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압축하고, 생략한다. 말을 하다가 마는 것, 그것이 시의 특성이다. 시는 하나의 말없음표…. 그 말없음표로 자신의 가장 내밀한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언어는 기본적으로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진실한 감정이나 깨달음 같은 것을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는 긴 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 몇 마디의말, 눈빛, 손짓 같은 것으로 언어 너머의 것을 이야기한다. 바쇼는 문하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모습을 먼저 보이고 마음은 뒤로 감추라."
시의 의미는 뒤로 감추고 모습을, 풍경을 먼저 보이라는 것이다. 설명하지 말고 묘사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직접적으로 토로하는 것은 이류시인이나 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하이쿠는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가시적인 것들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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