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강석기의 과학카페 10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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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는 강석기 작가의 과학카페 시즌물이다. 작가는 과학전문 기자로 일하면서 과학 칼럼을 기고했고, 우연히 과학카페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도 이미 10번째 시리즈물이다. 총 32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고, 화학, 과학, 의학,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무엇보다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서 쓴 작가의 고심이 보인다. 그래도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쉽지는 않다.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에서 별도로 용어에 대한 설명을 찾아봐야할 정도였다. 그래도 워낙 광범위한 주제를 커버해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이 중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코로나19에 걸리면 왜 냄새를 못 맡을까’, ‘항우울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까’는 흥미로운 주제다. 


 그동안 RNA 백신에 대한 기사가 많았지만, 정확히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그동안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백신은 바이러스를 쓰는 ‘생백신’이나 ‘사백신’ 방식이었다고 한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약독화해서 독성을 제거한 것을 일컫는다. 주로 대상포진, 수두, 홍역 백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백신은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병원균을 비활성화시킨 것이다. A형, B형 간염, 파상품에 대한 백신이다. 


 생백신은 면역력이 강하지만, 면역이 약한 사람이 접종하면 해당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는 반면 사백신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접종할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해서 여러 번 접종해야 한다. 


 반면 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최초의 백신이고, 팬데믹으로 발전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되었다. 그야말로 절박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유형의 백신이 가장 먼저 승인을 받아 현장에 투입됐다는 건 현대과학의 위대한 성취다.” - p15 


 RNA 백신은 ‘mRNA 의약품’ 가운데 한 유형이다. mRNA는 messenger RNA를 뜻하고, DNA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과정을 매개하는 생체분자다. mRNA는 이미 ‘단백질 대체 치료’로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세포 안까지 들어가는 효율이 낮았고, 워낙 불안정해서 부관이나 운반 시 파괴될 확률이 높았다. 이러한 mRNA의 불안정한 성질 때문에, 백신을 영하 20도에 보관해야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mRNA를 보호하고 감싸는 ‘지질나노입자’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 10여 년의 고투 끝에 성공하였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이 시스템을 이용했다. 저자는 지질나노입자를 만든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을지 모른다고 예상할 정도로 이는 획기적인 발명이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이 mRNA인데, 이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서 다른 입자의 보호를 받아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mRNA를 발견한지 60년 가까이 되어서 마침내 이를 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인류의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백신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mRNA를 활용한 치료제가 더 확대될지 지켜볼 일이다.


 “앞으로 암 면역요법이나 단백질 대체요법 분야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는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 p24 


 건강에 대한 또 다른 연구도 흥미롭다.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간 성장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가슴샘의 기능을 회복시키면’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가정했다. 실제로 51세 ~ 65세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임상 실험을 한 결과, 1.5년 정도 나이를 거꾸로 먹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야마나카 인자’라는 유전자를 끄고, 재프로그래밍할 때, ‘먼저 젊어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고 과학자들은 발견했다. 실제로 생쥐(조로 현상을 보이는 돌연변이 생쥐)로 실험했을 때, 노화가 늦어지고 수명이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2016년 학술지에 발표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야마나카 인자’(OSKM)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서 인간의 몸 전체에서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암을 유발하는 효과가 큰 M을 제외한 OSK로 재프로그래밍을 시도한 연구자가 나왔다. 하버드 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나오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동안 연구자들은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실험을 했다. 즉, 시신경세포를 인위적으로 노화시킨 후, OSK 재프로그래밍 인자를 투입했더니 시력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이는 작년 12월 3일 표지논문으로 《네이처》지에 소개되었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의 입 냄새 주범이 ‘구강미생물’이라는 것이다. 혀나 치아, 잇몸에 사는 미생물 가운데 일부가 먹이, 즉 음식물 찌꺼기를 대사하는 과정에서 악취를 풍긴다고 한다. 특히 혀에 백태가 낀 사람일수록 입 냄새가 날 확률이 높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입 안에 얼마나 많은 미생물이 사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어쨌든 양치질, 치실을 잘하고, 혀에 백태도 있으면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과학적 연구와 분석이 흥미를 돋운다. 시간을 들여서 다시 천천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잘 소화하면, 과학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발전하는 인류의 미래가 궁금하다. 반면, 산업화 이후의 과학적 발전이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을 발생시켰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이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때다. 


 - 한 줄 요약 : 인류의 발전을 이끈 과학, 이제는 지구의 안녕을 위해서 노력을 할 때다.

 - 생각과 실행 : 과학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특히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었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백신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도 결국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야생동물과의 접촉 확대가 원인 중의 하나였다. 인간의 욕심보다는 이제는 지구의 생명체들에게 다시 자연 환경을 돌려줄 때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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