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고노스케 어떻게 살 것인가 - 경영의 신이 일평생 지켜온 삶의 자세 마스터스 6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쓰시다고노스케 #어떻게살것인가 #21세기북스 #서평 #경영의신 #인생 #철학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필사 #아이리스필사단 #에세이형서평

성공이란, 무엇일까? 경영이 신답게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말하는 성공의 의미는 조금 남다르다. 위대한 업적이나 직위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로 다른 삶을 살도록 태어났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재능을 살려서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한 성공의 의미를 곱씹어 보며 남과 비교하는 것은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자에게 주어진 일이 다르고 저마다 주어진 재능도 다르니 당연히 삶도 다를 수밖에 없다. 다름을 인정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내린 성공의 정의는 이러하다.

“성공이란, 간호사로서 생명 앞에 경외를 품고 그 어떤 순간도 소홀하지 않으며, 작가로서 삶의 면면을 살뜰히 살피고 기록하며 주어진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여 내 몫의 사명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내가 한 일은 바로 성공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일이었다. ‘인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그의 질문과 그가 내린 성공의 정의를 곱씹을수록 ‘나는 내게 주어진 일에 맡은 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가?’라고 묻는 것만 같았다. ‘아니오’라고 말하는 순간 하늘이 맡긴 일을 거부하며 산 삶이라 생각하니 덜컥 두려워졌다. 시간이 지나도 이 물음 앞에 “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성공을 다시 정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라면 성공을 묻는 질문 앞에 이 책이 그 기준이 되어 줄 것임을 확신한다. 또한 저자는 자기에게 부여된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나는 다행히 운이 좋게도 뒤늦게 ‘글쓰기’라는 또 다른 일을 부여 받았다. 오랜 시간 ‘간절하게’ 바란 결과였다. 그러하기에 그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대단한 성공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말하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나는 이 책이 나와 인연이 닿은 연유를 물으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길을 외면하지 않고 소신있게 밀고 나갈 여력이 생겼다.

초심, 간절함, 순수, 감사, 열과 성, 꾸준함, 끈기, 운명 ... 이 단어들은 저자가 유난히 중요하게 붙들고 있는 말들이다. 저자의 글이 내게 와닿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지점인 듯하다. 내 마음을 들여다 본 듯 평소 내 삶의 기준와 같은 말들을 어른의 가르침ㅜ이전에 내가 믿어왔던 것들에 대한 확인에 가까웠다. 내가 걸어가는 길이. 이미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음을 인정받는 기분이랄까.

이 책은 부모로서의 자세, 직장인이 가져야 할 태도, 리더의 자질, 더 나아가 경영인을 위한 조언까지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철학을 고스란히 책에 옮겨 놓았다. 읽다 보면 ‘괜히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위엄이 느껴진다.

우리에게 부여된 삶의 여러 역할에서 가져할 태도를 과장하지 않고 풀어낸 점이 참 좋았다. 무작정 성공을 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보다는 삶을 ‘제대로’ 살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뭐랄까. 저자가 말하는 것들이 형식적이지 않고 삶의 긴 시간을 통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이들에게 더 많이 읽혔으면 한다. 나 자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역할을 맡고 있든 초심을 잃지 않고 간절함과 감사함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저자의 질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 아닐까.

‘초심을 잃지 말라. 오늘은 어제의 되풀이요. 내일도 오늘의 되풀이이다. 자극도 없고 감동도 없는 권태를 느낄 때가 있다면, 뜻을 세웠던 그날의 기개와 열의를 다시 떠올려 보라.’ p4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펼쳤을 때, 숨이 멎을 것 같은 묵직한 울림을 준 문장이다. 그리고 자필로 옮겨 적어 액자에 넣었다. 갈림길에 섰을 때마다 언제든 내가 유턴해서 갈 수 있도록.

@gbb_mom @wlsdud2976 @water_liliesjin 님께서 모집한 필사단에 선정되어 @jiinpill21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쓰기 위하여 - 하루 10분 하브루타 글쓰기 수업
우예지 지음 / 여름의서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쓰기위하여 #우예지 #여름의서재 #하루10분 #하브루타 #글쓰기수업 #자기계발 #글쓰기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도서협찬

하루 10분, 글쓰기로 삶을 다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시 쓰기 위하여>는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공감가는 부분이 유독 많은 책이었다. 글쓰기의 기술을 나열한 책이 아니라 내면의 대화를 어떻게 하면 글로 쉽게 옮겨 올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에 가까운 책이다. 책을 읽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활자화하는 여정이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글쓰기를 통해 삶과 마음을 회복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책이라 더더욱 공감이 갔다. 나 역시 그 여정을 뒤따라가고 있는 중이거나 이미 겪었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나 역시 힘든 일이었다. 내가 지닌 언어가 지극히 한정적이라 어떤 식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었고다. 용기내 써 보아도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 제멋대로인 내 글이 부끄러워서 감추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쓸 것’을 선택했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상념들과 쉼 없이 만들어내는 심장의 언어들이 잠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지는 희미한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묻지 않으면 답하지 않는 내 영혼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얼토당토않은 그 어떤 질문을 던져도 그 질문 하나 때문에 파문처럼 일어나는 영혼의 속삭임이 참 듣기 좋았다. 때로는 수문이 열린 듯 쏟아지는 북받치는 날 것의 감정은 살면서 생긴 생채기가 아물기도 전에 쇠도끼가 되어 심장을 두 동강을 낼 때도 많았다. 불안전하고, 볼품없고, 심하게 구겨져 있는 나를 글을 통해 만날 때마다 수치스럽고, 못마땅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글이란 것은 쓰면 쓸수록 모나고 뽀족한 나는 버려지고 반들반들 윤기가 흘러 빛이 나는 옥으로 다듬어 가는 과정이었다. 본연의 나, 본바탕을 가리고 있던 것들이 글쓰기를 거듭할 때마다 허물을 벗으며 선명한 나로 새롭게 태어난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렇게 힘겹게 건너온 과정들이 그리 부담되거나 막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도통 알 수 없다면 ‘10분 마음처방전’을 통해 일상과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언어 발자국의 첫걸음을 떼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신의 삶을 직면하고 내면과의 진솔한 대화는 ‘자기 탐색’의 시작이다. 좋은 질문이니 자연스럽게 내 안에서 나오는 대답 역시 기대 이상일 것이다.

저자는 질문과 답을 찾는 하브루타식 글쓰기를 통해 자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든 여정을 책 속에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쓰는 사람만이 닿은 그 어떤 지점을 행간에 숨겨둔 문장으로 만날 때면 그렇게 반가웠다. ‘맞아, 나도 그런데... 서로 느낀 것은 비슷한데 글로 쓴 문장은 어쩜 이렇게 산뜻하고 뚜렷할까?’라며 감탄했다. 읽고 있으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시 쓰기 위하여>는 자연스럽게 읽는 독자를 ‘쓰는 사람’으로 이끌어 가는 힘이 있는 책이다. 저자가 쓰기를 통해 이해와 회복의 과정을 경험했던 것처럼 독자 역시 하브루타 글쓰기를 통해 일상을 촘촘하게 바라보며 자기 자신까지 세밀하게 탐색하며 삶을 새롭게 구축해 나가는 데 힘을 실어준다. 행간의 글자들이 눈끝을 스쳐가는 속도가 빠르다 싶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엔 마음이 따라오지 못해 잠시 쉬어 가며 읽었다. 저자가 글로 새겨 놓은 마음과 생각의 깊이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 했던 나름의 애씀이리라 생각한다. 나는 처음부터 정독을 했지만, 어느 부분을 먼저 펼쳐 읽어도 읽는 동안 내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움직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쓰기 위하여’ 이 책의 제목을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한참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철석철석 바닷물이 바위에 부딫혔다가 밀려나듯 읽는 동안 저자의 글은 하루에도 수십 번 가슴을 밀물처럼 휘저어 놓고 썰물처럼 알 수 없는 감정만 남겨두고 홀연히 떠났다. 마르지 않는 바위의 물기처럼 내 마음 곳곳에 내가 풀어야 할 질문들이 남아 있었다. 이것은 나를 향한 질문이기에 오롯이 내 안에서만 얻을 수 있는 대답이었다.

한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일, 즉 나를 다시 쓰게 하는 작은 움직임이 될 책이 바로 <다시 쓰기 위하여>다.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사연으로 무너지고, 살고자 하는 작은 용기로 글을 쓰기까지 책 한 권은 지금도 여전히 쓰기를 통해 다시 일어나는 한 사람의 회복 과정이 돋보이는 글이다.

글을 잘 쓰려는 마음을 건드리기보다 글쓰기의 시작을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 안에서 찾게 한다. 하루 10분 하브루타로 놓치고 있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준 책이다.

‘나다운 떨림, 나만의 주파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p93

내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남았던 한 문장이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운영진 @yoon._.books_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여름의서재 출판사 @summerbooks_pub 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의마지막우체국 #무라세다케시지음 #모모 #도서협찬 #책추천 #신간도서 #감동소설 #소설 #책서평 #서평 #에세이형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판타지 #감성소설

‘천국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면, 아오조라 우체국으로.’

죽음 뒤 49일은 현실 속에서도 특별한 시간이다. 남은 이들이 ‘사랑하는 존재를 잃었다’는 사실을 천천히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더는 현실에 없는 존재, 그의 자리는 남겨진 이들에게 믿고 싶지 않은 슬픔이다. 밥을 먹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틈에도 불현듯 떠오르는 그 모든 순간들을 묵묵히 이겨낼 수 있도록 남은 자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49일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현실 감각을 49일 동안 산 사람은 떠난 이를 마음속에서, 기억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서서히 떠나보내야 한다.

이 책 속의 인물들은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성숙한 이별을 하게 된다. 소설이지만 49일 안에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상황 설정은 판타지 이전에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이다. 이 기간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지 못하면 평생을 전하지 못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 책 속의 인물들은 자신의 형편에 비해 큰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진심을 전하고 죽은 이로부터 듣지 못했던 속마음을 알게 된다. 이별 뒤에 우리는 떠난 이 앞에서 미안하고, 고마웠고,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진다. 죽음과 이별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슬픔의 바닥은 끝이 없지만, 살아있기에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그 사소한 일조차 허락을 구하고 싶어진다.

이들에게 49일은 슬픔을 유예하는 시간이 아니라,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하고 정리하도록 허락된 마지막 기회였다. 실제 삶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지를 되묻게 된다. 나는 이 질문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아득하게 희미해져 가는 할머니의 눈빛을 보며 우느라 ‘고마웠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못했다. 그때는 어렸고, 죽음을 가까이에서 본 것도 처음이었으니까. 어쩌면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 역시 나처럼 어떤 누군가의 죽음을 떠올리며 하지 못한 말을 정리하고 온전한 이별을 하게 될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은 최애 아티스트를 잃은 ‘마키무라 미키’, 은인을 배신한 남자 ‘오키’, 학교 폴력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할머니와 특별한 관계였던 ‘메구미’, 남편의 죽음 뒤 반려견 ‘페로’를 잃은 중년 여성, 첫 번째 이야기 주인공 마키무라의 최애 아티스트의 연인이자, 그 연인을 잃은 성공한 사업가 ‘잇페이’ 이들 각각의 사연과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결국은 사랑과 후회, 감사의 마음을 편지에 꾹꾹 눌러 담아 전하는 이야기다.

천국에 머무는 49일 안에 편지를 보낼 수 있으며, 우편 요금은 보내는 사람의 수입에 따라 금액이 다르고, 답장을 받고 싶으면 두 배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고 누구에게 어떤 말을 담아 마지막 편지를 쓸 것이며, 어떤 대답을 듣고 싶은가.

“그래서 네 마음을 잘 알지. 살아도 돼. 살아도 되고말고.” p46

나는 무라세 다케시의 책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그 책이 궁금해졌다. 소설이지만, 이 책 속에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진실된 말들이 고스란히 문장이 되어 새겨 있었다. 따스했고, 뭉클했으며, 살아있는 내가 모처럼 자랑스러웠다.

오팬하우스 @ofanhouse.official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을 오롯이 만나는 기쁨
타라 리처드슨 지음, 박혜원 옮김, 제인 오스틴 원작 / 알레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매일제인오스틴365 #알레 #타라리처드슨편저 #박혜원옮김 #도서협찬 #테마소설 #서평 #필사하기좋은책 #북스타그램 #책소개 #신간소개 #책추천

고전을 좋아하지만 긴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부담감은 분명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는 그녀의 글을 이해하라고 독촉하지 않으며 하루에 하나씩, 365 동안, 제인 오스틴의 문장과 생각 그리고 그녀의 삶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다. 소설 속 문장뿐만 아니라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통해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삶의 결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어쩌면 영광일지 모르겠다. 부담 없이 매일 그녀가 남긴 문장들과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뜻깊은 시작이 아닐까.

이 책은 끝까지 읽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부분적으로 만나는 오스틴의 작품 속 문장들을 통해 오히려 그녀의 책을 찾아 읽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읽었던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장이 있었었나, 왜 나는 이 좋은 문장을 그냥 지나쳤던 것이지?’하는 생각이 들며 나도 모르게 책장으로 다가가 제인 오스틴의 책을 펼쳐보기도 했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몰입해서 읽을 때와는 달리 발췌된 짧은 문장들을 통해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문장을 곱씹으며 사유하는 시간이 되어 주기도 했다.

365일 순차적으로 읽지 않아도 좋을 듯하고, 매일 필사를 하며 제인 오스틴의 문장과 깊이 있는 만남을 가져도 충분하다. 독서를 하고 싶지만, 일상이 바빠서 엄두가 나지 않았던 분들에게도 이 책은 부담없이 손이 갈 책이다.

제인 오스틴의 글이 지금까지 단단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인간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라고 생각했다. 사랑과 오해, 자존심과 편견같은 인간의 감정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글로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오래된 문장 속에서 지금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들,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 지금도 여전히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했다. 그녀가 일상을 얼마나 세밀하게 관찰하고, 사람의 감정을 얼마나 섬세하게 다루고 있었는지 알 것만 같었다.

그녀의 작품을 지나치게 분석하지 않아서 좋았고,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나에게는 독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가 있다. 내가 읽은 책들을 눈여겨보며 책 읽는 즐거운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고전을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어졌다. 매일 읽는 습관을 기르기에도 좋은 책이다. 제인 오스틴의 문장을 통해 그녀가 고전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나 역시 잊고 있었던 제인 오스틴의 문장을 찾아 얼마 전 사둔 오스틴의 책들을 펼쳐봐야겠다.

이 책은 알레 출판사 @allez_pub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로 살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 융과 함께 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
최광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로살기에아직늦지않았다 #최광현지음 #청림출판사 #추수밭 #융과함께다시시작하는인생수업 #인생수업 #칼융 #도서협찬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에세이형서평

대극이란 ‘반대의 극’ 즉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의 성질을 말한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희망의 끝엔 절망이 있다. 인생은 두 극단의 끊임없는 충돌과 화해로 만들어지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융 심리학의 핵심 메시지 ‘대극의 원리’를 바탕으로 중년 이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차분하지만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대극으로 인한 고통에 주저앉기보다 대극의 융합과 조화를 통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마흔 이후의 삶은 심리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이전과 다른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이다. 어쩌면 제 2의 삶의 전환점이자, 지금까지 살아온 값을 정산하고, 남은 생의 기댓값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삶의 중요한 과제를 두 극단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중년의 혼란은 위기가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을 위한 긍정신호로 받아들이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이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른다. 그때마다 무너지는 자아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이 책을 통해 그 과정 또한 당연한 일임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보이는 나와 살아간다고 착각하지만 동시에 드러나지 않은 그림자로서의 나와의 동행임을 알아채지 못한다. 중년의 자기다움은 그 그림자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두 극단이 충돌했을 때 삶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가는 큰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는 평생에 걸쳐 자기를 발견하고, 그 모든 것의 통합으로 ‘자기실현’이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년에 접어들며 나는 ‘내가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은 순간을 자주 발견하곤한다. 여리고 겁도 많아 뭔가를 새롭게 도전하는데 늘 뒤걸음치던 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편보다 더 과감해져 있는 나를 발견하곤한다. 중년이 되면서 내면의 대극도 서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었나 보다.

‘중년에 이르렀을 때 자기 안에 있는 무의식적 인격의 대극을 수용하고 삶 속에 통합하는 사람은 행복한 중년을 보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부드럽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중년 남성을 보기도 하고, 추진력과 강한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중년 여성을 만나기도 한다.’ p75

나는 오랫동안 사회적 가면에 익숙해져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 ‘엄마는 아이 앞에서 강해야 하고, 밝아야 하며, 희생은 당연한 것이다.’라며 힘들어도 괜찮은 척,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려 애쓰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지금 살아가는 나는 ‘진짜 나’가 맞는지 조차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전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니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것을 하고 있을 때 가장 나다운지 찾아갈 수 있었다.

‘중년은 사회 초년생과는 달리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명석한 두뇌와 성실함 그리고 운이 더해져 성공을 거머쥐게 되면 이야기는 단순히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p97

맞다. 중년에 이르면 직급도 올라가 있고 책임도 커져 있다. 나 역시 한 부서의 장이 되면서 그 동안의 고생을 다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한 ‘자아팽창’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운 좋게 얻은 자리도 영원하지 않았다. 평간호사가 아니니 누군가의 시기와 질투는 피할 수 없었고, 부서가 사라지니 그 직책도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다. 인생에서 가장 쓴맛을 본 시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페르소나를 발견했다. 엄마이자 간호사였던 내가 대극의 연금술로 작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책은 중년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파동을 융의 대극의 원리를 적용해 이해하기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고 있다. 희망은 여전히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면서 겪게 되는 일에 ‘영원’이란 없다는 것을 ‘대극’이란 개념의 이해를 통해 삶을 재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성공과 실패는 한 끗 차이다. 극단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을 이루는 중심에 서야겠다. 많은 이들이 책을 통해 중년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삶에서 일어나는 두 극단의 공존을 인정하고,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을 통해 자기발전과 자아실현의 기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 보며 이 책의 서평을 마친다.

요조앤 @yozo_anne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청림출판사 @chungrimbook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