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글쓰기 - 읽히는 이야기와 쓰는 삶에 대하여
이영관 외 지음 / 사회평론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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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는 수단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말이고 하나는 글이다. 말은 휘발성이 강해 그 형식과 내용 면에서 조금 더 자유롭지만 글은 영원이 남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형식과 용어의 선택, 문장 구성 능력 등 보다 복잡한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은 참 힘들다. 4차 산업 혁명과 SNS, AI와 영상매체가 발달한 세상에서 갈수록 글의 중요성은 줄어드는 것 같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장 넓게, 그리고 오래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역시 '글'이다.


글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편지, 에세이, 시, 소설, 논문, 기행문 등. 이 책은 그런 다양한 글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글을 써내려 가는지, 각자가 생각하는 글쓰기란 무엇인지를 엮은 이야기다.


분야는 다양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비결은 역시 좋은 생각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글이라는 수단도 좋은 생각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탄생하는 것 같다. 많은 것을 바라보고,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작가들의 공통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자기 자신만이 아닌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글을 통해 자신이 알게 된 것과 경험한 것, 느낀 것을 공유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 그렇기에 좋은 글은 본질적으로 이타적인 사람만이 쓸 수 있다.


무술의 달인이 되고 싶으면 좋은 사부를 만나야 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요리사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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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합격 족보 - 서울대 합격자 30인이 직접 만든 100% 실제 합격 생기부 & 면접 전략
서울대 수시 합격자 30인 지음, 한정윤 기획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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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학을 가기 위해 수시를 준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생기부 작성과 면접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안타깝지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전략이 필요하고, 공부만 잘하기 보단 공부'도' 잘하면서 자신의 스펙을 관리해야 한다.


이 책은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만 참고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현실적으로 한국의 대학교는 서열화되어 있고 서울대는 그 대학 서열의 최상위에 위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 수시에 합격한 합격자들의 생기부 작성 요령과 노하우는 다른 대학 수시 준비에도 충분히 참고할 수 있다.


이 책은 서울대 합격자 30명이 경험하고 작성한 수기를 중심으로 생기부 작성과 면접 준비 팁을 정리한 책이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대학 진학의 조력자이자 생기부 작성자라고 할 때 이 책은 교사들이 생기부를 작성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서로 다른 전공에 진학한 학생들이지만 이 학생들의 수기를 읽다보니 하나의 일관된 자세를 읽을 수 잇엇다. 바로 '주체성'이다.


교육 현장에서 흔하게 쓰는 말 중에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 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안타깝지만 학교와 교사만 믿고 바라보고 있어서는 대학진학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뒤 성실하게 학교 생활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결국 합격자들의 비법은 '자신의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고 주체적으로 하였는가'와 '그것을 얼마나 남에게 잘 어필 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어떻게 생기부에 녹여낼지 학생 스스로가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성공적인 대학 진학을 위한 주체성을 가지는 첫 방법이 바로 서가에 꽂힌 이 책을 꺼내들고 탐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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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변의 놓치면 호구 되는 최소한의 법률상식 - 꼭 알아야 할 생활법률
허윤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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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로부터 무료로 책을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별로 좋은 말은 아니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있다. 당연히 주먹이 가까워서는 안되겠지만 이 말에는 그만큼 일반 사람들에게 법은 멀게만 느껴지고 또 그만큼 어렵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법을 공부해본 사람이 아니거나 많은 재판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갑자기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될 때 많은 사람은 공포에 가까운 당혹감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선택지는 참는다이다. 법이 그만큼 어려우니까, 비용이 많이 드니까 내가 그냥 기분나쁜 것, 약간의 손해를 보는 것을 경험하며 에이 그냥 재수가 없다, 좋은 인생공부한 셈치자며 넘기기 일수다.

 

하지만 진정한 법치주의 국가라면 법은 약자를 보호하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 책은 멀게만 느껴지는 법과 재판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어려운 법률 용어, 판례들 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례를 가져와 쟁점과 대처방법을 알려준다.

 

층간소음, 교통사고, 직장에서의 휴가, 저작권, 자취방 계약, 집계약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사례에 관해 법적 지식을 알려준다.

 

다른 내용보다 눈이 가는 내용은 직장생활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직장인이다보니 피고용인을 보호하는 내용이 눈에 띠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교사이다 보니 노동법에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직장 내 괴롭힘을 상당히 당해본 나로서 우리 교사들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았으면 덜 억울하고, 나의 권리를 보다 잘 보호받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결국은 알아아 보호를 받고 내 권리를 찾을 수 있다.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두려움이 엄습하는 요즘, 보다 많은 사람들이 법의 보호를 받아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좀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믿음 위에 삶을 쌓아 올린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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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30만부 기념 거울 에디션)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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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body civil anymore. 

 하얀 얼굴, 초록색의 삼각형 눈 화장, 언제나 웃고 있는 입 모양의 분장을 한 조커의 눈에 비친 세상은 그러했다. 영화 조커의 주인공 아서 플랙은 어느 동화에나 나올법한 착한 청년이다. 작고 깡마른 체격을 가진 아서 플랙은 우울증과 정신병을 앓고 있다. ‘당연히그는 가난했으며 아픈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한없이 우울한 그에게도 작은 꿈 하나가 있었으니 그는 코메디언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를 고담시의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버스에서 자신을 처다 본 아이를 웃겨주려고 따스하게 다가간 그였으나 아이의 엄마는 아서를 비난했고, 자신의 친아버지라고 생각한 부자 토머스 웨인은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자신의 롤모델인 머레이는 그의 재능을 무시하고 비웃었다. 혐오와 차별, 냉대와 무관심이 아서를 혼돈과 무질서의 화신 조커로 변화시켰다.


 이것은 영화 속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냉대와 조소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로서 존재한다. 혐오와 차별을 겪은 모두가 조커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사회 속에는 혐오와 차별로 인해 조커가 태어난다. 그리고 이 조커는 자신을, 타인을, 우리 사회를 파괴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불편한 책이다. 나에게도 그랬다. 이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혐오의 사례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민주 시민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은 자신이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양성, 포용, 평화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고, 이러한 가치에 손상을 끼치려는 그 어떠한 움직임도 거부한다.(그리고 그 움직임은 이번 12.3내란 사태를 거치면서 다시 한 번 증명되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 누구나 한 번 쯤은 크리스마스에 결핵환자를 위해 크리스마스 씰을 사본 경험이 있을 것이고, 길에서 불우이웃에게 성금을 기부한 일이 있을 것이다. 또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를 해보았거나 가사 일을 어머니에게만 맡기는 아버지를 속으로라도 원망해 보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은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사례는 잊고 있었던, 아니 잊고 싶었던, 어쩌면 우리가 정당한 이유를 들먹이며 일상에서 해왔던 혐오와 차별을 들추어낸다. 누구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물질적, 심리적 지원을 한 경험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한 번 쯤 사회적 약자들을 혐오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여성, 난민,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성적 소수자 등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 선입견, 입장, 사회적 지위, 종교에 따라 다른 사람을 차별하고 그들을 탄압하는 우리의 모습을 이 책은 마치 거울처럼 보여준다.


 확실히 이 책은 불편한 책이다. 읽는 내내 나는 내 스스로 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작업은 결코 성공하지 못했고 나에게는 찜찜한 마음이 남아 있있다. 그러던 중 한 직장동료와 대화하면서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 직장동료는 장애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던 동료였다. 나는 당시 다른 동료를 소위 뒷담화하며(이것도 분명 또 하나의 차별이리라.)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A는 정말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에요. 마치 공감능력에 장애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해버렸다.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나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렇다 나야말로 선량한 차별주의자 였던 것이다.


 좋은 책은 독자를 변화시키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평소같으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나갔을 나의 농담이 나는 스스로 너무나 불편했다. 나는 바로 동료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나의 행동을 반성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이제는 알아버렸다. 이 책을 읽기 전 불편하지 않있던 것들이 이제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진정한 평등이라는 것이 실현가능한 것이겠냐고. 자유, 공존, 평화, 휴머니즘은 이상에 불구한 것이지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이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 공존의 조건으로서 평등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고정된 옳은 삶을 규정하지 않는 이 해체의 시대가 버겁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는 인류가 지속적으로 갈구하는 자유를 획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p.204.)

 

나는 내가, 네가, 우리가, 모두가 자유로운 시대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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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 - 한국 최초 신문 연재 네컷만화로 100년 전 날것의 식민지 조선을 보다
전봉관.장우리 편저, 이서준.김병준 딥러닝 기술 개발 / 더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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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식민지 조선은 어떤 시대였는가? 일제의 국권침탈로 인해 조선은 식민지로 전락해버렸다. 조선인들은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박탈당하였고, 조선이 독립국이라고 말하는 것조차 일제에 의해 금지당햇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체포, 투옥, 고문을 당했고, 제국의 2등 신민으로 떨어졌다. 세계대전이 터지고 나서는 물자, 사람, 심지어 숟가락까지도 빼앗긴 시대. 한마디로 암울한 시대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시대에도 웃음은 있었다. 이 책은 1924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신문연재 만화 <멍텅구리>를 모아 복원하고 엮은 책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이미지 파일을 분석하여 명료화하고, 현대어로 풀이를 하여 주석을 덧붙인 저자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좋은 책이다.


주인공 최멍텅은 한량이다. 부모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았지만 별다른 직업도 없이 허튼 일이나 하며 세월을 보낸다.기생 옥매를 사랑하여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일을 벌리기도 하고, 순사에게 맞기도 하고, 세계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세계일주를 떠나기도 한다. <멍텅구리>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최멍텅의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멍텅구리>가 단순히 웃긴 만화정도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멍텅구리>에는 당시 식민지 조선에 살았던 우리 민족의 삶과 일상이 담겨있다. 각 에피소드를 읽으면 일제에 의해 민물 게장이 금지되고 양담배의 수입이 금지되었던 당시 시대의 모습, 너무 기쁜 나머지 만세를 부르자 다시 3.1운동이 일어난 줄 알고 출동한 경찰의 모습,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가운데 경성과 평양에 설치된 비행장 등 당대의 사회 모습과 문화 코드를 읽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그 자체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사료가 된다. 날카로운 어조와 직접적인 비판, 조선인들의 자각과 계몽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없었던 시기, 조선일보의 지식인들은 만화라는 장치를 통해 당시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일제의 단속에 적발되면? "이것은 만화인데 뭐. 왜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나?" 하고는 가볍게 넘길 수 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 만화를 통해 너무나 힘들고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동포들을 위로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최멍텅은 말한다. "세상사람이 나를 멍텅구리라고 놀리지만 내가 보기에는 세상사람이 모두 멍텅구리로 보입니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기에 난데없는 계엄을 겪고, 그것을 옹호하는 자들이 득세하고,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내란 수괴는 아직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있자면 최멍텅의 말대로 우리가 바로 멍텅구리가 아닐까?


식민지 조선의 사회와 문화를 재밌게 이해하면서 동시에 당대의 역사자료를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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