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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기 위하여 - 하루 10분 하브루타 글쓰기 수업
우예지 지음 / 여름의서재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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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글쓰기로 삶을 다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시 쓰기 위하여>는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공감가는 부분이 유독 많은 책이었다. 글쓰기의 기술을 나열한 책이 아니라 내면의 대화를 어떻게 하면 글로 쉽게 옮겨 올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에 가까운 책이다. 책을 읽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활자화하는 여정이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글쓰기를 통해 삶과 마음을 회복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책이라 더더욱 공감이 갔다. 나 역시 그 여정을 뒤따라가고 있는 중이거나 이미 겪었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나 역시 힘든 일이었다. 내가 지닌 언어가 지극히 한정적이라 어떤 식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었고다. 용기내 써 보아도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 제멋대로인 내 글이 부끄러워서 감추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쓸 것’을 선택했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상념들과 쉼 없이 만들어내는 심장의 언어들이 잠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지는 희미한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묻지 않으면 답하지 않는 내 영혼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얼토당토않은 그 어떤 질문을 던져도 그 질문 하나 때문에 파문처럼 일어나는 영혼의 속삭임이 참 듣기 좋았다. 때로는 수문이 열린 듯 쏟아지는 북받치는 날 것의 감정은 살면서 생긴 생채기가 아물기도 전에 쇠도끼가 되어 심장을 두 동강을 낼 때도 많았다. 불안전하고, 볼품없고, 심하게 구겨져 있는 나를 글을 통해 만날 때마다 수치스럽고, 못마땅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글이란 것은 쓰면 쓸수록 모나고 뽀족한 나는 버려지고 반들반들 윤기가 흘러 빛이 나는 옥으로 다듬어 가는 과정이었다. 본연의 나, 본바탕을 가리고 있던 것들이 글쓰기를 거듭할 때마다 허물을 벗으며 선명한 나로 새롭게 태어난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렇게 힘겹게 건너온 과정들이 그리 부담되거나 막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도통 알 수 없다면 ‘10분 마음처방전’을 통해 일상과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언어 발자국의 첫걸음을 떼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신의 삶을 직면하고 내면과의 진솔한 대화는 ‘자기 탐색’의 시작이다. 좋은 질문이니 자연스럽게 내 안에서 나오는 대답 역시 기대 이상일 것이다.
저자는 질문과 답을 찾는 하브루타식 글쓰기를 통해 자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든 여정을 책 속에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쓰는 사람만이 닿은 그 어떤 지점을 행간에 숨겨둔 문장으로 만날 때면 그렇게 반가웠다. ‘맞아, 나도 그런데... 서로 느낀 것은 비슷한데 글로 쓴 문장은 어쩜 이렇게 산뜻하고 뚜렷할까?’라며 감탄했다. 읽고 있으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시 쓰기 위하여>는 자연스럽게 읽는 독자를 ‘쓰는 사람’으로 이끌어 가는 힘이 있는 책이다. 저자가 쓰기를 통해 이해와 회복의 과정을 경험했던 것처럼 독자 역시 하브루타 글쓰기를 통해 일상을 촘촘하게 바라보며 자기 자신까지 세밀하게 탐색하며 삶을 새롭게 구축해 나가는 데 힘을 실어준다. 행간의 글자들이 눈끝을 스쳐가는 속도가 빠르다 싶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엔 마음이 따라오지 못해 잠시 쉬어 가며 읽었다. 저자가 글로 새겨 놓은 마음과 생각의 깊이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 했던 나름의 애씀이리라 생각한다. 나는 처음부터 정독을 했지만, 어느 부분을 먼저 펼쳐 읽어도 읽는 동안 내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움직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쓰기 위하여’ 이 책의 제목을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한참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철석철석 바닷물이 바위에 부딫혔다가 밀려나듯 읽는 동안 저자의 글은 하루에도 수십 번 가슴을 밀물처럼 휘저어 놓고 썰물처럼 알 수 없는 감정만 남겨두고 홀연히 떠났다. 마르지 않는 바위의 물기처럼 내 마음 곳곳에 내가 풀어야 할 질문들이 남아 있었다. 이것은 나를 향한 질문이기에 오롯이 내 안에서만 얻을 수 있는 대답이었다.
한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일, 즉 나를 다시 쓰게 하는 작은 움직임이 될 책이 바로 <다시 쓰기 위하여>다.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사연으로 무너지고, 살고자 하는 작은 용기로 글을 쓰기까지 책 한 권은 지금도 여전히 쓰기를 통해 다시 일어나는 한 사람의 회복 과정이 돋보이는 글이다.
글을 잘 쓰려는 마음을 건드리기보다 글쓰기의 시작을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 안에서 찾게 한다. 하루 10분 하브루타로 놓치고 있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준 책이다.
‘나다운 떨림, 나만의 주파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p93
내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남았던 한 문장이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운영진 @yoon._.books_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여름의서재 출판사 @summerbooks_pub 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