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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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비 하면 내게는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장르의 명가 이미지가 강렬한데 이번 소설 거짓말 컨시어지는 제목에서 풍겨오는 강력한 본격미스터리의 느낌과 다르게 오히려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귀찮고 신경쓰이고 스트레스 받는 소소한 요소들로부터 힐링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열 한편의 단편들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먼저 쓰무라 기쿠코 작가 특유의 오밀조밀하면서 따뜻한 문체와 일상과 밀접해서 더 공감가는 이야기가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영화 '나우 유 씨 미'와 배우 '마크 러팔로'는 실제로 존재하는 배우이면서 나도 재미있게 본 영화라서 그런지 괜히 반갑고 더 일상적으로 느껴지며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친근하게 다가오게 만든다.

표제작인 '거짓말 컨시어지'의 내용만 보아도 거짓말 그 자체가 매우 작고 소소하며 너무 별거 아닌 거짓말들이라, 나는 이보다 더 심한 거짓말도 매일매일 밥먹듯 죄책감없이 하고 있는데 싶어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거짓말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따뜻함에 힐링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동아리를 탈퇴하기 위해서, 회사 골프 약속을 취소하기 위해서 끙끙 앓으며 어떻게 핑계를 댈지 고민하는 이들을 보면 회사에서 하루종일 땡땡이 치고 거짓말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는 나는 마치 대단한 거짓말 능력자가 된 것 처럼 가슴한켠이 우쭐해지기도 한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첫번째 단편인 '세번째 고약한 짓' 이었는데 평범한 하루를 보내며 원치 않게 받게 되는 여러 스트레스들을 다들 저마다의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고무줄을 팅기거나 연예 가쉽기사를 읽는 등의 평범한 스트레서 해소 습관도 있지만 그릇을 훔쳐 깨거나 게임 속 케릭터를 학대하는 조금은 고약한 습관도 그려진다.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 어떻게 이 긴 하루를 건너는지 생각해보게 만든 에피소드라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단 음식을 마구잡이로 먹거나 18개월된 딸의 발냄새나 정수리 냄새를 맡아보거나 혹은 사람이 마구 죽어나가는 추리소설을 읽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다.

쓰무라 기쿠코의 단편소설집 거짓말 컨시어지 속에는 와장창하고 터지는 대박사건은 없다. 엄청나게 불행하거나 힘든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작품 속 고민은 내가보기에 굉장히 소소하고 누군가는 그냥 생일을 보내고 있으며 또 누군가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진솔하게 다가오는,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범하지만 따뜻하게 다가오는, 말 그대로의 하루의 소소한 힐링 소설 단편집 '거짓말 컨시어지'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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