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것이 잘못이라는, 몹시도 큰 잘못이라는, 그럼에도 필요한일이라는 사실 또한 느낀다. 왜냐하면 전쟁에는 그 자체의 논리가있기 때문이다. 책임을 회피하려 안간힘을 쓰는 겁쟁이들의 영원한 변명 말이다. - P212

모르는 채로 사는 것과 알기를 거부하는 것, 그 둘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 P228

"내가 그랬지, 난 네 아빠가 말하는 종말론은 안 믿는다고." 할머나는 매디에게 그렇게 말했다. "세상은 우리가 허락하는 만큼만 추해지는 법이야."
신들은 순순히 죽지 않을 것이다 261 - P261

미술의 모든 형식을 통틀어 가장 고귀한 것은 서예다. 서예는 쓰는 이의 기운, 즉 기(氣)를 억제하고 방출함으로써 생각을 보존하고정서를 포착하는 기예지. 서예 연습은 태극권 수련과 같아서 쓸데없는 동작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쓰는 이는 종이에 첫 획을 긋기도전에 이미 마지막 획이 어디서 끝날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북두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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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찍한 건. 카이라는 속으로 생각했다. 인간은 결정해야 하는부담을 겪는 것만으로 망가져 버리기도 한다는 거지. - P19

문명국이 살기 좋다는 이유가 바로이런 것이 아니던가? 전쟁을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누군가다른 이가, 무언가 다른 것이, 나를 대신하여 생각해 줄 테니까.

루프 속에서 - P34

자신들 바로 곁에 걸어가는 괴물의 존재를 망각한 채로 - P34

다른 사람을 보호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야말로 성장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니던가?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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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때‘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이다. 살다 보면 ‘물때‘와 같은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시간‘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물이 들 때가 있고, 나갈 때가 있다. 잘될 때가 있으면 안될 때가 당연히 있다. 이 ‘물때‘
와 같은 시간마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조급함‘이다. 항상 잘되어야 하고, 안되면 불안해 어쩔 줄 모르는 조급함 때문에 참 많은 이가 불행해졌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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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압축하고, 생략한다. 말을 하다가 마는 것, 그것이 시의 특성이다. 시는 하나의 말없음표…. 그 말없음표로 자신의 가장 내밀한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언어는 기본적으로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진실한 감정이나 깨달음 같은 것을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는 긴 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 몇 마디의말, 눈빛, 손짓 같은 것으로 언어 너머의 것을 이야기한다. 바쇼는 문하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모습을 먼저 보이고 마음은 뒤로 감추라."
시의 의미는 뒤로 감추고 모습을, 풍경을 먼저 보이라는 것이다. 설명하지 말고 묘사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직접적으로 토로하는 것은 이류시인이나 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하이쿠는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가시적인 것들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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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세상 속 한 줄의 시를 읽는 순간의 여유‘
아득한 옛날부터 일본인들은 한 줄짜리 시를 즐겼다.
5-7-5-7-7 글자수도 맞췄다.
이를 와카라 한다.
더러는 이도 길다고 5-7-5로 줄였다.
이를 하이쿠라 한다.
여기엔 반드시 계절을 나타내는 ‘키‘가 들어간다.
더러는 이를 무시하고 재치와 풍자의 해학을 담았다.
이를 센류라 한다.
이 시들은 존재를 포착하는 언어의 스냅사진과도 같다.
이 존재는 순간의 장면이다.
이 장면들엔 자연이 있고 인생이 있고 마음이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꽃과 새, 달과 별은 기본개구리, 매미, 벼룩, 까마귀, 비와 눈, 사랑과 작별...
그야말로 만유가, 삼라만상이, 이 한 줄의 시를 우주 삼아 노닌다.
이런 단순함과 깔끔함은 누가 뭐래도 일본의 매력이다.
이젠 온 세계가 이것을 주목하고 함께 즐긴다.
우리도 즐길 수 있다.
.
와카 · 하이쿠 · 센류의 수작들을 한꺼번에 모은이런 일본 시가집은 아마 국내 최초일 것이다.
인연이 닿아 누군가가 이 책을 손에 들기를, 그리고 그손길과 눈길이 즐겁기를 기대한다.
2019년 봄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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