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 - 경영자로 성장한다는 것
조남성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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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경영자가 들려주는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 권오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의《초격차》에 이어서 공식적으로 두 번째이지 않나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은 1부, 2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경영자의 자세와 철학, 2장은 경영의 기본, 3장은 경영의 실행, 4장은 경영자로 가는 길이다. 

 

 무엇보다 위기경영에 대한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보통 회사를 다닐 때 직원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위기경영’이다. 입사 때부터 수십 년간 매년 위기라고 한다. 신년사를 들을 때도, 매번 위기를 강조하는 말에 식상함을 느끼게 된다.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도 ‘위기’라고 하니, 이미 말 다하지 않았는가? 


 여기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위기의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수시로 점검하면서 동행한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이끌어가야 한다.” - p43 


 위기의식에 대해서 《초격차: 리더의 질문》에서 권오현 전 대표도 이렇게 말했을 정도다.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근무 기강을 들먹이는 행동은 자신의 잘못을 직원들에게 덤터기 씌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초격차: 리더의 질문》중에서 


 그만큼 유능한 리더는 단순히 공포정치로 직원들을 이끌지 않는다.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고,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이 점에 대해서 위기의식을 고취할 필요는 있지만 조직원과 이를 교감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양분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자칫 경영자의 ‘불안감’이 위기의식이 된다면, 이는 막연한 공포나 걱정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역할을 비전과 목표를 세팅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비전과 목표는 북극성과 같다.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잡고 목표 지점을 찾아가게 해준다.” - p51 


 사실 과거에는 기업들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비전과 목표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경영자들이 조직원들에게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단기적인 실적과 경영현황은 공유하지만, 5년 후, 10년 후 비전과 미션은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 정도는 아니더라도, 좀 더 실질적인 그림을 보여주면, 직원들이 좀 더 분발하고 같이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요새는 많이 바뀌었다. 기업 총수들이 앞장서서 비전을 이야기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 즉, ESG를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을지, 직원들과 같이 고민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야 비로써 비전과 미션에 대해서 직원들과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저자는 비전과 미션을 정한 후에 두 번째 리더의 역할은 ‘조직을 한 방향을 정렬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구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을 정렬’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조건 “저 고지를 점령하라”가 아니고, 누가, 어떻게, 언제, 어디서 등 구체적인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이를 ‘영점 조준’이라고 표현했다.


 ‘영점 조준’을 해야 한다. 조직의 목표를 위해 조직원 각자가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목표, 조직, 시스템을 정렬해야 한다.” - p52 


 마지막으로 ‘실행’이다. 리더는 혼자서 모든 일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시의 적절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위임을 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서 조직을 재구성하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물론 이 세 가지 리더의 조건 앞에 저자는 단서를 단다. 바로 리더의 ‘자아상’이다. 


 “그 근간에는 ‘나는 어떤 리더인가?’라는 확실한 자아관이 공고히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원하는 리더상이나 리더로서 지향해야 할 모습은 수시로 변할 수 있다. (중략) 중요한 것은 중심을 지키는 것이다.” - p53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어떤 리더가 될지 정체성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좋은 리더’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인기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 어려운 결정은 피하고, 직원들이 싫어할 만한 일은 안 하게 된다. 한 마디로 본인의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는 것이다. 사실 리더란 존재는 굉장히 고독한 존재이기 때문에, 혼자서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때는 내가 믿는 ‘가치’에 따라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 업의 개념을 ‘안전’으로 잡았다. 사실 업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념을 잘 잡아야 한다. 특히 SDI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인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성능과 수명이 좋더라도, 한 번 폭발이 일어나면 그야말로 인명과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도 실추된다. 


 오늘 기사를 보니, 중국의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가 폭발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만큼 배터리의 ‘안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전기 자동차의 보급 확대를 감안하면, 배터리의 안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기 ‘품질’ 부서 출신이기도 하지만, 사실 제품에서 품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배터리의 안정성도 결국은 품질에 대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품질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완벽’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이러한 ‘완벽한’ 품질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삼성반도체 메모리 품질팀, 경영진단팀, 일본본사, 메모리 마케팅 팀장, 스토리지 담당, LED 대표이사,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삼성 SDI 소재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사업들을 맡으면서, 많은 위기도 겪었다. 힘들 때는 저자 본인도 불면증을 겪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저자는 “고민은 하되 걱정은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위안을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내용은 바로 ‘실패의 자산화’다. 2016년 8월 출시된 ‘삼성 휴대폰 노트7 발화 사고’는 누구나 다 아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품질의 완벽성으로 유명한 삼성이었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 점에 대해서 저자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개선하고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구축하면서, 반성의 말도 잊지 않았다. 


 “부임 초기에 업무파악 프로세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반성했다. 단순히 현황과 데이터를 보고 받고 현장을 둘러보고 말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깊이 있게 자세히 들여다보았어야 했다.” - p197 


 이 책의 4장 ‘경영자로 가는 길’에는 핵심적인 내용이 다시 한 번 정리되어 있다. 결국 리더는 배우고 단련하고 성장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이 책은 많은 경영인들뿐만 아니라 삼성의 문화, 역사, 경영 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또한 저자가 강조한 ‘진정성 리더십’은 새겨 들어야할 부분이다. 


 - 한 줄 요약 : 리더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여야 한다. 

 - 생각과 실행 : 리더에게 제일 중요한 부분은 ‘진정성’과 ‘발전성’이다.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무엇보다 발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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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보물창고 백제왕도 공주 - 웅진백제 발굴 이야기 공주가 좋다 1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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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장리 구석기 유적 발굴은 한반도에 구석기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계기가 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식민사학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한반도에는 구석기 문화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 p5


 예전에 후배가 이런 질문을 했다. “역사는 배워서 뭐하나요? 그래봐야 과거의 이야기인데요.” 당시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확실한 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 역사라는 것이 그냥 좋았기 때문에, ‘왜’ 역사를 배워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마땅한 답이 없었다. 


 물론 ‘민족의 자긍심’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개인적인 이유가 더 필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냐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역사’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없다면, 그 역사란 후손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시대를 논하기 보다는 만주 벌판을 달리던 고구려 시대를 더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역사에는 교훈이 있다. 고구려 시대에는 선현들의 드높은 기상과 용기를, 일제 강점기 시대에는 압제에 맞서는 불굴의 투지를 배울 수 있다. 


 백제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백제의 찬란한 역사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후손으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필요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배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많은 기록과 유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언급한 석장리 구석기 유적 발굴과 ‘무령왕릉 발굴’은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특히 무령왕릉은 도굴이 되지 않은 완전한 상태의 고분이었다. 이 안에서 수많은 유물이 나오면서 역사학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가루베 지온의 오판으로 무령왕릉은 도굴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리하여 약 40년 후에 완벽하게 보존된 무령왕릉을 우리 손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 p135 


 석장리 구석기 유적 발굴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광복 후에도 한반도에는 구석기 역사가 없었다는 의식이 팽배했다. 일제 강점기에 구석기 유적이 발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학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석장리 유적 발굴을 주도했던 손보기 교수팀은 이러한 편견을 깨야했다. 심지어 한국 역사학자들도 한반도의 구석기 시대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을 정도였다. 


 마침내 1964년 11월, 손보기 교수의 발굴 팀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용장비 없이 사람 손으로 직접 땅을 파야했다. 보통 3미터, 깊은 곳은 무려 12미터까지 파내려가야 했다고 한다. 


 “땅을 깊이 파면 팔수록 흙 사이로 끊임없이 물이 스며 나올 뿐만 아니라 비라도 내리면 순식간에 물을 차올라서 조사단은 비를 맞아가며 계속 양수기로 물을 퍼내야 했다.” - p18 


 이러한 고생 끝에 마침내 유적이 발견되었다. 구석기시대 초기, 중기, 후기의 도구들이 골고루 발굴되었다. 특히 석장리 지역은 금강의 지류와 본류와 만나는 곳이어서 퇴적 지층이 잘 발달되어 있다. 


 공주 수촌리 유적도 우연히 발굴되었다. 당초 농공단지를 조성하려고 했고, 사전 문화재 지표 조사를 실시했다. 이 때 화려한 유물이 쏟아지면서, “무령왕릉 발견 이후 최대의 성과”라는 평을 듣게 되었다. 특히 이곳에서 출토된 무려 2개의 ‘금동관’은 세밀한 문양을 자랑하는 최고의 예술작품이다. 사진으로 봐도 휘황찬란한 모습을 자랑한다. 


 중요한 것은 수촌리 유적에 왜 이렇게 화려한 유물이 있느냐이다. 유물의 시점은 백제가 한성을 도읍으로 하고 있을 때다. 따라서 역사학자들은 수촌리에 유력한 권력가가 살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는 나중에 개로왕이 한성에서 고구려 군에게 죽임을 당했을 때, 그의 아들 태자 문주가 웅진, 즉 지금의 공주를 도읍으로 정한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수촌리 고분군에 매장된 재지세력인 수촌리 세력이 한성 도읍지 시기부터 백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그들의 지지와 후원 아래 웅진이 도읍 후보지로 유력해진 게 아니었을까?” - p46 


 웅진(지금의 공주)은 475년 10월 문주왕이 천도한 후 64년 남짓 백제의 왕도였다. 이 시기에 재위한 왕은 22대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재위 501년 ~ 523년), 성왕(재위 523년 ~ 554년)이었다. 이 중에서 무령왕만 천수를 누리고, 다른 왕들은 그렇지 못했다. 문주왕과 동성왕은 신하에게 살해당할 정도로 웅진 천도 후 백제 왕권이 불안정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무령왕은 다시 백제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다시 한강 유역을 공략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군사력을 갖췄고, 중국과 일본 등 국제 교류도 다시 활발해졌다. 

 538년 성왕 16년에 마침내 ‘사비’(지금의 부여)로 천도하기 전까지 웅진은 백제의 수도로서 제 역할을 했고, ‘공산성’도 왕궁을 방어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또한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이 나당 연합군에 맞서서 항전한 곳도 공산성이다. 


 “백제의 동, 서, 남, 북, 중을 가리키는 다섯 방위에 세운 오방성 중 북방성으로 편제되어, 위로 고구려를 견제하고 수도 사비를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 p78


 얼만 전에 공주와 부여를 방문했는데, 송산리 고분군에서는 아직도 유물 발굴이 한창이었다. 더운 날씨에도 연구원 분들이 호미로 조심스럽게 땅을 파고 있었다. 더 많은 유물이 출토되어서, 백제인 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공주의 유적지, 그리고 백제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 공주와 부여를 방문하면, 미처 가보지 못한 유적지도 갈 계획이다.


 책의 구성이 좋고, 역사와 문화, 유적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고 도움이 많이 된다. 공주나 부여를 방문하거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공주는 백제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의 중심에 있었다. 

 - 생각과 실행 : 앞으로도 백제의 유적 발굴을 통해서, 한반도에 우리의 뿌리에 대한 이해를 바로 했으면 한다. 백제는 중국과 일본과의 활발한 교육 활동을 통해서, 화려한 문화를 창출했고, 이를 후대에 전하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백제뿐만 아니라 신라, 고구려의 역사를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공주나 부여는 여러 번 방문해야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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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 강석기의 과학카페 10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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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는 강석기 작가의 과학카페 시즌물이다. 작가는 과학전문 기자로 일하면서 과학 칼럼을 기고했고, 우연히 과학카페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도 이미 10번째 시리즈물이다. 총 32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고, 화학, 과학, 의학,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무엇보다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서 쓴 작가의 고심이 보인다. 그래도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쉽지는 않다.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에서 별도로 용어에 대한 설명을 찾아봐야할 정도였다. 그래도 워낙 광범위한 주제를 커버해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이 중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코로나19에 걸리면 왜 냄새를 못 맡을까’, ‘항우울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까’는 흥미로운 주제다. 


 그동안 RNA 백신에 대한 기사가 많았지만, 정확히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그동안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백신은 바이러스를 쓰는 ‘생백신’이나 ‘사백신’ 방식이었다고 한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약독화해서 독성을 제거한 것을 일컫는다. 주로 대상포진, 수두, 홍역 백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백신은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병원균을 비활성화시킨 것이다. A형, B형 간염, 파상품에 대한 백신이다. 


 생백신은 면역력이 강하지만, 면역이 약한 사람이 접종하면 해당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는 반면 사백신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접종할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해서 여러 번 접종해야 한다. 


 반면 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최초의 백신이고, 팬데믹으로 발전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되었다. 그야말로 절박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유형의 백신이 가장 먼저 승인을 받아 현장에 투입됐다는 건 현대과학의 위대한 성취다.” - p15 


 RNA 백신은 ‘mRNA 의약품’ 가운데 한 유형이다. mRNA는 messenger RNA를 뜻하고, DNA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과정을 매개하는 생체분자다. mRNA는 이미 ‘단백질 대체 치료’로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세포 안까지 들어가는 효율이 낮았고, 워낙 불안정해서 부관이나 운반 시 파괴될 확률이 높았다. 이러한 mRNA의 불안정한 성질 때문에, 백신을 영하 20도에 보관해야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mRNA를 보호하고 감싸는 ‘지질나노입자’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 10여 년의 고투 끝에 성공하였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이 시스템을 이용했다. 저자는 지질나노입자를 만든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을지 모른다고 예상할 정도로 이는 획기적인 발명이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이 mRNA인데, 이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서 다른 입자의 보호를 받아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mRNA를 발견한지 60년 가까이 되어서 마침내 이를 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인류의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백신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mRNA를 활용한 치료제가 더 확대될지 지켜볼 일이다.


 “앞으로 암 면역요법이나 단백질 대체요법 분야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는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 p24 


 건강에 대한 또 다른 연구도 흥미롭다.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간 성장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가슴샘의 기능을 회복시키면’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가정했다. 실제로 51세 ~ 65세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임상 실험을 한 결과, 1.5년 정도 나이를 거꾸로 먹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야마나카 인자’라는 유전자를 끄고, 재프로그래밍할 때, ‘먼저 젊어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고 과학자들은 발견했다. 실제로 생쥐(조로 현상을 보이는 돌연변이 생쥐)로 실험했을 때, 노화가 늦어지고 수명이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2016년 학술지에 발표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야마나카 인자’(OSKM)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서 인간의 몸 전체에서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암을 유발하는 효과가 큰 M을 제외한 OSK로 재프로그래밍을 시도한 연구자가 나왔다. 하버드 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나오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동안 연구자들은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실험을 했다. 즉, 시신경세포를 인위적으로 노화시킨 후, OSK 재프로그래밍 인자를 투입했더니 시력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이는 작년 12월 3일 표지논문으로 《네이처》지에 소개되었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의 입 냄새 주범이 ‘구강미생물’이라는 것이다. 혀나 치아, 잇몸에 사는 미생물 가운데 일부가 먹이, 즉 음식물 찌꺼기를 대사하는 과정에서 악취를 풍긴다고 한다. 특히 혀에 백태가 낀 사람일수록 입 냄새가 날 확률이 높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입 안에 얼마나 많은 미생물이 사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어쨌든 양치질, 치실을 잘하고, 혀에 백태도 있으면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과학적 연구와 분석이 흥미를 돋운다. 시간을 들여서 다시 천천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잘 소화하면, 과학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발전하는 인류의 미래가 궁금하다. 반면, 산업화 이후의 과학적 발전이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을 발생시켰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이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때다. 


 - 한 줄 요약 : 인류의 발전을 이끈 과학, 이제는 지구의 안녕을 위해서 노력을 할 때다.

 - 생각과 실행 : 과학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특히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었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백신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도 결국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야생동물과의 접촉 확대가 원인 중의 하나였다. 인간의 욕심보다는 이제는 지구의 생명체들에게 다시 자연 환경을 돌려줄 때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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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잠시 멈춤
구희상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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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은 내가 살고 싶은, 혹은 살기 위해 가고 싶은 도시였다.” - p53


 살면서 이런 생각이 종종 들 것이다. 한국 외에 살고 싶은 나라 또는 도시로 이민을 가거나 일정기간 거주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꿈이 있다. 일본, 대만이 그렇고, 그 중에 태국도 포함되어 있다. 언젠가 한 달 또는 몇 달 동안 거주하고 싶은 곳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었다. 방콕에서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유용한 팁도 많이 얻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본인이 직접 겪고, 느낀 방콕을 제대로 보여준다. 혼자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답게 이 책은 작가의 사색과 사유가 주를 이룬다. 또한 국제정치를 전공한 연구원답게 저자 나름의 분석과 해석에 공감이 가고, 좋은 정보도 많이 얻었다. 


 저자는 일주일 휴가로 방콕을 다녀온 후로 두 번, 세 번 방콕을 갔다. 두 번째는 퇴사를 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갔다. 꿈과 희망에 넘친 두 번째 여행은 그야말로 기대와 흥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세 번째 여행은 달랐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1년간 진행된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오직 절망만이 앞길을 막고 있었다. 죽음과 삶, 무기력감 속에서 방콕 행을 결정했고, 여행을 통해서 다시 힘과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일단 여행을 시작하면, 여행 계획을 짜야하고 그것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를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행이 언제나 옳은 이유는 억지로라도 변화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 p45 


 그렇다고 저자가 돈이 많은 부자도 아니다. 통장의 잔고는 계속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불안과 초조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그는 ‘방콕 행’을 선택했다. 우방에만 머무는 ‘방콕’이 아니라, 태국의 방콕 행을 말이다.


 저자의 여행 스타일은 나와 비슷하다. 나도 유명한 관광지를 다니는 것보다 그 나라의 일반 시민들의 삶을 느끼고 싶다. 예전에 한 달간 도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 관광지는 거의 가지 않고, 평범한 시민들이 다니는 음식점에 가고는 했다. 그것이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콕에서 거주지로 여러 곳이 있지만, 저자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콘도미니엄에 한동안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오피스텔처럼 주로 젊은 1인 가구나 커플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공용 헬스장과 수영장이 있고, 보안도 철저해서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다만 에어비앤비는 공식적으로는 불법이기 때문에, 집주인과 이점에 대해서 미리 확인을 해야 한다고 한다(단속 유무, 문제 발생 시 해결 방안 등). 


 콘도미니엄의 월세는 비싸다고 저자는 말한다. 초호화 콘도임에도 월세가 30~40만 원 밖에 안하는 곳은 이유가 있다고 한다. 대중교통이 없거나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다. 아무래도 한 달 살기를 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이 필수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런 조건을 갖춘 콘도는 월세가 70~80만 원 수준(1인실 기준)이다. 


 나는 조금 비싸더라도 지하철역까지 도보 10분 거리를 숙소의 마지노선으로 삼았다.” - p62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바로 주방이다. 방콕 사람들은 집에서 조리를 잘 안하고, 음식을 포장해 가는 것이 보편적인 문화다. 그렇기 때문에 주방과 그 안에 인덕션이나 전자레인지 등 조리기구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세탁기가 없는 콘도도 있기 때문에 이것도 확인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공용 세탁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반면 아파트는 훨씬 저렴하다. 헬스장이나 수영장은 없지만, 싸고 조용하게 살기에는 적합하다고 말한다. 저자도 두 번째 방콕에서 거주할 때는 같은 아파트에만 한 달을 머물렀다고 한다. 


 방콕의 음식 문화는 유명하다. 산과 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인 이점도 있다. 태국식 쌀국수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저자는 베트남식 보다 낫다고 말한다. 물론 향이 강한 태국식 쌀국수에 대해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르기 때문에 어는 것이 낫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말이다. 태국식 쌀국수에 피쉬볼과 같은 토핑과 몇 가지를 넣으면 양이 맞다고 하고, 무엇보다 에그누들을 추천한다. 


 육수는 색깔부터 베트남 쌀국수보다 진한데, 그만큼 향도 세다. 시큼함과 고소함이 뒤섞인 향으로 담백한 국물보다는 자극적인 편이다.” - p73 


 이뿐만이 아니다. 팟타이와 똠양꿍뿐만 아니라 ‘카오카무’라는 족발 덮밥도 맛있고, 삼겹을 통으로 튀긴 ‘무끄럽’은 운명적 만남이라고 했다. 카오카무는 책의 사진으로 봐도 꽤 맛있어 보인다. 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소스인 국물에 밥만 비벼도 될 정도로 맛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무끄럽’은 우리나라에서 백종원 씨도 조리법을 소개한 음식이다. 


 태국에도 문제는 많다. 그 중에서 열악한 대중교통, 교통체증은 악명을 떨칠 정도다. 심지어 지하철이나 버스의 환승이라는 것도 없다고 한다. 2019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무려 1만 3천 명으로 우리나라의 4배 수준이다. 도시 내 배수 시스템도 문제다. 비가 오면 금방 길에 물이 차오른다고 한다. 


 이러한 인프라 문제는 앞으로 태국 정부에서 해결할 문제다. 


 태국은 13세기부터 크메르를 몰아내고 독립한 후 숱한 전쟁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이어왔다. 그만큼 민족적 자존심이 아주 강하다. 뛰어난 음식문화도 한 몫 한다. 이제는 수많은 스타트업 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정도로 역동적인 국가이면서 도시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나라의 분위기답게 저자는 이 곳에서 새로운 꿈을 꾸려고 한다. 


 “방콕을 베이스캠프 삼아 세계를 유랑한다면 영원히 지치지 않을 것만 같다.” - p70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안정화된다면 가고 싶은 도시가 방콕이 되었다. 언젠가 나도 한 달, 아니 석 달간 다른 나라의 도시에서 살아보기 꿈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 한 줄 요약 : 방콕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면서 매력적인 도시다. 

 - 생각과 실행 : 낯선 나라에서 한 달간 사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석 달간 거주가 필요하다. 나도 언젠가 꿈꾸는 도시를 적고 거주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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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의 쓸모 - 미래를 예측하는 새로운 언어 쓸모 시리즈 2
한화택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단시간의 주가 변동에 투자하는 것을 미분 투자라 한다면, 장시간의 평균 주가에 투자하는 것은 적분 투자라 할 수 있다. 미분 투자와 적분 투자 모두 시간의 경과에 따라 연속적으로 관측된 주가 변동에 기반 한 기술적 분석에 따른 것이다.” - p187


 미적분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있다. 미분의 개념을 처음 발명한 뉴턴이나 라이프니츠 과학자도 350년이 지난 현대 사회에 이렇게 다양하게 미적분이 쓰일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현재 미분은 경제학, 금융공학, 기하학, 의료공학, 항공우주공학, 천체물리학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미분은 현대 과학의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분은 왜 생겨났을까? 뉴턴은 왜 미분이라는 개념을 생각했을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미분은 쉽게 말하면 ‘변화’다. 이 세상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없고,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온도, 압력, 속도, 상태 등 모든 것이 변한다. 


 뉴턴은 행성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왜 달은 하늘에 계속 떠 있는데, 사과는 지면으로 떨어질까?’라는 기본적인 의구심을 품고, 이를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 그는 ‘만유인력’ 때문에 지구가 가속도를 받아 속도 방향이 계속 바뀌면서 원형 궤도를 그린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이 ‘가속도’를 수학적으로 정확히 표현해야 했고, 그것이 바로 ‘미분’의 탄생이다. 


 사실 뉴턴의 미분은 오늘날의 미적분과 같은 수식이나 기호를 사용하지 않았다. 뉴턴은 움직이는 점의 속도를 흐르는 양이라는 의미에서 유량, 유량의 변화를 유율이라고 했다고 한다. 따라서 행성이 움직이는 궤적은 곡선이지만, 매우 짧은 시간 동안은 직선으로 간주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단지 변수를 시간(t)로 한정했기 때문에, 다른 변수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반면 독일의 라이프니츠는 어떠한 변수의 변화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인 미분 개념’을 제시한 공로가 있다. 즉,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미적분 개념과 표기법은 라이프니츠의 것을 따른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정식 과속카메라도 미분의 법칙을 이용한다. 한 가지 몰랐던 사실은 과속방지카메라에 센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도로 바닥에 감지기가 있다는 것이다. 


 즉, 도로 바닥에 일정한 간격의 와이어 루프를 설치해서, 차량이 이를 밟고 지나갈 때 통과시간을 측정한다. 이 때 속도(V)는 두 감지선 사이의 거리(∆L)과 통과시간(∆t)으로 나누어 구하면 된다. 즉, 25미터 구간을 1초 만에 통과한다면 시속 90km다. 이 때 제한된 속도를 넘으면 이를 카메라가 인식하고, 사진을 찍는다. 


 보통 속도 제한보다 10km 정도 초과해도 단속을 안 하는 이유는 ‘오차’ 때문이다. 일단 시계의 오차가 1% 정도 되고(1초 간격 일 때), 차량 길이도 측정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시속 10km 정도 초과하더라도 벌금고지서를 발부하지 않는다. 


 또 한 가지는 구간 단속카메라이다. 구간 단속카메라는 순간 속도가 아닌 구간 내의 평균 속도를 측정한 것이다. 즉, 단속 구간의 시작점과 끝나는 점의 통과 시간을 기준으로 과속 여부를 판정한다. 따라서 평균 속도, 시작과 끝 지점의 속도 중 하나만 위반해도 벌금을 부과한다. 예전에는 구간 단속이 나오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순간 깜빡 잊을 때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구간 내에서 계속 규정 속도를 준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미분은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항공우주,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미분의 원리가 기본이 되고 있다. 


 적분의 개념은 미분보다 훨씬 더 먼저 나왔다. 학창 시절에는 미분을 배우고 나서 적분을 배워서, 미분 이후에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적분의 개념은 미분보다 훨씬 먼저, 아르키메데스의 출생 이전에 태동했다. 바로 고대 기하학의 산물인 구분구적법이다.” - p92 


 구분구적법은 원이나 포물선처럼 곡선을 이루는 면적을 구하기 위해서 큰 삼각형과 작은 삼각형으로 나누어 이들의 면적을 모두 합친다는 것이다. 합친다는 것이 적분 개념의 출발이고, 더 작게 들어간다는 것이 극한 개념의 출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심지어 요리를 할 때도 적분 개념이 쓰인다고 한다. 즉, 요리를 하기 위해서 재료를 잘게 잘라도 그것을 합치면(적분) 원래의 재료가 된다는 개념이다. 


 적분은 합친다는 뜻인데, 시간에 따른 누적량을 구할 수도 있고 공간적으로 합쳐서 부피를 구할 수도 있다.” - p97


 결론적으로 미분은 기하학적으로는 기울기, 적분은 합친 면적, 대수학적으로는 각각 변화율과 누적량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에는 미분과 적분의 개념이 늘 함께 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것이 미분인지 적분이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다양한 공식은 일단 무시하고 내용에 집중한다면 미적분의 응용에 대해서 보다 깊게 접근할 수 있다. 


 - 한 줄 요약 : 미적분은 세상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다. 

 - 생각과 실행 : 미적분의 다양한 응용을 이해하면서, 앞으로 실생활에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해 본다. 적어도 이 책에서 배운 ‘한계효용’의 법칙을 통해서, 나의 일상에 적용하는 법을 생각해 본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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