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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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건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우선 구마 겐고라는 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프로필을 살펴봤다. 1954년생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라고 한다. ‘작고, 낮고, 느린’ 삼저주의로 일본 건축의 한 축을 받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산토리미술관’, ‘대나무집’ 등이 있다. 


 저자의 외할아버지, 아버지도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집을 손보고 증축할 때, 각자의 의견을 갖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러한 집안 배경이 어릴 때부터 저자의 건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모던 세대인 아버지는 다다미를 깐 와시쓰(일본식 방)를 모두 플로링(마루를 까는 널빤지)으로 교체해서 서양식 방으로 바꾸었다.” - p95 


 심지어 그의 아버지는 디테일한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격자문의 격자도 꼭 ‘정사각형’이어야 한다는데 집착했고, 목수가 실수로 직사각형을 만들면 다시 제작하도록 만들었다. 저자도 이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고 술회한다. 재미있는 것은 아버지의 정사각형 집착에 반발심으로 저자는 정사각형을 피하고, 직사각형이 더 안정감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고집스러운 아버지도 집 공사를 할 때, 가족들과 협의할 정도로 민주적인 과정을 거쳤다. 아들과 나이차가 무려 45년차가 나는데도 말이다. 


 “집을 고치는 일만큼은 식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었다. 이 가족회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p103


 이러한 성장배경 때문인지, 저자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 그리고 고집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뛰어난 디자이너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다. 


 저자는 이를 ‘거부권’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디자인을 대할 때의 자세는 ‘NO’다. 이를 위해서 회의 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게 좋아?”, “이게 마음에 들어?”, “이 정도로 만족이라고?” 등. 이러한 질문을 통해서 디자인의 수준을 높인다. 


 저자는 도쿄대 건축학과를 졸업했을 정도로 수재다. 당시 1964년 도쿄올림픽,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로 건축과 건축가는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 건축학과의 커트라인은 갈수록 높아졌다. 하지만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건축학과의 인기는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도전의 기회로 생각했다. 


 오일쇼크가 건축의 몰락도 ‘예상 밖’이 아니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히려 드디어 기다리던 시대가 찾아왔다는 느낌이었다.” - p234


 오히려 저자는 기존 건축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모더니즘 건축을 연구했다. 스스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특히 저자는 ‘무경계’를 추구한다. ‘좋은 건축’과 ‘나쁜 건축’을 두고 논쟁하는 것을 싫어한다. 도시와 전원, 국가의 경계도 두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작은 건축’에 의미를 둔다. 사실 20세기의 건축들이 대부분 ‘큰 건축’을 지향했기 때문에, 차이점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지도 교수, 학생들과 함께한 아프리카 취락 연구다. 그의 지도교수였던 하라 교수는 첨단 디자인이나 포스트 모던보다는 오히려 점차 쇠퇴해가는 소수민족의 취락을 열심히 연구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교수의 특이점에서 이끌렸고,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의 취락을 조사했다. 


 교수와 학생이 두 대의 차량을 타고, 아프리카의 취락을 탐험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잠도 모래 위에서 노숙을 했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취락을 찾으면, 도면으로 남겨서 ‘미래 건축의 힌트’를 찾았다고 한다.


 “이 여행은 지금도 꿈에 자주 나타난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여행이었지만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취락으로부터 ‘작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 p284


 책에는 구마 겐고 건축가가 설계한 다양한 건축물의 사진이 실려 있다. 저자가 설계한 건축물을 보면, 확실히 자연의 무언가가 느껴진다. 농가, 굴, 다리, 바닥, 토방, 대숲 등이 저자가 주목하는 장치다. 특히 ‘바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바닥은 사람을 땅과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즉, 자연과 연결하는 매개체가 바닥이다. 


 이 책을 통해서 일본뿐만 아니라, 건축의 역사와 사상을 돌아볼 수 있었다. 건축이나 디자인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나서, 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좀 더 따져보게 되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건축물을 좀 더 눈여겨봐야 될 것 같다. 


 - 한 줄 요약 : 일본 건축의 역사, 구마 겐고의 ‘작고 낮고 느리게’의 건축을 엿볼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공간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은 자연을 잊고 살고 있다.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세상을 각박하게 느끼는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울 때, 자연이 주는 에너지만큼 큰 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건축은 보다 자연 친화적이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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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 미국을 놓고 싸우는 세 정치 세력들
안병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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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미국적 가치와 경계선을 지키려는 ‘토크빌주의’, 체제를 넘어 문명 충돌적 시작에서 미국을 변화시키려는 ‘헌팅턴주의’, 마지막으로 안정성과 엘리트적 관리를 넘어 민중의 힘에 기반 해 사회주의로 나아가려는 ‘데브스주의’다.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라는 제목을 보면서,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는 그 미국은 과연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선두주자로서, 개인의 행복과 안녕, 자유와 평등을 위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해준다. 


 모두가 꿈꾸는 이상사회를 지향하는 국가였다. 여기서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실제 그렇게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미국이 그렇다면, 현재의 미국은 어떤가? 


 먼저 과거의 미국 정치세력은 ‘토크빌주의’라고 저자는 명명한다. 


 토크빌주의란 매디슨, 해밀턴 등 미국 건국의 주류 가치와 제도의 경계선 내부를 훼손하지 않고, 더욱 내구성 있고 탄력 있게 강화해나가려는 세력을 말한다.” - p81 


 미국 건국의 이념은 결국 공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고, 많은 대통령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공화주의는 공동의 합의와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세 가지 정치세력으로 나누어져있다고 한다. 기존에 미국이 지키려고 한 가치인 토크빌주의, 다른 문명을 경계하는 헌팅턴주의, 그리고 사회주의로 나가려는 데브스주의가 그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정치와 사회 세력이 나뉜 이유는 헌법에 기초한 공화주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 성차별, 소수 엘리트에 의한 부의 독식, 교육과 의료의 불균형, 과도한 자본주의 논리(돈이 곧 인격인 사회)가 수많은 사회적 모순을 낳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구하는 ‘위대한 미국’은 철저하게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국가였다. 그는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감행할 정도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의식도 결여되었다. 미국의 탄소배출 순위가 2위인데도 말이다(1위는 누구나 예상하듯이 중국). 

 

 비록 상대적으로 균형감각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바이든 대통령도,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 과격노선은 아니더라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미국을 위한 우선결정이 예상된다. 


 더 이상 인심 좋은 이웃집 아저씨가 아니라 이제는 다소 이기적인 모습도 보이는 미국의 모습은 과연 변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태생이 그러했던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질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제 미국 헌법을 다시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건국의 시조들에 대한 경외감과 환상을 잊고 다시 설계도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 p72


 이러한 모순의 본격적인 발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기했지만, 이미 그러한 조짐은 미국 내에서 보이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많은 보수, 백인우월주의, 엘리트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그들이 수면 밑에서 조용히 보수 세력을 지지하고 이끌었다면, 이제는 공개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과잉진압으로 빚어진 ‘Black Live Matters’는 그 중의 하나였고, 미국 의회가 점거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개인의 자유가 방임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심각할 피해를 줄 정도가 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 결과에 불복했고, 의회 점거 선동에 대한 귀책으로 탄핵을 당할 뻔했지만, 상원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극화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적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때 더 커진다. 

 

 미국제도 자체의 존립, 아니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시민의 실존적 위협인 기후 위기 앞에서 상원은 스트레스를 견뎌 낼 수 없다.” - p68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했지만, 여전히 미국 의회에서 결정할 일들이 산적해있다. 상, 하원의 초당적인 결정이 필요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 이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기존의 이권을 갖고 있던 세력이 이들을 서포트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어떠했는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기에 애매한 태도를 보여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의 말을 믿고, 마스크도 안 쓰고 방역수칙을 따르길 거부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는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그런데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이나 바이러스’(중국에서 야기된 것은 맞지만)라고 부르면서, 아시아 인종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심어놓았다. 

 그의 이러한 태도가 지금도 아시아인에 대한 테러를 야기하고 있다. 하필 사회에서 소외받는 흑인 계층이 아시아인을 테러하고, 백인 경찰들은 이러한 범죄가 ‘아시아인 혐오’에 대한 범죄인지,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면서, 흑인과 아시아인의 갈등이 쌓이는 것을 방관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는 나의 주관적인 견해일 뿐이다. 


 이러한 인종적 편견은 저자가 두 번째로 언급한 헌팅턴 주의와 연관이 있다. 헌팅턴 주의는 나치즘, 파시즘, 초기 네오콘과도 친화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헌팅턴주의는 자본주의 근대성 자체를 혐오하고, 유대-기독교 문명의 영성 엘리트가 지배하는 전근대로의 향수를 가진 거대한 저수지에 맞닿아 있다.” - p115


 또한 헌팅턴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제왕적 대통령제론’을 지지한다. 사실 미국의 탄생은 강력한 연방이 아니라, ‘의회 중심제’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앞으로 미국의 국내뿐만 아니라, 외교활동을 잘 지켜봐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라틴계 인구가 늘어나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반발이 더 심해질 것이다. 신세대 사회주의자인 AOC, 코르테즈는 라틴계의 지지를 얻고, 기존 백인 주류 사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녀의 거침없는 행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도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토크빌주의는 데브스주의와의 발전적 결합을 통해 자유주의를 급진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기후 위기를 타파하는데 미국과 중국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 서로 간에 반목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다. 미국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중요한 메시지를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결국 이러한 중요한 ‘변곡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선 ‘전환적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적 리더십은 사회적으로 깊이 있는 전환을 위해서 필요하다.


 하지만, 각자의 이익이 첨예한 상황에서 과연 초당적인 인물과 정당이 될 수 있을지, 여전히 회의적인 마음이 든다. 단지 불편한 진실만 접한 기분이 든다.


 적어도 미국과 한국의 정치에 대해서,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 한 줄 요약 : 미국 정치의 3대 세력에 대해서 다룬다. 

 - 생각과 실행 : 정치 세력뿐만 아니라, 이들을 따르는 추종자들의 세력의 양분화, 삼분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전환적 리더십을 통해서, 서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단지 불편한 진실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인류가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진정으로 재앙을 만나게 된다면 (적어도 7년 ~ 10년 이후), 그 때는 초국가, 초당적인 대처가 따르지 않을까 싶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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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 - 한국 프로야구 40년
허구연 지음 / 다할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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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는 그냥 경기가 아니다. 초록빛 다이아몬드가 새겨진 내야 위에서 펼쳐지는 인생이다.” - p143 


 140g이 넘고, 둘레는 약 23cm. 이 공에는 많은 사연과 스토리가 있다. 사람들은 공의 궤적을 따라서, 울고 웃는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저럴까라고 궁금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야구의 매력을 알게 되면, 내가 응원하는 팀이 생기고, 경기나 결과를 챙겨보게 된다. 팀의 승리를 곧 나의 승리로 동일시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 마디로 야구 덕후가 되는 것이다. 


 1982년 OB 베어스가 프로야구 원년 우승 후 팬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쓰고 입었던, OB 베어스 모자와 잠바는 큰 자랑거리였다. 초등학생 3학년 이후 지금까지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는 이유다. 박철순 투수가 병원에서 사인해서 보낸 엽서는 당시 1983년의 어린 소년에게 큰 감동이었다. 박철순 투수는 당시 최고의 스타였다. 프로야구 원년에 등판해서 2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4, 더군다난 22연승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결코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프로야구 초기, 마이너리그에서 익힌 체인지업 등을 선보여 국내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 p90


 부상을 딛고 매번 일어서는 그를 사람들은 ‘불사조’라고 불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정상의 자리에서 너무 빨리 내려와야 했다.


 이 책은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이 생생하게 증언하는 야구의 역사다. 책의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보다 객관적인 사실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난 40년간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참고로 미국 메이저리그는 1903년(내셔널 리그는 1876년), 일본 프로야구는 1936년에 생겨서, 각각 약 118년, 8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프로야구 40주년을 맞이하여 내 주변에서 발생했던 일이나 직접 관여했던 사건들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단의 탄생, 5대 왕조와 명장들, 한국 프로야구의 별들, 오늘도 그라운드를 달립니다, 생애 한 번은 ‘드림팀’을 꿈꾼다, 세계 속의 한국 야구, 방송도 야구만큼 신나게, 인프라에서 시작해 인프라로 끝난다, 시대도, 야구도 변한다. 


 목차 중에서 ‘드림팀’ 부분이 흥미롭다. 우리도 그동안 프로야구 역사를 되새김하면서, 과연 포지션별로 누가 베스트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투수에는 우완에 역시 선동열, 좌완에 류현진이다. 마무리도 역시 예상대로 오승환이고, 치열한 1루수 부분은 이승엽 선수가 차지했다. 유격수도 역시 이종범이다. 


 저자가 꼽은 포지션별 스타 선수는 저절로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 탄생의 비화는 대부분 사람들이 아는 부분이다. 군부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서 시작한 3S 정책(Sports, Screen, Sex)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 태생이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많은 가족과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1981년 12월 11일,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삼미 슈퍼스타즈, 롯데 자이언츠, MBC 청룡의 6개팀이 정식 출범했다. 이 중에서 현재 10개 팀 중 명맥을 유지하는 팀은 OB/두산 베어스(서울), 삼성 라이온즈(대구), 롯데 자이언츠(부산)다. 40년 전과 비교해서 구단 수, 관중 수, 경기장 시설, 선수 수준 등 많은 방면에서 크게 발전했다. 


 야구 역사뿐만 아니라, 그동안 프로야구의 별들을 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KBO리그에서 367경이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 일본에서 162경기 10승 4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 5시즌, 주니치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 2시즌 등, 데이터가 말해주듯이 최고의 투수였다.” - p83


 바로 해태(지금의 기아)의 선동열 투수이자 전 삼성 감독의 대기록이다. 당시 0점대 자책점 기록을 보면서, ‘도대체 이 사람은 인간인가? 외계인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산 팬인 나에게 선동열은 그야말로 애증의 존재였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너무 컸고, 그가 몸만 풀어도 상대팀 타자들이 추가 득점을 힘들 것 같다고 체념한 이야기도 전설처럼 내려온다. 다행히(?) 그가 일본리그로 떠나면서, 마음을 놓았던 기억이 난다. 

 그가 당시 20대 초반에 만약 1984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새로운 역사를 썼을 것이라는 아쉬운 점이 남기는 한다. 그에게 한국과 일본 무대는 너무 좁았다. 적(?)이지만 훌륭한 적이었다. 


 물론 선동열 투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의 최동원 투수는 103승 74패 26세이브 2.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역사적인 선수다. 그는 메이저지그와 계약한(진출은 안했지만) 최초의 한국 선수라는 점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그 역시도 당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최소 10승은 거뒀을 것이라는 스카우트의 의견도 있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7전 가운데 혼자 4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롯데의 첫 우승을 이뤄냈다.” - p85 


 두 명의 투수가 맞대결을 펼친 최고의 명승부는 1987년 5월 16일로 역사상 최고의 맞대결로 꼽힌다. 최동원 선수가 15이닝 209구, 선동열 선수가 15이닝 232구를 던졌다. 경기는 결국 무승부였다.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이닝과 투구 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명승부다. 실제로 영화 《퍼펙트게임》에서 이 이야기를 다뤘다. 이들의 공식적인 맞대결은 1승 1무 1패였다. 


 투수뿐만 아니라 뛰어난 활약을 펼친 타자들도 많다. 연습생 출신인 빙그래/한화 이글스의 장종훈 타자, 그가 1991년 한일슈퍼게임에서 터뜨린 초대형 장외홈런은 지금도 일본 나가라가와 구장에 기념비로 기록이 남아 있다. 1994년 4할에 육박한 타율, 20개 홈런, 무려 84개의 도루와 196안타, 바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다. 더군다나 그의 아들인 이정후 선수는 이미 KBO 리그에서 맹활약하면서 2017년 신인왕 수상을 했을 정도다. 


 또한 KBO 최초의 안타, 타점, 홈런으로 타격 3관왕, 100호 홈런, 200호 홈런 등 숱한 ‘1호’ 기록을 남긴 이만수 선수, 감독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만수를 좋아한다. 아니 존경한다. 후배지만, 선수 시절에는 그만큼 노력을 많이 하고 은퇴 후에도 봉사를 많이 한 인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p115 


 허구연 해설위원이 개인적으로 아끼는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저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들에 대한 자질로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야구를 잘하고, 둘째 팬의 사랑을 받고, 마지막으로 좋은 품성과 바른 생활인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그들이라고.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우뚝 선 선수들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프로로서 실력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품성이 바른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야구계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통하는 보편적인 진리다.


 이외에도 이 책의 이야기 거리는 아주 풍성하다. 더군다나 사진도 많이 있어서 당시 기억을 되새길 수 있다. 내가 기억하던 것이 이렇게 책으로 남아서 좋고,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가 100년이 되더라도 참고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허구연 해설위원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을 시청했다. 여전히 야구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나중에 나이가 들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끊임없이 열정을 보이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한국 프로야구 40년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 생각과 실행 :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가 질적으로 더 성장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교야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하고, 또한 미국이나 일본에서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이 더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들이 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우고 땀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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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운이 따르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 돈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데일리 루틴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박재영 옮김 / 센시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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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긍정감’이 높아서 쉽게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 p23


 이 책은 ‘운’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운’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들이 노력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러한 유의 책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왔지만, 10가지 ‘운’을 끌어 모으는, 결국 돈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데일리 루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10가지 습관은 다음과 같다. 


 1. 운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2. 운이 좋은 척하면 운이 진짜 좋아진다. 3. 모든 말에 운의 씨앗이 숨어 있다. 4. 부정적인 생각은 찾아오는 운도 막는다. 5. 꿈이 있는 사람에게 운이 함께 한다. 

 6.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7. 운은 사람을 타고 온다. 8. 일상 속 작은 운을 발견한다. 9. 남을 위하는 마음이 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10. 웃음과 운은 전염된다.


 이 10가지 습관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바로 ‘긍정’이다. 긍정적인 사람에게 좋은 운이 생긴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타고나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각 목차마다 이러한 방법을 상세하게 일러준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실행을 안 하는 부분도 많다. 


 예를 들어서, 1장에 나온 “하루에 한 번 나 자신을 칭찬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한테 인색한 경향이 있다.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알면서, 막상 나 자신에게는 잘 못한다. 오히려 사소한 실수를 하면, 자신을 원망하고, 운명론에 빠진다. ‘넌 원래 그래, 그럴 줄 알었어’ 등. 이러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안 좋은 습관도 줄여야겠지만, 먼저 내가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해본다. 빈종이나 스마트폰의 노트에 현재 내가 잘하는 것을 적어본다. 아무것이라도 상관없다. 이를 통해서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면 세상을 향한 자신감이 움틉니다.” - p56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멀리하라는 말도 이해가 된다. 그러한 사람들은 늘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꿈을 꾸는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쉽게 자신의 태도를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멀리하는 편이 낫다. 만약 어쩔 수없이 만나야 하는 관계라면, 그것도 최소화하는 편이 낫다. 


 남의 의견은 참고하는 정도로만 받아드리고, 자신의 소신을 믿으라는 저자의 말도 인상적이다. 보통 주변의 사람들(특히 가족이나 친지, 친한 친구)은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물론 내가 귀담아서 들을 내용도 있지만, 결국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한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나 자신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소신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 


 만약 나와 친한 사람이 그러한 처지에 있다면, 나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강요를 해서는 안 된다. 특히 ‘너를 위해서 한다는 말’은 정말로 삼가야할 말이다. 


 험담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험담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상습적으로 남을 험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멀리하거나 또는 분위기에 휩쓸려 동참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험담도 결국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남에 대한 험담은 운을 가장 멀리 차버리는 말 습관입니다.” - p67 


 반면, 나를 인정해주고, 내가 배울 것이 있는 사람과는 함께 어울리는 편이 낫다. 그것이 바로 운을 끌어 모으는 지혜다.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과 어울리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물론 나도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의 관계에 좋은 순환이 생겨 운도 따릅니다.” - p32 

 

 이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모습과 메시지를 반복하다보면 나의 생각과 태도가 조금씩 바뀜을 느낀다. 이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만 자극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좋은 습관 시스템(생각과 행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조언은 아주 당연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특히 삼가야할 말과 생각이 있다. 바로 ‘바뀔 수 없는 상황을 앞에 두고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기분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이해는 하지만, 실행하기 쉽지 않은 것이 자기계발이다. 하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나라다. 확실히 남들과 다른 운을 끌어당긴다. 그것 중의 결과물이 돈과 사람이 될 것이다. 


 뭔가 나의 운이 막혔거나,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운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 생각과 실행 :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은 운을 끌어당기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운과 불운은 함께 온다’는 생각을 갖고, 겸허하게 나의 운을 받아들이면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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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
김종원 지음 / 이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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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는 방송, 극장, 테마파크, 호텔, 상점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 충성도 높은 관계 기반을 형성해 왔다. 온라인을 통한 관계 확장은 이미 훌루나 ESPN플러스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시가 총액이 350조원에 달하는 월트 디즈니 회사. 이 회사는 더 이상 놀이동산으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콘텐츠의 왕국으로 불리고 있다. 마이클 아이즈너가 디즈니의 제2 중흥기를 이루었다면, 바통을 이어받은 로버트 아이거는 통이 큰 딜을 통해서, 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을 인수했고, 21세기 폭스도 재임 거의 마지막에 인수를 진행했다. 


 픽사 인수 관련해서는 지분의 50%를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와 까다로운 딜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마블을 인수하면서 수많은 마블의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스타워즈로 대변되는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면서, 그야말로 화룡정점을 찍은 것이다.


 이러한 ‘빅 3’ 효과로 게임은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다.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다. 바로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디즈니의 매출은 2017년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바로 ‘코드커팅’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넷플릭스는 한 해 8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들었다.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인해 유료 방송 또는 케이블 TV 가입을 해지하는 코드커팅이 당시 미국 미디어 업계의 화두였다.” 


 코드커팅이 지속되면서, 디즈니의 핵심 콘텐츠인 ESPN을 비롯한 방송 매출의 하락이 시작되었다. ESPN의 가입자 수도 눈에 띌 정도로 감소했다.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의 위세는 대단하다. 2016년 국내에서 론칭 후 넷플릭스 이용자는 2021년 2월 기준으로 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2위 사업자는 웨이브로 약 400만 명에 이른다. 웨이브, 티빙, 왓챠, 주요 OTT 3사의 월간 순 이용자수를 모두 더 해도 넷플릭스에 미치지 못할 정도다. 


 전 세계 넷플릭스 월 이용자수는 2억 명을 넘겼다. 이렇게 넷플릭스의 아성을 무너뜨릴만한 상대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디즈니도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것이 바로 ‘디즈니 플러스’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디즈니의 콘텐츠는 아주 다양해졌다. 특히 마블의 수많은 캐릭터들이 앞으로 생성할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이들이 만든 세계관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마블은 디즈니 콘텐츠의 큰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스타워즈의 세계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스핀오프와 시리즈가 등장하고 있다. 

 물론 스타워즈는 9편으로 큰 이야기는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마블보다는 새로운 콘텐츠가 약할 수도 있지만, 스타워즈의 콘텐츠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놀이동산을 통해서다. 스타워즈의 새로운 놀이기구가 등장하면, 사람들이 더 몰리고, 입장료를 소폭만 인상해도 수익 효과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아이즈너는 15년간 월트 디즈니 회사의 CEO로 근무하면서, 디즈니의 제3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특히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서 디즈니를 콘텐츠 왕국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2017년 OTT 시장의 활성화로 회사가 위기에 빠질 기미가 보이자, 이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등이 아무리 자체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고 해도, 마블의 세계관, 스타워즈의 열성팬을 거느리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보다는 조금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디즈니 플러스가 론칭한 첫날 가입자 수가 무려 1,000만 명에 달했고, 2020년 8월 전체 가입자 총합이 1억 명을 돌파했다. 


 물론 넷플릭스와 아마존도 만만치 않다. 자체 제작하는 콘텐츠를 늘리고 있고, 수평적 확대, 사용자의 기호에 따른 알고리즘 개발 등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CEO 밥 차펙은 막중한 사명을 갖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른 OTT 업체와 결전을 벌여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콘텐츠 사업에도 명과 암이 엇갈리고 있다. 


 “넷플릭스로 인해 제작 프로세스의 선진화도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한다.” - p203 


 이러한 이유로 높은 제작비를 지원받는 넷플릭스에 드라마가 몰리면서, 넷플릭스 드라마와 비 넷플릭스 드라마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지상파와 종편 등의 드라마 품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가 안정적인 판매처가 되지만, 저작권을 모두 줘야하기 때문에 제작사들은 추가 수익원이 막히는 문제가 된다.


 반면 한국의 OTT 업체도 콘텐츠 제작 및 투자 확대로 공세를 하고 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발표했으며, 티빙과 KT 스튜디오 지니는 2023년까지 각각 4,000억~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 p209 


 저자는 국내 OTT 업체가 성공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먼저, 글로벌 OTT와 똑같은 수준으로 사용성을 개선해야 한다. 둘째, 넷플릭스와 콘텐츠 거래 질서를 재조정해야 한다. 셋째, 토종 OTT도 TV로 과감하게 진입해야 한다. 넷째, 디즈니플러스 제휴를 평등하게 추진해야 한다. 다섯째, 디즈니플러스에 대응할 IPTV의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 여섯째, 아시아 진출을 위해 토종 OTT 연합을 추진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여전히 OTT의 최강자인 이유를 잘 생각해보고, 국내 OTT 업체도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국내 업체 간 연합이 필요하고,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존 IPT와의 교통질서도 필요하다. 

 

 - 한 줄 요약 : 디즈니의 OTT 시장 진출 배경, 넷플릭스의 전략, 그리고 이에 맞서는 국내 OTT 업체의 현황을 알려준다. 

 - 생각과 실행 : 미국 OTT 업체의 규모의 경제에 맞서서 국내 업체 간의 연합, 차별화가 필요하다. 물론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제작을 통해서 국내 업체의 콘텐츠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배운 노하우를 다른 국내의 OTT 업체들도 참조했으면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타깃팅하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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