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 허블청소년 4
케빈 윌슨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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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케빈 윌슨의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로 풋풋한 소년 소녀들의 열여섯살 흑역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열여섯이란 나이에 맞게 순수하지만 조금은 발칙한 시골 소녀 프랭키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와 세 오빠와 함께 시골마을 콜피드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 프랭키 앞에 잠깐 방학 때만 시골마을에 내려온 멋진 도시 소년 지크가 등장하며 두 소년소녀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문제는 이 둘의 눈에 들어온 물건이 하필이면 고장난 복사기였다는 것.

소년은 예술혼을 불태워 피뭍은 포스터를 그리고 소녀는 '뭔가 정말로 기묘한 거. 말하자면 아무 의미는 없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말하자면, 뭔가 의미 있어 보이는 거.'에 딱 맞는 멋진 문장을 떠올린다.


'가장자리는 판자촌, 금 탐광꾼 우글거리고, 우리는 도망자, 법은 우리를 잡으려고 잔뜩 허기졌지.'


그렇게 이 시골마을에서 시작해 전국을 들썩이게 할 기묘한 포스터가 완성된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포스터를 마을 곳곳에 붙이기 시작하지만 마치 지금의 밈처럼 이 포스터는 스스로 생명력을 가진 것처럼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더니 이내 사람이 죽어나가는 사고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제 두 청춘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 어떻게 퍼져가는 지 조금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리고 다른 한켠에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한 채 스스로를 둘러싼 가정 문제들과 성장기의 고통과 사랑을 견뎌내며 어른이 되어간다.


소설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는 별 생각 없이 벌인 일이 내 의도와는 다르게 어떻게 퍼져나갈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의도만큼 해석도 중요하다는 것을 사소한 포스터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그려낸다.


특히나 이 소설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프랭키가 이 사건 이후 불안을 안고 어른이 된다는 점이다. 그녀는 고의로 직접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남을 해치려 한 적도 없지만, 저절로 부풀려진 사회적 공포의 책임을 혼자 짊어지게 된다. 이는 열여섯의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이라고 느껴졌다.

우리는 종종 결과만 보고 누군가를 쉽게 비난하지만, 그 사람의 의도가 어땠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그런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작품의 현실적인 결말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야기의 끝에서 프랭키는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잊거나 극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쨌든 인정하고 이를 통해 한걸음 또 새롭게 걸어 나가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말과 표현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의 실수를 너무 쉽게 비난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우리 모두는 불안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불안을 키울 수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를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꼭 한 번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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