묻어주고, 나라에서 나의 죄를 씻어줄 때를 기다렸다가 죄를 씻어주면 반장(타향에서 죽은 사람을 고향으로 옮겨 장사 지내는 일)하는 것이 좋겠다.” - p252


그의 생각과 사상을 이렇게 읽다보니,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꼈다. 나라를 위한 충성심, 자식에 대한 사랑, 백성에 대한 사랑과 걱정 등 다산은 위대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그의 생생한 목소리가 더 많은 분들께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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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VS중 무역대전쟁 - 세계 패권 쟁탈을 향한
주윈펑.어우이페이 지음, 차혜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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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무게감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2018년 6월 16일(북미정상회담 4일 후) 시작되었다. 이후 3차에 걸쳐서 제재안이 발표되었다. 총 6,831개 항목이 해당되었고, 금액도 2,5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다행히 1년 반이 지난 2020년 1월 15일, 미국과 중국은 1차 무역 협의를 해서 일부 관세 제품을 철회했다. 2차 무역 협의 후에는 더 많은 제품들의 관세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무역 전쟁 동안 양국에 미치는 피해뿐만 아니라 주변국에 미치는 손실도 무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중국을 생산 기지로 사용하던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지를 베트남, 멕시코, 또는 자국으로 옮기고 있다. 이는 중국의 고용 상황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산 원재료를 수입해서 제조하는 업체들은 당연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두 나라 뿐만 아니라 주변국, 특히 한국과 대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기술했다. 또한 과거 미국과 일본의 무역마찰 뿐만 아니라, ‘패권 전쟁의 역사’의 측면에서도 이를 다뤘다. 


요새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이 종종 회자된다.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 발발의 원인을 언급했는데, 후대의 학자들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명명했다. 즉, 아테네의 부상에 따른 스파르타의 ‘공포’로 전쟁이 발발된 것이었고, 결국 두 나라는 이 전쟁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쟁은 2000년 전에 발발했지만, 강대국과 새로운 강대국의 대결은 역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일본, 미국 등이 모두 이러한 역사를 겪었다. 한 때 해상왕국을 건설하던 포르투갈에 도전한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의 뒤를 이어 부상한 나라는 네덜란드, 그 뒤를 이어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의 순이었다. 여기에서 공통으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전쟁’과 국가 주도 하의 산업정책과 보호 무역 주의였다. 


 “국가 역량의 발전 과정에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 요소는 산업정책이고, 두 번째 요소는 무력이다.” - p108 


선진국들은 이렇게 강력한 국가 주도하의 정책 아래 자신의 사업을 보호하는 한편, 전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확대했다.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난 후에는 자유무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를 선진국들의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불린다. 한 마디로 진입장벽을 높이 세워서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막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그 동안 조용히 힘을 키우는데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사람들의 자부심을 올리는 계기가 되었지만, 반대로 그것은 미국을 자극하고, 공포심을 유발시켰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50년에 ‘종합 국력과 국제적 영향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중국은 자동차 제조(2009년), 제조업 생산(2011년), 무역액(2012년), 중산층 수(2015년), 억만장자 수(2016년),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2010년)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일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보조금이 그 중의 하나인데, 이러한 보조금이 정상적인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위협론은 계속 제기되었다. 2017년 12월, 백악관 국가안보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그 동안 미국은 중국의 굴기를 지지했으나, 중국이 군사 현대화와 경제 확장은 점차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과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인구가 많아서 경제 규모가 큰 것은 맞지만, 그 내용은 아직 견조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중국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규모가 크다. 하지만 규모, 즉 ‘부피’가 크다고 ‘질량’이 크다는 법은 없다.” - p88 


중국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은 2017년 기준으로 16,760달러로 미국(6만 달러) 대비 아직 한참 못 미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비자 브랜드가 부족해서, 100대 브랜드 중 중국 브랜드는 68위를 차지한 화웨이가 유일하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이 여전히 주문자생산(OEM) 방식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한국의 삼성은 6위를 차지했다. 또한 하이테크 산업은 여전히 선진국 업체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7년 ‘글로벌 주요 상품과 서비스의 시장점유율 조사’에서 71개의 품목 중 미국이 24개 품목에서, 일본이 10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9개 품목이었다. 물론 중국도 언젠가는 하이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그것이 좀 더 오래 걸릴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미국이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낙인찍는 것은 너무 과장된 이야기다.” - p101


그런 측면에서 저자는 중국을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한다. 중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아직 미국과 견줄 정도로 유리한 위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반응이 스파르타가 아테네를 대처하는 방식과 같다고 지적한다. 당시 강력한 해군력을 자랑하면서 스파르타를 위협할 정도로 아테네는 실제로 강력했지만, 중국은 아직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결국 정치적인 이슈로 공동의 ‘적’이 필요했고, 국민들의 통합을 이루는데 ‘두려움’만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만 사람인 저자는 결국 대만이 평화의 사자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기대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국의 갈등을 중재할 정도의 지도자가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패권주의 역사는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세계 정치, 역사, 경제에 대한 통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금의 미국과 중국 등 경제 및 정치 상황, 그리고 그것이 과거 패권주의와 유사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대만의 상황도 그다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를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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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3국의 커피, 누들, 비어 - 프렌치 커넥션을 따라 떠나는
이영지 지음, 유병서 사진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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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 중에서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는 더욱 더 그랬다. 쌀을 주식으로 삼고, 쌀국수가 유명하고, 이전에 공산화가 된 국가들 정도였다. 최근 베트남은 급격한 산업화를 겪으면서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말이다. 이 나라 국민들의 성격을 대표적으로 언급한 것은 다음과 같다. 


“베트남인은 쌀을 심는다. 캄보디아인은 쌀이 자라는 것을 본다. 라오스인은 쌀이 자라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으로 유교와 대승불교가 뿌리를 내려서 개인의 입신양명을 중요시 한다. 반면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소승불교의 영향으로 개인의 수행을 우선시 한다. 윤회사상을 믿고 있기 때문에 현세에서 덕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국민들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베트남 사람들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진 것 같다. 라오스인과 캄보디아인은 마음에 여유가 있고, 아직도 불교에 귀의하는 승려들이 많다고 한다. 


세 국가는 모두 프랑스의 통치를 받았다. 프랑스인들은 국민들의 성격을 잘 이용해서 베트남 사람들을 주로 관리에 앉혀서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통치했다. 이들 3개 국가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로 불리기도 했다. 비록 이러한 식민 통치로 아픈 과거를 겪었지만, 커피, 누들, 맥주와 같은 새로운 식문화가 탄생했다.


베트남에서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무려 19세기 중반부터였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도 마찬가지인데, 이들 국가들의 위치도 커피 생산에 최적화된 ‘커피벨트’에 딱 맞는 곳이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위 25도에서 북위 25도 사이, 해발 200~1,800미터에 위치한 지역을 커피벨트라고 한다. 


나도 전에 베트남 커피 믹스를 타서 마신 적이 있는데, 확실히 향이 좋고, 맛도 감칠났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베트남에서 진짜 베트남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


국수의 역사는 그리 유쾌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국수를 맛있는 식사 중의 하나로 간주하지만, 사실 어려운 시절에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 만들었던 요리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시절에는 국수 한 그릇이 서민들에게는 배고픔을 달래는 ‘소울푸드’가 된 것이다.” - p35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아주 저렴하게 팔아서 좋다. 맥주 소비도 장려하는 분위기다. 생맥주 500c 한 잔이 500~1,000원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3,000원이 넘은지 오래되었다) 심지어 캄보디아에서는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이 대부분 맥주 회사라고 한다. 라오스는 ‘비어 라오’로 유명한데, 이 회사의 매출이 전체 기업 중 1위다. 


덥고 무더운 날씨에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맥주를 마신다면, 이 또한 소소한 행복과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캄보디아의 ‘펍스트리트’도 꼭 가보고 싶다. 


그렇다면, 동남아시아에서 맥주의 품질은 왜 좋고, 유명해졌을까? 

바로 유럽인들의 동남아 진출부터 그 유래가 시작되었다. 1830년에 인도로 파견 나온 영국 군인들과 행정가들이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 맥주를 직접 양조했다. 칭다오 맥주는 독일이 1903년에, 필리핀의 산미구엘 맥주는 스페인 점령 시절인 1890년을 시작으로 본다. 


이렇게 동남아시아의 맥주 역사는 150년 전통을 자랑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인 1933년 일본에 의해 조선맥주가 세워지면서 제조를 시작했다. 오히려 동남아시아보다 역사가 늦게 시작되었다. 


맥주는 향이 있는 에일과 시원한 청량감을 강조한 라거 맥주가 있다. 동남아 맥주 중 90% 이상이 라거라고 한다. 아무래도 날씨가 덥기 때문에 청량감을 더 선호한다. 나도 에일보다는 시원한 맛의 라거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라오스의 맥주인 ‘비어 라오’가 눈길을 끈다. 이 맥주는 프랑스 투자자와 합작으로 세워진 라오맥주회사에서 생산되는데, 아시아 최고의 맥주, 아시아 맥주의 ‘돔 페리뇽’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자스민 쌀 등 최고의 원료들을 선별해서 독창적으로 배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정말 그 맛이 너무나 궁금하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목 넘김이 부드럽고, 바디감’이 있다고 하니 더욱 맛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도 비어 라오를 파는 곳을 찾아보니, 몇 군데 보이기는 했다. 언젠가 꼭 마셔봐야겠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보다. 역시 책은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책의 마지막 워크북에는 맥주 맛의 매트릭스가 정리되어 있다.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의 대표 맥주 종류, 맛, 바디감, 도수, 특징 등이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체험 후 채워 가기도 있어서, 맥주를 마셔보고 나만의 느낌을 남길 수도 있다. 


그동안 너무나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 일본, 한국, 이 세 나라의 각축장에서 경쟁을 하다 보니, 동남아시아 국가(10개 국)에 대해서 너무나 무지했다. 쌀국수뿐만 아니라, 커피와 맥주. 그리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 나라들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특히 ‘큰 황금불상’이라는 뜻의 도시,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은 꼭 가봐야겠다. 2008년에《뉴욕타임스》에서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도시 1위’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더욱 그런 기분이 든다. 도시도 조용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커피, 누들, 비어도 일품이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도 보다 다양한 문화와 음식 등을 원하고 있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 삼겹살에 소주는 옛날 말이다. 풍미를 즐기는 삶이야말로 멋진 인생이 아닐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도 같이 공부하면 음식도 음미하면 어떨까 싶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러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커피, 맥주, 누들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커피와 맥주 마니아인 나로서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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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38 부의 미래 - 데이터와 통계로 전망한 유망 비즈니스 미래 연표
사카구치 다카노리 지음, 신현호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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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미래를 궁금해 한다.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 1년, 10년 후를 알고 싶다. 그런데, 당연히 알 수 없다. 예측을 하더라도 틀린 경우가 많다. 너무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정치, 사회, 기술, 환경 등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너무 많다.


나도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면서 중장기 5년 전망부터 시장해서 내년, 올해, 다음 분기 전망 등 다양한 분석과 보고를 수행했다. 전망이 맞을 때도 있지만, 틀린 경우도 많았다. 물론 오차 범위를 둔다면 어느 정도 근사치에 접근하는 경향은 있었다. 언제나 풀리지 않은 숙제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정확도를 높이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 경험,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을 수행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서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물론 저자가 마지막에 밝힌 바와 같이 미래는 알 수 없다. 


“현실은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미래 예상이라는 것은 허무한 일이다.” - p339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고, 또 예측해야 한다. 이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서 거기에 맞는 대응안도 준비해야 한다. 준비를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물론 2008년 리만 사태가 발생했을 때, 99.9%의 사람들은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견하지 않았다. 아주 일부의 사람들만 반대의 경우를 시뮬레이션했고, 여기에 베팅을 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그것이 영화 <빅쇼트>의 내용이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2020년부터 2038년까지 미래에 대한 예측을 연도별로 했다는 점이고, 많은 데이터를 인용해서 최대한 객관화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각 연도별로 예상되는 일이 꼭 그 해에 벌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그것이 앞당겨지거나 미루어 질 수도 있다고 저자는 밝혔다. 당연한 말이다. 점쟁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정확히 그 해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겠는가? 또한 단순히 예측에서 끝나지 않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대부분 일반론이지만 그럼에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부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수행했다. 그래서 이러한 미래 예측 보고서를 완성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미래 예측을 하는 저자도 10년 전에 자신이 미래에 관한 책을 쓸지 예측 못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미래라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저자는 2020년 자동차, 21년 인프라스트럭처, 22년 에너지, 27년 음악, 31년 우주, 34년 AI, 36년 종활(웰다잉 비즈니스), 38년 교주 비즈니스 등으로 미래를 예측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예상하는 AI, 자율주행차, 우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화에 대한 예측이 흥미롭다. 


자율 주행차는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이 되기 시작하고 있는데, 앞으로 조금씩 확산될 것이다. 물론 운전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100% 자율주행차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율 주행차가 확산되면, 자동차 구매는 감소할 것이고, 이러한 자동차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색도 예상된다. 저자는 자율 주행차를 통한 기업들의 광고가 더 활발해지고, 광고를 시청하면, 일부 구간에 대한 무료 운임도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1년에는 인프라스트럭처가 주요 화두인데, 노후화된 시설, 예를 들어서 다리, 교량 등은 잠재 위험요소다. 문제는 이러한 노후화된 인프라를 정비하기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 제대로 된 사후관리가 없다면 언제든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이와 관련한 측정 IT 장비, 인프라의 수명을 증가시키는 상품 등의 발전을 예견한다. 


예전에 미국 뉴욕에 출장 갈 때, 다리를 보수하는 작업을 봤다. 그런데 그 보수 작업이 몇 십 년이 걸린다고 들었다. 이유는 예산 부족이었다. 그만큼 앞으로 인프라 보수에 대한 예산은 막대하게 소요될 것이다. 


2028년에 세계 인구는 80억 명을 돌파하고, 29년에 중국의 인구수는 정점을 찍는다. 30년에 각계 리더의 절반이 여성이 되고, 31년 우주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32년 인도의 GDP가 일본을 추월하고, 인구는 중국을 앞선다. 33년 일본 전체 주택 30퍼센트 이상이 빈집이 되고, 34년 AI가 인간의 일을 경감 혹은 강탈한다. 35년 하늘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파일럿과 기술자 수요가 약 150만 명에 이른다. 36년 일본 노년 인구가 전체 3분의 1, 사망자 수는 최대가 되고 종활 비즈니스가 절정을 맞는다. 38년 전 세계적으로 교주 비즈니스가 유행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키워드가 떠올랐다. 

그 중의 주요한 것은 29년 이후 중국의 인구 증가 둔화와 노령화 문제 본격화, 아프리카와 인도의 부상, 선진국들의 빈집 증가, 새로운 비즈니스(물, 농업, 인프라, 웰다잉, 교주 등)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짐 로저스도 ‘농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2008년 리만 사태 때 집값 폭락을 예상한 마이클 버리 투자자도 ‘물’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인구는 80억 명, 100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식량과 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2100년이 지나면 인구는 100억 명에서 어느 정도 보합세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은 인구는 늘지 않고, 심지어 감소를 할 것이다. 저자는 일본의 인구가 현재의 절반으로도 감소할 수 있다는 가정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저출산 트렌드를 감안하면 2067년에 1972년 수준인 3365만 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세수 확보를 위해서 이민자를 더 허용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출신뿐만 아니라, 인도, 아프리카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한국어나 영어를 섞어 쓰면서, 같이 일 하거나 학교를 다닐 확률이 높다. 물론 그 전에 통일이 된다면 어느 정도 인구 감소를 만회할 여지는 있다. 


짐 로저스의 한반도 투자 당위성의 조건은 하나였다. 바로 남과 북의 통일이었다. 그 전에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인구는 감소하고,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 1위이고,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었던 제조업은 신흥국들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앞으로 선진국은 ‘부의 확보’를 위해서 노하우와 기술을 수출해야 한다. 노동 집약적 사업은 아프리카, 인도 등 신흥국가나 AI가 대신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서비스, 기술, 인프라 등의 노하우를 수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부분이 ‘교주 비즈니스’다. 교주 비즈니스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특정 셀렙을 사람들이 팔로우 하면서, 이들과 관련된 상품이 잘 팔리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식인, 학자, 교수, 작가, 예술가(아이돌 포함) 등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팔로우하면서, 이들의 강연 또는 저서, SNS에 코멘트, 추천하는 제품, 상품 등을 유심히 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특정 개인을 팔로우하고 그가 발신하는 글과 사진을 교의처럼 여기며 꼼꼼히 읽는 것이 출가요, 전파를 끊고 리얼한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석하는 것이 그 세계관에 가까워지기 위한 수행인지도 모른다.” - p334


또한 사람들은 앞으로 AI가 할 수 없는 ‘평론’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따를 것이다.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하거나, 단순한 기사를 쓰는 것은 AI의 속도를 따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재해석하고,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중요해진다.


요새 미래 전망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결론은 단순함을 느낀다. 역시 인간은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생각을 깊게 해야 한다.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정년과 퇴직의 개념도 갈수록 사라진다. 더 많이 읽고, 쓰고, 공부하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신흥국의 사람들은 많은 노하우를 배우려고 할 것이다. 


준비된 사람들(어학, 전문지식, 경험)은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전 세계의 발전을 위해서 평생 노력할 것이다. 물론 노년을 편안히 쉬면서 보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앞으로 지구의 100억 명 인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 책을 통해서 2038년의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 더 이상 환갑이나 칠순 잔치는 없을 것이다. 백순이라면 모를까? 그 동안 미래를 전망한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은 좀 더 구체적인 미래상을 보여줘서 흥미로웠다. 맞든 틀리든 말이다. 세상의 미래, 나의 미래, 자녀의 미래에 대해서 궁금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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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 의식주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키는 최강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법칙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 지음, 조사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소유의 개념이 점차 약해지는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와 소비는 늘고 있다. 이러한 구독 서비스는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소유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차를 자주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 도요타 자동차는 ‘킨토’라는 자동차 신차 구독 서비스를 2019년부터 시작했다. 이제 마음에 다는 자동차를 입맛대로 골라서 타면 된다. 


이렇게 세상은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유’ 보다는 ‘경험’을 점차 중요시 한다. 이 책에서는 24개의 구독경제를 시행하는 일본 기업들을 주로 다룬다. 일본경제신문의 자회사인 닛케이에서 발간한 책이다.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도 좋지만, ‘의’, ‘식’, ‘주’, ‘동’, ‘락’ 다섯 분야로 나눠서 사례를 다룬 점이 독특하고, 한 눈에 보기에 좋다. ‘정기구독 사업을 서공으로 이끄는 5가지 성공비결’도 눈길을 끈다. 


구독 서비스의 본질은 ‘지속’과 ‘장기적’이다. 

회사는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용하기를 원한다. 이들 충성팬들을 확보한다면, 꾸준한 수입을 확보할 수 있어서 사업을 유지하고, 확장할 때 유용하다. 


“‘지속’이야말로 정기구독의 본질이며, 따라서 비즈니스를 구축할 때는 반드시 장기적인 시점이 필요하다.” - p200


고객 입장에서의 장점은 특정한 제품이나 상품을 ‘선택’할 필요 없이 기업이 제공하는 것을 이용하면서 천천히 고르면 된다. 단점은 등록 절차가 불편하고(신용 카드나 개인 정보 입력), 나도 모르게(?)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적인 장벽만 잘 제거하면, 회사와 고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기 구독이다. 회사는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이트들이 회원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서 SNS 서비스와 연동해서, SNS로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간과했던 부분 중에 하나가 ‘해약’이다. 고객들이 정기 서비스를 가입하는 것을 꺼리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해약 절차의 복잡함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고객들을 붙잡고 싶겠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불만을 터트릴 것이다. 따라서 해약을 쉽게 만들면, 고객들은 시험 삼아라도 구독 서비스를 신청한다. 


“정기구독사업에서 성공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일단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회원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한다” - p203 


이렇게 기업과 고객의 장, 단점을 ‘윈윈 매트릭스’를 통해서 정리하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하나의 표로 정리하다보면, 어떠한 가치가 있고, 문제점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구독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가격’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가격이 비싸다면 고객들은 이용하지 않는다. 책에서 언급된 라쿠사스 테크놀로지는 명품 가방을 무제한으로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다. 가방 하나에 수백 만 원을 넘는 가방을 한 달에 6,800엔(약 7만 원)으로 가방을 이용(소유가 아닌)을 할 수 있다. 


이 회사를 좀 더 살펴보자. 고객들이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첫째, 명품의 종류와 서비스의 매력도다. 충분히 좋은 명품의 제품이 구비되었는지를 따져 볼 것이다. 이 회사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차별화된 서비스다. 다른 회사와 달리 반납일이 없다는 것이다. 원하는 만큼 가방을 이용할 수 있다. 둘째는 가격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고객’이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만약 회사에서 단기 성과에서 집착해서, 이익을 내려고 무리하게 가격을 책정하면, 애초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1) 고객이 느끼는 가격이 중요하고, 다음이 2) 경쟁사 가격, 그리고 3) 가격 탄력성(가격으로 인한 수요 성장서)과 4) 장기적인 이익의 순이다. 저자는 이를 가격의 중요한 ‘네 가지 포인트’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리프라는 ‘남성패션 정기구독 서비스’를 월 7,800엔(약 8만 원)에 이용한다. 쇼핑할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매달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준 옷이라서 어느 정도 신뢰가 갈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집에 공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옷을 빌려있는 것은 도움이 된다. 앞으로 옷장에 옷이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정기구독 사업은 지속적이다. 그래서 ‘뛰어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p211 


가치라는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CX(Customer Experience)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 단계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검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아무리 구독 서비스의 컨셉트와 가격이 좋더라도, 갑자기 물건이 떨어지거나, 물건의 품질이 별로라면 어떻겠는가? 


이미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기업들도 많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객들은 자신의 계좌에서 자신도 모르게(?)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 민감하다. 그러려면 고객 입장에서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가치’를 제안해야 한다. 


앞으로 음악, 책, 자동차, 안경, 옷, 가방 등 이러한 구독 서비스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해서 더 고민할 것이다. 고객도 늘어나는 서비스에 머리가 아플 것이다. 선택을 하기 귀찮아서 구독 서비스를 사용했지만, 더 매력적인 구독 서비스가 보인다면 갈아타야 한다. 구독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주기적으로 소비하는 금액이 증가한다. 


굳이 필요하지 않을 때라도 나의 계좌에서 돈이 나간다. 허리띠를 졸라매기가 쉽지 않다. 


구독경제는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면서,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절제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해 보고, 나에게 가장 맞는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는 과감히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기업과 고객이 모두 윈윈하는 세상을 꿈꿔본다. 이 책은 구독경제 서비스에 대한 좋은 사례들과 기업과 고객 입장에서 잘 설명한 책이다. 앞으로 미래에 대해서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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