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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평점 :
저는 영화보는 것을 정말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에 대한 생각을 나누거나 유투브를 통해 다른 사람의 영화를 본 소감을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가 오늘 본 책은 영화관에 간 의사입니다.
의사의 시점에서 스물한편의 영화를 의학적으로 감상하고 해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영화를 보았는지가 이 책에 몰입하게 되는 정도를 결정하게 될 텐데요. 다행히 이 책에 수록된 영화는 굉장히 대중적이거나 혹은 작품성으로 유명하고 이슈가 된 작품들을 위주로 다루고 있어 영화장르에 있어 꽤 편식이 심한 저도 21편의 작품중 17편이 이미 제가 시청한 영화였습니다.
각각의 주제 - 죽음과 생이 공존하는 곳, 그들은 왜 그렇게 아파했을까, 영화속 질병 이야기,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에 따라 21편의 영화는 5~6편씩 분류가 되어 수록되었고 그 중에 특히 인상깊었던 파트를 소개하고 싶네요.
21편의 영화 중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영화는 바로 공포영화 곤지암입니다.
왜 병원은 자주 공포영화의 무대가 되는지에 대한 의사의 시점에서 그 이유를 분석하는데요.
우리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병원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이미지로부터 연상되는 음울한 분위기와 부정적인 느낌을 넘어 고대그리스 병원의 기원까지 의사만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각에서 병원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대한 해석은 영화 곤지암의 무대가 되는 정신병원을 조금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해줍니다.
두번째로 소개드릴 영화는 진격의 거인입니다.
아니 의사선생님이 이런 만화도 본다구?! 싶을 정도로 의외의 픽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평범한 시선에서 입체기동의 멋진 전투가 아닌 거인의 계승과 관련된 유전학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프리온병과 쿠루병 그리고 거인의 사체를 먹어 거인의 능력을 전승하는 방식을 보며 비현실적인 진격의 거인 속에서 과학적인 이론들을 찾아내는 것은 신기하면서 놀랍습니다.
마지막은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 토르 러브앤 썬더입니다.
스스로를 마블의 팬이라 밝힌 저자답게 이미 앞서 소개된 가오갤에 이어 토르까지 분석합니다. 신화속 존재를 모티브로 한 케릭터 토르답게 다양한 신화에서 가져온 설정에 대한 해박한 분석은 물론이며 여기에 의학적 분석이 더해집니다.
토르의 연인이었던 제인의 죽음에 대한 사실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발키리의 부상을 통해 발키리 역시 인간과 신체구조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추측하는 내용이었는데요.
확실히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가슴에 확 와닫습니다.
같은 영화를 봐도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포인트에 집중하고 다른 디테일을 잡아내며 다른 이해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같습니다.
저는 물리학을 전공했고 와이프는 약학을 전공했는데 배트맨을 보며 캣우먼이 배트맨을 한손으로 끌어올리는게 말이 되는가에 대한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확실한 건 이 책을 통해 수록된 영화들을 의사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은 평소에 제가 영화를 즐기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관점이었고 색다른만큼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왔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조금 더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개념자체를 크게 넓혀준 책 '영화관에 간 의사'를 하반기 개봉할 수많은 기대작을 보기 전에 읽어보는 것도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