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 때마다 미칠 듯이 떠오르는 건 신동엽 시인의 4월은 갈아엎는 달이란 시입니다.
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산천은 껍질을 찢고속잎은 돋아나는데4월이 오면내 가슴속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우리네 조국에도어느 머언 심저, 분명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갈아엎는 달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일어서는 달(1966년 4월) - P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십오륙 년 전 가을, 외가에 갔다가 외가 뒤안에 빨갛게 익은 수유를 처음 보고 정이 쏠려 심어 보겠다고마음먹었습니다. - P31

스님, 밭에 곡식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니까 잡초, 독초가 기를 쓰고 자랍니다. 곡식이 자리 잡고 제대로 크면 잡초가 맥을 추지 못합니다. 세상도 그런 게 아닌가여겨 봅니다. - P36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삶이란 그 무엇(일)엔가에 그 누구(사람)엔가에 정성을 쏟는 일이라고. - P37

한시간에 한 치쯤 매니까 일곱 자매자면 일흔 시간.
•걸리는데 옛날은 물론 지금도 자리 매면서 시간 따질라면 안 매는 게 좋지요. 날 건 다음 틈틈이 매다 보면 어느 틈에 손 뗄 때가 되는 게 일이지, 눈에 쌍심지 돋우고분초 다투며 살아봤자 고달파 나가자빠지지 별 수 없습니다. 물론 어떤 일에 몰두하는 것과는 다르지요.
스님, 시류 타다 보면 안달하고 달달 볶이고 말 것 같아요. 그거 타지 말았으면 해요.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은 아쉬워하는 자의 것이 아니라누리는 자의 것이라는 것.
시간을 붙잡고 한탄하는 자에게시간은 회한이겠지만이 시간을 붙잡고 누리는 자에게시간은 선물이다. - P2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다해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만, 하고 바란다면.
온 마음을 다해 나아가야 한다.
물론 인생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멀어서 엄두가 나지 않거나,
내가 정한 방향의 길이 험난해서 눈물이 나거나,
힘들게 도착한 그곳이 낭떠러지일 수도 있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묵묵히 가다 보면어느 순간 모퉁이가 나오기도 한다.
그 너머에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라서그대로 멈춘다면.. 그 길은 거기까지다.
그러나 모퉁이를 돌아서면그토록 그리웠던 사람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것이거기,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막막하고 서럽더라도모퉁이를 향해 한 발 두 발 나아가보자. - P1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이 귀중한 선물이라고 해도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으면그 선물은 이미 선물이 아니다.
자연을 느끼는 법도 습관이고 공부다.
창을 열어 바람을 호흡해본다.
하늘의 구름을 시선으로 좇아본다.
눈을 감고 흙을 밟아본다.
손가락으로 나뭇잎을 쓰다듬어본다.
꽃의 향기를 맡아본다.
꽃들에게, 바람에게, 나무에게 눈인사를 전해본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자연이 내게 손인사를 한다.
‘안녕, 안녕, 안녕...?
감동 가득한 자연 속에서 나는 여행자다.
이 여행에는 가이드도 없고 종착지도 없다.
단순히 보고 듣고 무감각하게 돌아오는 관광객이 아니라오래 시선을 주고 느낌을 간직하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
마음이 실타래처럼 엉켰을 때 길을 나서면,
우리 동네도 낯선 여행지가 된다.
꽃과 구름과 바람에 두근두근 설레는 순간, 지독히도 불리지 않던 일이 내 앞으로 쫘악 카펫을 깔아 준다.
- P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