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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하나 잊지 말자는 것이다 - 만화로 읽는 나혜석
유승하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제 강점기 논란의 중심에 선 화제의 인물. 근대적 신여성 나혜석의 삶을 알아 볼 수 있는 만화이다. 조선 여성으로서는 특이하게 서양화가,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사상을 가졌던 인물이다. 또한 당대 지식인이었던 이광수, 최린과도 썸씽이 있었던 여성이었다.
어렸을 때 위인전을 읽을 때는 편했던 것 같다. 나와는 다른 엄청 훌륭한 인물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사람의 절대적인 선, 위대한 업적과 삶의 자세를 본받으려고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 공부를 하면서 세상 사는 것과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무 자르듯 한 면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절대적으로 악한 인간은 잘 없다.(잘 없다는 것이지 있기도 하더라.)
나혜석의 삶과 사상은 오늘날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기에도 충격적인 부분이 많다. 물론 여성의 해방과 자유인으로서 시대적 굴레를 벗어나려고 했던 모습은 동감이 가나 연애, 결혼, 육아에 관한 그녀의 사상은 한 쪽으로 치우친 면이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시대적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봉건적 잔재와 사회적 차별이 남아있던 시기, 그 굴레를 벗어나고자 한 적극적인 몸부림의 한 방향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 책은 그런 시대적 속박을 넘어 그림과 글에 관한 자신의 열망을 온 힘으로 표출한 여성의 삶을 만화로 잘 표현해주고 있다. 다만 그녀가 지닌 부정적인 면모도 역사적 사실로 존재하므로 그러한 부분을 좀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만화에 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다양한 관점을 가져본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 사람의 시각, 역사가의 시각, 오늘날 우리의 시각에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분석하는 것은 나만의 역사관을 확립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혜석의 삶을 당대의 시대적 현실 속에서 각자의 관점으로 들여다보기를 여러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