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싸움에서 흔히 어린애와 노인은 한패가 되는 법이다. 어린애가 신탁(神託)을 내리면 노인이 그것을 푼다. 자연은 말을 하고 경험은 통역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른들은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다.  - P34

그들에게는 생활필수품조차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그들의 사치품이 되고 싶은 것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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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훌륭한 아버지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일반 법칙이다. 남자들이 나쁜 탓이 아니라 부자 간의 관계란 원래 고약한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뭐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아이를 소유하겠다니 그런 당치 않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 P22

나는 남의 우두머리가 아니고또 그렇게 될 생각도 없다. 명령하는 것과 복종하는 것은 똑같은 짓이다. 가장 권위 있는 지배자라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아버지라는 거룩한 기생자의 이름으로 명령을 내리고,
자기가 겪은 추상적 폭력을 남에게 행사한다. 나는 일생 동안스스로 웃고 또 남을 웃기지 않고서는 명령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것은 내가 권력이라는 암에 걸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도 내게 복종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지는 못했다.
도대체 누구에게 복종해야 했단 말인가? 모두들 내게 덩치 - P24

큰 젊은 여인을 가리켜 보이면서 그녀가 내 어머니라고 했다.
나 자신에게는 차라리 누이 같았는데 말이다. 집 안에 감금되고 누구에게나 순종하는 이 여인은 내 시중을 들기 위한 사람이라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녀가 좋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너를 존경하지 않는데 어찌 나만이 존경할 수 있었으랴? 우리집에는 침실이 세 개 있었다. 그것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아이들의 침실이다. ‘아이들‘이란 다 같이 미성년이며 다 같이 얻어 먹고 사는 우리 모자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직 나만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내‘ 방에 한 처녀의 침대를 갖다놓은셈이었다. 그 처녀는 혼자 자고 얌전히 일어났다. 내가 아직 자고 있는 동안 그녀는 욕실로 가서 잠깐 탕에 들어갔다가 단단히 차려입고 나온다. 내가 그녀의 몸에서 태어났다니 그럴 수가있을까? 그녀는 내게 자기의 불행을 이야기하고 나는 그녀를가엽게 여기면서 듣는다. 어른이 되면 그녀와 결혼해서 잘 돌보아주겠다고 생각하면서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당신을 위해서내 값진 청춘을 바치리라고 약속까지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그녀에게 복종하려는 것이었을까? 나는 너그럽게 그녀의 소원을들어주려고 했을 뿐이다. 더구나 그녀는 내게 무슨 명령을 내린일이 없다. 다만 지나가는 말처럼 내게 어떤 미래를 그려 보이고내가 그러겠다고 하면 칭찬해 주는 것이었다. "우리 아기는 정말 귀엽고 착한 아기가 될 거야. 코에 약을 넣어도 얌전히 있겠지." 나는 함정에 걸려들듯 이런 달콤한 예언에 걸려들고 만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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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가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잔꾀를 쓰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둘째 자리로 만족하자니 허영심이 허락지 않아, 아무와도 만나지 않았다. "다른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싶어 하도록 만들어야 한단다." 하고 그녀는 늘 말했다. 과연 처음에는 그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만, 그 수가 차차 줄어들고 마침내는 만나 볼수가 없어서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안락의자나 침대를 떠나는 일이 거의 없게 되었다. 자연주의자이면서도 청교 - P14

* 피에르샤를 루아(Pierre-Charles Roy, 1683~1764)의 시구에서 인용한 것.
얼음 지치는 사람에 빗대서 쾌락의 함정에 대해 경고하는 문구다.
 "겨울은얇은 빙판 밑으로 발을 빠지게 한다.
얼음 밑은 낭떠러지
그대의 쾌락의얇은 표면도 그러하니
인간들이여, 가볍게 스쳐가라. 힘껏 딛지 말아라."
** Adolphe Belot(1829~1890), 극작가, 통속 소설가 - P15

짐이 가벼워지는 것은 좋았지만, 동시에 특권을 잃게 되는 것이못마땅했다. 하루하루 늙어 가는 이 뒤틀린 여인에게는 한 가지 환상밖에 없었으니, 그것은 자기가 절대로 필요한 존재라는믿음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환상이 깨어지고 그녀는 딸에게 질투를 느끼기 시작했다. 불쌍한 안마리. 얌전히 앉아만 있었으면귀찮은 식객이라고 욕을 먹었을 것이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일을 하니 이번에는 집안을 휘어잡으려 한다는 의심을 사게 되었다. 그러니 첫 번째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온갖 용기를 내야 했고 두 번째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겸손할 대로 겸손해야만 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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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한 범례, 상징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가장 강렬한의지의 인간 어느 누구도 그처럼 타고난 본성의 원초 형식을 돌연히 변화시켜서, 역동적 행위를 통하여 자신의 근원적 본질마저 반대성향으로 전도시키지는 못하였다. 우리들 삶의 제각기 주어진 일률적형식은 여러 번 개량되고 마모되고 첨예화되게 마련이며, 윤리적 본성이라는 것도 의식적이고 끈질긴노력에 의하여 우리들의 내면에서 덕행과 도덕으로 - P141

"그는 자기애착 때문에 자신의 어떤 실수도 결코 인정하질 않는다"고 말한다.  - P170

하나의 기본명제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보다열 권의 철학서를 쓰는 것이 더 쉬운 일이다.
-1847년의 일기에서 - P181

때 인터뷰를 요청했던 일을 잊지 말라고 상기시킨다. 톨스토이의 얼굴은 어두워진다. "항상 성가신 일이 생긴다니까! 내 삶만을 주시하다니 대체 내게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내가 말하는 것은 내 저작 속에들어 있는데, 책을 읽는 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터인데." 그러나 어딘가 허영심에 약한 성품 때문에 그는인터뷰에 응한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하지만 단삼십 분간만 하도록 하지." 그리고 작업실의 문지방을 넘어서자마자 그의 양심은 벌써 가책을 받는다.
"왜 또다시 허락했단 말인가. 백발이 성성한 머리로죽음을 눈앞에 두고서 아직도 그렇게 허영을 좇아행동하다니, 수다로 인해 끝장나리라. 그들이 나를향해 몰려든다면, 나는 계속 약해지리라. 나를 감추고, 나의 말수를 줄이는 법을 도대체 언제나 나는 배우게 될 것인가! 주여, 저를 도우소서. 진정 저를 도와주소서!"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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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을 가리켜 ‘사색‘은 없고 ‘검색‘만 있는 시대라고 하죠,
주변의 기획자들을 둘러보세요.
컴퓨터 앞에 앉아 진지하게 ‘검색‘만 하고 있습니다.
‘검색‘ 정보는 ‘정해진‘ 프로세스에 ‘정확하게‘ 대입됩니다.
생각할 틈도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정보‘는 ‘프로세스를 타고 기계적으로 흘러갑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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