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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로그인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대만의 소설작가 우샤오러의 죽음의 로그인을 보았습니다.
굉장히 특이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매우 조화롭게 어우러져 특유의 재미를 발산하는 작품으로 다가왔는데요. 특히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대만이라는 나라의 독특한 색채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설 죽음의 로그인은 한 때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성장하던 가족의 자랑 천신한이 교통사고로 인해 생겨난 초능력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방구석 폐인이 되어 인생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시작합니다.
천신한은 스스로 죽기를 결심하고 좁은 자신의 방을 나서고 우연히 노숙하던 남자를 만나 대화를 통해 어떻게든 살아보기로 결심합니다.
"천신한, 난 진지해. 나한테는 그래. 인생이란 내가 잠깐 내가 할 일 없을 때 잠깐 관심을 쏟는 일일 뿐이야. 중간에 포기해버린 게임같은 거지." p65
천신한은 잘못한 것이 없다. 그 점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게임이란 것은 결국 언젠가는 로그아웃해야 하지 않던가? p82
그런 천신한이 선택한 자신이 살아갈 방법은 한 때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벗어났던 '게임'으로의 로그인이었습니다.
그는 게임속에서 우정을 나눌 동료이자 친구도 만나게 되고 얼굴도 모르는 채로 여성유저와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실 천신한이 방을 나설 수 없는 이유는 교통사고 후 그에게 타인의 죽음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막지 못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했지만 그녀가 게임 속에서 사랑하나 소녀 시리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 시리에게도 죽음의 징조가 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를 구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천신한은 다시 게임을 통해 게임을 벗어나 현실로 돌아옵니다.
천신한은 시리 역시 따돌림으로 인한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죽음의 원인이 게임속에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같은 길드 내 유력한 용의자들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처음 천신한은 소녀 시리를 만나는 날 잘생긴 친구의 사진을 보내고 친구를 대타로 보내는 등 온갖 추태를 다 부리던 비겁한 남자였지만 시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트라우마조차 잊고 동분서주하는 동안 다시 과거의 빛이 나던 시절처럼 조금씩 성장해갑니다.
소설 죽음의 로그인은 먼저 언급했듯이 다양한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성냥이라는 친구의 회상부터 그의 절친 허칭옌과의 관계 그리고 인터넷 비밀 포럼과 교내 따돌림문제부터 가스라이팅까지, 어찌보면 주제들이 범람한다 싶으면서도 어느 하나가 과하게 튀지 않게 조화를 이룹니다. 이를 통해 우샤오러 작가의 구상과 필력에 감탄하게 되구요.
소설에 사용된 소재도 크게 죽음을 보는 능력으로 대변되는 초능력과 온라인게임이 있는데 둘 모두 어느 하나가 곁가지로 가볍게 소모되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주요하게 사용됩니다.
초능력자는 천신한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작품속 세계관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천신한이 즐겨하고 인정받고 사랑하는 소녀 시리를 만난 게임 위그드라실 역시 설정이 탄탄합니다.
요즘 시대의 체계화된 온라인게임이 아닌 낭만이 넘치던 과거의 MMORPG의 느낌이 물씬 풍겨옵니다.
전반적으로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렸던 인터넷 포럼 속 가스라이팅을 통한 착취를 다루고 있으며 이 소설 출간 이후 대만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대대적으로 적발되어 큰 충격을 주었다는 작품 죽음의 로그인.
판타지적인 요소인 초능력이 등장하지만 그 결말만큼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책을 덮은 뒤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우샤오러의 소설 죽음의 로그인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