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 - 경영자로 성장한다는 것
조남성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성의 경영자가 들려주는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 권오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의《초격차》에 이어서 공식적으로 두 번째이지 않나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은 1부, 2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경영자의 자세와 철학, 2장은 경영의 기본, 3장은 경영의 실행, 4장은 경영자로 가는 길이다. 

 

 무엇보다 위기경영에 대한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보통 회사를 다닐 때 직원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위기경영’이다. 입사 때부터 수십 년간 매년 위기라고 한다. 신년사를 들을 때도, 매번 위기를 강조하는 말에 식상함을 느끼게 된다.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도 ‘위기’라고 하니, 이미 말 다하지 않았는가? 


 여기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위기의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수시로 점검하면서 동행한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이끌어가야 한다.” - p43 


 위기의식에 대해서 《초격차: 리더의 질문》에서 권오현 전 대표도 이렇게 말했을 정도다.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근무 기강을 들먹이는 행동은 자신의 잘못을 직원들에게 덤터기 씌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초격차: 리더의 질문》중에서 


 그만큼 유능한 리더는 단순히 공포정치로 직원들을 이끌지 않는다.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고,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이 점에 대해서 위기의식을 고취할 필요는 있지만 조직원과 이를 교감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양분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자칫 경영자의 ‘불안감’이 위기의식이 된다면, 이는 막연한 공포나 걱정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역할을 비전과 목표를 세팅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비전과 목표는 북극성과 같다.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잡고 목표 지점을 찾아가게 해준다.” - p51 


 사실 과거에는 기업들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비전과 목표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경영자들이 조직원들에게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단기적인 실적과 경영현황은 공유하지만, 5년 후, 10년 후 비전과 미션은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 정도는 아니더라도, 좀 더 실질적인 그림을 보여주면, 직원들이 좀 더 분발하고 같이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요새는 많이 바뀌었다. 기업 총수들이 앞장서서 비전을 이야기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 즉, ESG를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을지, 직원들과 같이 고민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야 비로써 비전과 미션에 대해서 직원들과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저자는 비전과 미션을 정한 후에 두 번째 리더의 역할은 ‘조직을 한 방향을 정렬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구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을 정렬’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조건 “저 고지를 점령하라”가 아니고, 누가, 어떻게, 언제, 어디서 등 구체적인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이를 ‘영점 조준’이라고 표현했다.


 ‘영점 조준’을 해야 한다. 조직의 목표를 위해 조직원 각자가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목표, 조직, 시스템을 정렬해야 한다.” - p52 


 마지막으로 ‘실행’이다. 리더는 혼자서 모든 일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시의 적절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위임을 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서 조직을 재구성하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물론 이 세 가지 리더의 조건 앞에 저자는 단서를 단다. 바로 리더의 ‘자아상’이다. 


 “그 근간에는 ‘나는 어떤 리더인가?’라는 확실한 자아관이 공고히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원하는 리더상이나 리더로서 지향해야 할 모습은 수시로 변할 수 있다. (중략) 중요한 것은 중심을 지키는 것이다.” - p53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어떤 리더가 될지 정체성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좋은 리더’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인기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 어려운 결정은 피하고, 직원들이 싫어할 만한 일은 안 하게 된다. 한 마디로 본인의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는 것이다. 사실 리더란 존재는 굉장히 고독한 존재이기 때문에, 혼자서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때는 내가 믿는 ‘가치’에 따라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 업의 개념을 ‘안전’으로 잡았다. 사실 업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념을 잘 잡아야 한다. 특히 SDI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인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성능과 수명이 좋더라도, 한 번 폭발이 일어나면 그야말로 인명과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도 실추된다. 


 오늘 기사를 보니, 중국의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가 폭발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만큼 배터리의 ‘안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전기 자동차의 보급 확대를 감안하면, 배터리의 안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기 ‘품질’ 부서 출신이기도 하지만, 사실 제품에서 품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배터리의 안정성도 결국은 품질에 대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품질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완벽’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이러한 ‘완벽한’ 품질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삼성반도체 메모리 품질팀, 경영진단팀, 일본본사, 메모리 마케팅 팀장, 스토리지 담당, LED 대표이사,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삼성 SDI 소재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사업들을 맡으면서, 많은 위기도 겪었다. 힘들 때는 저자 본인도 불면증을 겪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저자는 “고민은 하되 걱정은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위안을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내용은 바로 ‘실패의 자산화’다. 2016년 8월 출시된 ‘삼성 휴대폰 노트7 발화 사고’는 누구나 다 아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품질의 완벽성으로 유명한 삼성이었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 점에 대해서 저자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개선하고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구축하면서, 반성의 말도 잊지 않았다. 


 “부임 초기에 업무파악 프로세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반성했다. 단순히 현황과 데이터를 보고 받고 현장을 둘러보고 말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깊이 있게 자세히 들여다보았어야 했다.” - p197 


 이 책의 4장 ‘경영자로 가는 길’에는 핵심적인 내용이 다시 한 번 정리되어 있다. 결국 리더는 배우고 단련하고 성장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이 책은 많은 경영인들뿐만 아니라 삼성의 문화, 역사, 경영 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또한 저자가 강조한 ‘진정성 리더십’은 새겨 들어야할 부분이다. 


 - 한 줄 요약 : 리더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여야 한다. 

 - 생각과 실행 : 리더에게 제일 중요한 부분은 ‘진정성’과 ‘발전성’이다.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무엇보다 발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