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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의 갈림길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평점 :

마이클코넬리 작가의 회생의 갈림길이 RHK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습니다.
넷플릭스시리즈 링컨차를타는변호사의 원작 시리즈물로 이미 법정스릴러장르에서는 그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도파민이 뿜어져나오는 소설의 오프닝을 통해 왜 이 소설이 이토록 인기를 얻고 있는지 한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소설은 프롤로그와 극초반부를 통해 이제 완전히 정의의 편에 선 변호사 미키 할러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던 호르헤 오초아를 무죄로 감옥에서 꺼내오며 힘없고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한 스타변호사가 되는 장면과 그의 이복형이자 미키 할러의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퇴직 경찰 해리 보슈의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수사 감각을 선보이며 시작합니다.
사실 이 소설 회생의 갈림길은 책 뒷부분 소설의 간단한 소개를 통해 대략적인 줄거리를 모두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잘못되었습니다. 이의를 제기합니다!"
평범한 시민에게 살인 혐의를 씌운 사법 체계를 향한 통쾌한 반격
이라는 문구를 통해 회생의 갈림길을 읽는 독자들은 모두 미키 할러가 억울하게 살인혐의로 5년째 수감중인 여성을 멋지고 통쾌하게 승소해 무죄로 만들어 주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는 사실 알고 보니 억울한 줄 알았던 여성이 진짜 살인범이였다던가 하는 미스터리 소설 장르 특유의 반전이나 혹은 미키 할러가 재판에서 패소해 여성을 구하지 못한다던가 하는 배드엔딩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시작합니다.
사실 마이클코넬리의 미키할러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미 모두 아는 사실이고 또 우리가 링컨차를타는변호사 시리즈에서 기대하는 재미는 그런게 아니니까요.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숨막히는 법정 공방으로 인한 진실게임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겠지만 이게 가능하게 해주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케릭터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보슈는 조수석에 앉아서 프랭크 실버가 준 포켓 파일을 살펴봤고, 조수석에 앉은 것은 굳이 뒷자석에서 자료를 다 펼쳐놓지 않고도 검토를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 듯 했다. p117
할러는 서프보드를 들고 해변에 서서 30미터 높이의 파도가 몰려오는 것을 올려다보고 있는 사람 같았다. 국가는 무제한의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 반면에 할러는 의뢰인을 위해 맞서는 한 명의 인간에 불과했다. 보슈는 그런 행동이 숭고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p239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는 이번 신작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해리 보슈가 운전하는 링컨차에 할러가 조수석에 탈지, 뒷자석에 탈지로 자존심 싸움을 하는 유치한 형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후반부에는 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 정의를 구현하던 해리 보슈가 수임료와 자신의 성공과 인기 외에는 신경쓰지 않던 미키 할러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존중을 넘어서 존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처럼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미키할러의 모습은 계속해서 변해갑니다.
책의 표지 마지막장에는 시리즈물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는데요.
첫 작품에서 가장 부패한 변호사 미키 할러는 작품이 추가될 때 마다 미워할 수 없는 속물 변호사로 그 다음은 악당 전문 변호사, 법을 이용할 줄 아는 속물 변호사가 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국가 권력으로 부터 억울한 희생자를 위해 싸우는 숭고한 변호사가 됩니다.
논리적인 요소에 입각해 진실공방을 다투는 미스터리소설과 다르게 이 소설은 법정스릴러가 가질 수 있는 재미를 최대한으로 보여줍니다.
누가 봐도 확실한 증거지만 법에 의해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보고도 판결에 영향을 미치면 안되는 요소나 증거와 증인 그리고 이를 채택하는 문제로 싸우고 있는 검사와 변호사를 보면 확실히 법정스릴러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재미가 느껴집니다.
한 때 악당변호사였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아슬아슬하게 법의 허점을 이용하며 넘지말아야 할 선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무고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무모해보이는 싸움을 하는 미키 할러와 끝끝내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거대한 배후세력을 극복하며 카타르시스를 선물한 소설 회생의 갈림길.
이 회생의 갈림길이 피해자 루신더가 나아갈 무죄방면의 길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변호사로 누구를 위해 살아갈 것인지를 뜻하는 미키 할러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433p의 짧은 한 줄, [내가 바라던 대로 됬다.]를 읽을 때의 쾌감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꼭 즐겨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