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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38 부의 미래 - 데이터와 통계로 전망한 유망 비즈니스 미래 연표
사카구치 다카노리 지음, 신현호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항상 미래를 궁금해 한다.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 1년, 10년 후를 알고 싶다. 그런데, 당연히 알 수 없다. 예측을 하더라도 틀린 경우가 많다. 너무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정치, 사회, 기술, 환경 등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너무 많다.
나도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면서 중장기 5년 전망부터 시장해서 내년, 올해, 다음 분기 전망 등 다양한 분석과 보고를 수행했다. 전망이 맞을 때도 있지만, 틀린 경우도 많았다. 물론 오차 범위를 둔다면 어느 정도 근사치에 접근하는 경향은 있었다. 언제나 풀리지 않은 숙제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정확도를 높이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 경험,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을 수행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서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물론 저자가 마지막에 밝힌 바와 같이 미래는 알 수 없다.
“현실은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미래 예상이라는 것은 허무한 일이다.” - p339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고, 또 예측해야 한다. 이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서 거기에 맞는 대응안도 준비해야 한다. 준비를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물론 2008년 리만 사태가 발생했을 때, 99.9%의 사람들은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견하지 않았다. 아주 일부의 사람들만 반대의 경우를 시뮬레이션했고, 여기에 베팅을 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그것이 영화 <빅쇼트>의 내용이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2020년부터 2038년까지 미래에 대한 예측을 연도별로 했다는 점이고, 많은 데이터를 인용해서 최대한 객관화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각 연도별로 예상되는 일이 꼭 그 해에 벌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그것이 앞당겨지거나 미루어 질 수도 있다고 저자는 밝혔다. 당연한 말이다. 점쟁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정확히 그 해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겠는가? 또한 단순히 예측에서 끝나지 않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대부분 일반론이지만 그럼에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부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수행했다. 그래서 이러한 미래 예측 보고서를 완성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미래 예측을 하는 저자도 10년 전에 자신이 미래에 관한 책을 쓸지 예측 못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미래라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저자는 2020년 자동차, 21년 인프라스트럭처, 22년 에너지, 27년 음악, 31년 우주, 34년 AI, 36년 종활(웰다잉 비즈니스), 38년 교주 비즈니스 등으로 미래를 예측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예상하는 AI, 자율주행차, 우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화에 대한 예측이 흥미롭다.
자율 주행차는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이 되기 시작하고 있는데, 앞으로 조금씩 확산될 것이다. 물론 운전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100% 자율주행차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율 주행차가 확산되면, 자동차 구매는 감소할 것이고, 이러한 자동차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색도 예상된다. 저자는 자율 주행차를 통한 기업들의 광고가 더 활발해지고, 광고를 시청하면, 일부 구간에 대한 무료 운임도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1년에는 인프라스트럭처가 주요 화두인데, 노후화된 시설, 예를 들어서 다리, 교량 등은 잠재 위험요소다. 문제는 이러한 노후화된 인프라를 정비하기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 제대로 된 사후관리가 없다면 언제든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이와 관련한 측정 IT 장비, 인프라의 수명을 증가시키는 상품 등의 발전을 예견한다.
예전에 미국 뉴욕에 출장 갈 때, 다리를 보수하는 작업을 봤다. 그런데 그 보수 작업이 몇 십 년이 걸린다고 들었다. 이유는 예산 부족이었다. 그만큼 앞으로 인프라 보수에 대한 예산은 막대하게 소요될 것이다.
2028년에 세계 인구는 80억 명을 돌파하고, 29년에 중국의 인구수는 정점을 찍는다. 30년에 각계 리더의 절반이 여성이 되고, 31년 우주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32년 인도의 GDP가 일본을 추월하고, 인구는 중국을 앞선다. 33년 일본 전체 주택 30퍼센트 이상이 빈집이 되고, 34년 AI가 인간의 일을 경감 혹은 강탈한다. 35년 하늘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파일럿과 기술자 수요가 약 150만 명에 이른다. 36년 일본 노년 인구가 전체 3분의 1, 사망자 수는 최대가 되고 종활 비즈니스가 절정을 맞는다. 38년 전 세계적으로 교주 비즈니스가 유행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키워드가 떠올랐다.
그 중의 주요한 것은 29년 이후 중국의 인구 증가 둔화와 노령화 문제 본격화, 아프리카와 인도의 부상, 선진국들의 빈집 증가, 새로운 비즈니스(물, 농업, 인프라, 웰다잉, 교주 등)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짐 로저스도 ‘농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2008년 리만 사태 때 집값 폭락을 예상한 마이클 버리 투자자도 ‘물’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인구는 80억 명, 100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식량과 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2100년이 지나면 인구는 100억 명에서 어느 정도 보합세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은 인구는 늘지 않고, 심지어 감소를 할 것이다. 저자는 일본의 인구가 현재의 절반으로도 감소할 수 있다는 가정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저출산 트렌드를 감안하면 2067년에 1972년 수준인 3365만 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세수 확보를 위해서 이민자를 더 허용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출신뿐만 아니라, 인도, 아프리카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한국어나 영어를 섞어 쓰면서, 같이 일 하거나 학교를 다닐 확률이 높다. 물론 그 전에 통일이 된다면 어느 정도 인구 감소를 만회할 여지는 있다.
짐 로저스의 한반도 투자 당위성의 조건은 하나였다. 바로 남과 북의 통일이었다. 그 전에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인구는 감소하고,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 1위이고,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었던 제조업은 신흥국들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앞으로 선진국은 ‘부의 확보’를 위해서 노하우와 기술을 수출해야 한다. 노동 집약적 사업은 아프리카, 인도 등 신흥국가나 AI가 대신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서비스, 기술, 인프라 등의 노하우를 수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부분이 ‘교주 비즈니스’다. 교주 비즈니스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특정 셀렙을 사람들이 팔로우 하면서, 이들과 관련된 상품이 잘 팔리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식인, 학자, 교수, 작가, 예술가(아이돌 포함) 등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팔로우하면서, 이들의 강연 또는 저서, SNS에 코멘트, 추천하는 제품, 상품 등을 유심히 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특정 개인을 팔로우하고 그가 발신하는 글과 사진을 교의처럼 여기며 꼼꼼히 읽는 것이 출가요, 전파를 끊고 리얼한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석하는 것이 그 세계관에 가까워지기 위한 수행인지도 모른다.” - p334
또한 사람들은 앞으로 AI가 할 수 없는 ‘평론’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따를 것이다.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하거나, 단순한 기사를 쓰는 것은 AI의 속도를 따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재해석하고,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중요해진다.
요새 미래 전망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결론은 단순함을 느낀다. 역시 인간은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생각을 깊게 해야 한다.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정년과 퇴직의 개념도 갈수록 사라진다. 더 많이 읽고, 쓰고, 공부하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신흥국의 사람들은 많은 노하우를 배우려고 할 것이다.
준비된 사람들(어학, 전문지식, 경험)은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전 세계의 발전을 위해서 평생 노력할 것이다. 물론 노년을 편안히 쉬면서 보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앞으로 지구의 100억 명 인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 책을 통해서 2038년의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 더 이상 환갑이나 칠순 잔치는 없을 것이다. 백순이라면 모를까? 그 동안 미래를 전망한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은 좀 더 구체적인 미래상을 보여줘서 흥미로웠다. 맞든 틀리든 말이다. 세상의 미래, 나의 미래, 자녀의 미래에 대해서 궁금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