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마음대로 하게 두었다. 나는 노예잡이가 아니란다." "하지만 그자들이 악한들인 걸 아시면서......." "그러니 나도 그자들처럼 돼야겠느냐? 그들의 행위가 내 행위를 지배하게 하란 말이냐? 나는 그들을 대신해서 선택을 해주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나 대신 내 선택을 좌우하게 하지도 않을 거고!" 아렌은 말없이 이 문제를 생각해 보았다. 이윽고 현자가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알겠느냐, 아렌. 하나의 행위라는 것이,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돌멩이 하나를 집어서 던지면 맞거나 빗나가거나 하고 그걸로 끝이 나는 그런 게 아니란 걸 말이다. 돌을 들어 올리면 땅은 가벼워진다. 돌을 쥔 손은 더 무거워지지. 그게 던져지면 별들의 운행이 반응하고, 그게 맞히거나 가서 떨어진 자리로부터 우주가 변한단다. 모든 행위마다에 전체의 균형이 달려 있어. 바람과 바다, 물과 땅과 빛의 힘들, 이들이 행하는 모든 것은, 그리고 들짐승과 푸른 식물들이 행하는 모든 것은 알맞게행해지고 바르게 이루어지지. 이 모든 행위는 ‘평형‘ 속에 있다. 태풍과 큰 고래의 소리로부터 마른 잎이 떨어지고 각다귀가 나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행하는 것은 모두 전체의 균형 속에서 일어난단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세계를 지배하고 서로를지배할 힘을 가진 이상에는, 나뭇잎과 고래와 바람이 천성대로 - P123
행하는 것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우리는 균형을 지키는 법을배워야만 해. 지성을 갖고 있기에 우리는 무지하게 행동해서는안 된다.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상 책임감 없이 행동해선 안 되. 내게 그럴 힘이 있기는 해도, 내가 누구기에 벌을 주고 상을 주며 사람들의 운명을 희롱하겠느냐?" 소년은 별들을 향해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러면 그 균형이란 아무것도 안 하는 걸로 지켜지나요? 분명 사람은 행동해야 해요. 자기 행동이 가져올 결과들을 전부 알지 못하더라도요. 하여튼 뭔가가 이루어지려면요, 그렇잖아요?" "걱정 마라. 사람들에겐 행동을 삼가기보다 행동하기가 훨씬쉽지. 우리는 계속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할 거다.…………. 하지만 다시 우리 모두에게 군림할 왕이 있게 된다면, 그 왕이 옛 시절처럼 현자의 조언을 구하고 내가 그 현자라고 하면, 난 그에게 이렇게 말할 거다. ‘왕이시여, 하지 마십시오. 그 일이 정의롭거나찬양받을 만하거나 고귀한 일이기 때문이라면, 하지 마십시오.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라면, 하지 마십시오. 오직 당신이 해야 하는 일만을 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일만을 하십시오." 그가 말할 때 그 목소리에 담긴 무엇인가가 아렌으로 하여금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아렌은 새매의 매부리코와 - P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