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을 보다 -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의 기술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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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왜 저럴까?’

우리가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뜻하지 않은 상처를 받기도 하고, 매 순간 찾아오는 선택 앞에서 망설여 지기도 합니다. 분명 내 마음인데 왜 그런지 알 수 없어요. 너무 깊이 빠져 있다 보면 자책에 이르기까지도 합니다.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해 알아가게 하는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 아닐까요. 나 자신과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자꾸 타인을 통해 나를 보려 해요. 이 책을 읽다 보니 내 마음이 왜 그런지를 먼저 공부해야 다른 이의 마음도 비로소 헤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유독 어떤 상황과 마주하게 되면 불안해지기도 하고, 다른 이에게는 괜찮은 것이 이 사람에게만 예민하게 굴 때도 있어요. 그 상황이 나더러 뭐라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에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죠. ‘내가 왜 이럴까?’라고 자신에게 물을 때 마다 뭔가 나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죄책감을 가지기도 했거든요. 스스로도 자신을 알 수 없을 때 심리학이 이해의 틈을 메워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대학교 다닐 때 심리학 시간이 있었어요. 남자 교수님이셨는데 그렇게 재미나게 강의를 하는 것도 아닌데 교수님께 들려주시는 인간의 심리,성격, 행동, 인지, 발달 이 모든 것이 신선하고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필기하며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심리학 전공 도서 한 권을 우리가 알기 쉬운 언어로 축약해 놓은 설명서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간호학과 특성상 정신간호학와 연결되어있는 부분도 많아서 저 나름대로는 읽기에 쉬웠어요. 알고 있는 내용이 많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 책은 이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 속에서 겪는 일들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고, 그 사실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물지 않은 상처를 꽁꽁 숨겨 놓고 살아가요.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면 큰일 날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계’를 벗어나 살 수 없어요. 어릴 적 내가 받았던 상처와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가슴 깊이 남아서 성인이 된 지금까지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상처를 돌아보고 ‘아, 내가 그때 겪었던 그 일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구나’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사람이었거든요. 심리학이 사람을 읽는 학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우치게 되었네요.

심리학이 다루는 다양한 영역을 접하고 나니 지금이 현 상황도, 다가올 미래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마음을 너그럽게 하고 생각을 깊게 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육아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을 드리고 싶어요. 맘께페에서도 도움을 받는 일이 많겠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인격체이기에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시험 기간이 되면 조용한 집을 놔두고 스터디카페를 가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온다고 하면 걱정도 걱정이지만, 왔다갔다 왜 시간 낭비를 하냐고 한 적이 있어요. 이 책을 읽다가 뜨끔했네요. 혼자서 어떠한 일을 수행하는 것보다 타인이 존재할 때 개인의 수행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사회적 촉진’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보다 스터디 카페가면 더 공부가 잘 돼.”이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국가 고시 공부할 때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더 잘 되었던 기억이 있는데도 유독 내 자식에게는 너그럽지 못하고 잔소리를 늘어놓은 것 같아 부끄럽더군요. 이 책에서도 거듭 말하지만 부모의 잔소리는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 왜 엄마가 하는 말이 ‘잔소리’가 되어 버리는 걸까요.

저자는 말하더군요. ‘알아차림’만 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거라고. 이 책 한 권으로 오늘의 인간적인 나를 만나고, 더 현명한 부모로 거듭나는 선택을 하고자 다짐해 봅니다. 더 나아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조금 더 포용적인 사람이 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아야겠습니다. 누구나 그들 나름의 이유를 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아니까요.

<심리학을 보다>라는 책은 우리가 겪는 감정과 관계들로부터 일어나는 문제들을 지극히 인간적인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주는 책이라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술술 읽힙니다. ^^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원앤원 출판사 @onobooks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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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편 우리 한시 - 말과 생각에 품격을 더하는 시 공부
박동욱 지음 / 빅퀘스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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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를 필사해 보고 싶었다. 강경희 작가의 <고전 명언 필사책>에 나오는 한시를 잠시 접한 적이 있었는데, 한시를 쓰고 난 후의 그 여운이 아련히 남아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듯하다. 필사해 보니 한시 한편 한편이 마음의 고삐를 늦춘다.

이토록 짧은 시 한 편에 작은 우주 하나가 들어있다. 쓰는 이가 맞닥뜨린 자연에서 느껴지는 숨결 그리고 인생의 덧없음과 깨달음, 인간이기에 생겨난 숱한 감정과 생각들, 이 모든 것이 일정한 리듬을 갖고 한 편의 시가 되었다. 내 손끝을 통해 종이 위 글이 되는 순간 느껴지는 사유와 감정들은 읽기만 했을 때와 또 달랐다. 머리로 시가 전하는 의미를 어림짐작 하는 것보다 쓰면서 가슴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익숙한 사람이 되어 가는 것만 같다. 필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한시 필사를 꾸준히 하다 보면 내 삶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그 구멍 사이로 기분 좋은 새바람이 들 것만 같다. 한시에서 느껴지는 여유랄까.

한시를 읽으며 그리고 손끝으로 새겨지는 글길을 따라가며 중간중간 숨을 고른다. 자연스레 쉬어지는 이 호흡이 심장의 소리까지 아득하게 한다. 한 번 살다가는 이 세상이 한없이 측은하고 덧없는 듯하다 가도 살아있기에 ‘내게 오는 모든 것에 넘칠 만큼 사랑을 주고, 모자람 없이 귀히 여기며, 한결같은 이 마음으로 지금의 나를 위해 살다 가야지’ 생각한다. 한시를 대하고 있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자신에게, 그리고 자연과 타인에게 사뭇 다정한 사람이 되어 간다.

누군가 남긴 한 편의 시가 세상 모든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네 줄 시에 인생의 시작과 끝을 담고, 인간의 희로애락과 한 치 오차 없이 흘러가는 듯한 자연의 순환까지 느낄 수 있다. 머리와 가슴에 오래 머무는 이 잔잔한 파동이 뭔지 알려하지 않는다. 그저 쓰면서 느낄 뿐이다.

지금의 우리가 쓰는 익숙한 언어와 문장에 둘러싸여 한시라고 하면 조금은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깊이있게 들여다보니 그 속에 담긴 감정이나 사유, 통찰은 억겁의 세월이 지나도 유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익숙지 않은 운율에 적응되어 가는 동안 나는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를 이해하려 하는 나를 보았다. 한 단어조차 쉽게 선택하지 않았을 그 짧은 문장이 이끄는 힘은 생각보다 강렬했다. 제한된 글자 수 안에서 자유롭게 인생 만상을 노래 하는 그들의 시에 잠시 취해있어도 괜찮은 하루였다. ‘오랜된 시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머물다 가는 이 먹먹한 시간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 겨울이 되면 대지도 깊은 동면에 들 듯, 한시 필사와 함께 잠시 숨을 고르며 다가올 내일을 준비한다. 일상의 여백을 한시와 함께.

그리워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내가 임 찾아갈 제 임도 날 찾아오니,
바라건데 아마득한 다른 밤 꿈에서는
같은 때 길을 떠나 도중에 만나기를.

- 황진이

읽고 또 읽어도 간절하고, 애틋한 그래서 더 아픈. 사무치듯 그리운 사람을 꿈에서 조차 만나기 힘든 날이 온다면 온전한 가슴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달바라기 @dal.baragi 님께서 모집한 필사서평단에 선정되어 빅퀘스천(@bigqns2024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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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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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 바쁠까. 우리는.
바빠서 뭔가를 하지 못했다는 핑곗거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 같다. 나만 해도 오늘 하루를 돌이켜 보았을 때 크게 한 것 없이 뉘엿뉘엿 저물가는 해를 맞이할 때가 있다. 지는 꽃잎처럼 나도, 삶도, 허망하게 시들어 버릴까 봐 덜컥 겁이나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고 수십 번은 다짐했었다. 정말 나는 문장 하나 적을 여유조차 없이 바빴는가? 한 줄의 문장조차 쓸 틈이 없어 그 행위 자체가 사치라 여겨진다면 지금 내가 사는 인생 살아도 헛산 허깨비 인생이 아닐까.

우리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이것도 글이라고 썼냐고 평가하던 사람이 막상 자기 글을 써 보면 그 말이 쏘옥 들어간다. 그만큼 삶을 글로 옮겨 오는 일은 경이롭고 위대한 일 중 하나다. 저마다 살아온 삶이 다르기에 잘 쓰든 못 쓰든 그 자체로 스스로를 칭찬할 일이며 존경받을 만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박애희 작가의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는 저가의 생각이 담긴 삶의 문장과 함께 우리 스스로를 생각하게 하고 그 생각을 글로 적어 보는 여백을 마련해 뒀다. 정답은 오직 읽고 쓰는 이에게만 있기에 자유롭게 써나가면 된다. 글이 되는 생각과 삶이 여백을 빼곡히 채워질 때 쓸 때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그 통쾌함을 나는 사랑한다.

저자와 나의 글이 함께한 책이라 남다를 것이다. 단 한 줄 문장이라도 써서 더는 여백이 아닌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은 그 순간부터 이 책의 공저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거창한 말들로, 내가 아닌 말들로 채워 넣으려 하기보다 이 책 속의 물음에 조용히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삶이 문장으로 정리가 되는 순간의 즐거움이 자신도 모르게 찾아올 것이다. 나 자신이 글이 될 수 있다는 그 사실에 미치도록 설렐 것이다.

파란 하늘 호수 같은 책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저자의 잔잔하고 담담한 글속에서 나 역시 글 쓰는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그 사실에 기뻤다. 쓸 수 있기에 그 누군가의 글에 반응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내 삶은 문장이 되어 흘러가는 중이다. 드넓은 바다로. 어디가 끝일지 모르는 그 바다로. 쓰는 한 삶은 문장으로 남아 사라지지 않는 시간을 산다. 저자기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이 모든 사실을 잘 알기에 ‘여백’을 뒀을 것이다.

살면서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무심히 흘려보낸다. 그 중 얼마나 많은 것들이 문장이 되어 기억될까. 저자의 글을 읽고 필사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던지는 물음에 고민해 보며 그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문장된 삶은 계속 이어질테니 고기를 낚듯 삶의 모든 언어를 최대한 건져 올려야겠다.

P234 의 사랑한다는 말 대신을 읽고 내가 숨겨놓은 사랑을 생각해보았다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은 나에겐 수줍은 언어다. 이 말을 뱉고 나면 마음안에 고이 숨겨놓은 감정들이 발가벗겨진 것같은 기분이 든다.
흔하디 흔한 말 중에서도 들으면 따뜻한 말로 사랑을 전했고 미안함을 표현했다. 정작 필요한 순간에 입술 끝에 얼어붙어 자존심 세우던 이 말은 또 다른 언어로 해빙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밥은 먹었어?"
"수고해"
"아프지 말고"
"밥은 내가 살게"
"내가 갈게"
"기다릴게"
"괜찮아" ......
늘어놓고 나니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안하다는 이유로 애둘러 전한 말들이 많았구나 싶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미끼처럼 던져놓은 물음에 다시 묻고 써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gbb_mom @wlsdud2976 @water_liliesjin 님께서 모집한 필사단에 선정되어 @chungrim.official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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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 - 경영의 신이 운명을 개척해온 영원불멸의 원칙 마스터스 5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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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다 고노스케의 글을 우연히 서점에서 만났었다. 짧지만 글 속에는 그의 인생철학이 짙게 스며있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그만의 신념과 지조가 느껴졌다. 그 느낌이 참 인상적으로 남아서 필사를 통해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리스 필사서평단을 신청했다. 역시 굵직한 그의 말들은 가슴 깊이 박혔다. 그는 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더 나아가 세계로 확장되어 메시지를 전한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많은 생각들과 씨름하는 날이 많아졌을 이들을 위한 인생 지침서라고 해도 좋을 만하다. 저자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반드시 걸어야만 하는 나만의 인생길에서 무엇을 버리고, 어떤 것에 더 에너지를 쏟으면 살아가야 할지를 배우게 된다. 나보다 더 앞서 산 이답게 하는 말들이 대인배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주옥같은 글들이다. 짧지만 마음 끝에 닿아 나를 흔들고 머물게 하는 그의 말이 쓰면서도 달다.

유독 내가 가는 길만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 때 이 책을 읽어본다면 우리가 얼마나 사사로운 것에 마음을 쓰며 전전긍긍하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글이 그리 길지 않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좋고, 그 짧은 글 속 공감의 언어에 먹먹해질 것이다. 매일 필사하면서 느린 독서로 이어가면 더 금상첨화겠지만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그의 글이 당신을 끌어당길 것이다. 흐리멍덩하게 살지 말라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 하루에도 수십 번 길을 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우리는 당장의 1초 뒤의 순간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매일 만나고 있다. 그곳은 아직 닦이지 않은 비포장 길이라 여기저기서 흙먼지가 날리며 눈앞을 흐리게도 하고, 그대 걸음을 방해하는 모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할 것이다. 이름 모를 잡초들이 무성히 자라 아직 길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그 길이 내 길이라면 어떻게든 가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글을 읽고 쓰고 있다 보면 눈에는 날이 서 있고, 허리는 꼿꼿하게 세워 앉아 침착하게 말하는 나이 지긋한 어른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가 걸어갈 길을 열어 주는 것만 같다. 나침반 같은 그의 언어가 차가운 듯 따뜻하다.

“늙었든 젊었든 뜻이 있다면 길은 반드시 열린다.” p21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을 먼저 움직이는 이에게만 열리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젊다고 자동으로 길이 열리는 것도 아니고 늙었다고 멈춰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의 나이대로 살면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살아보니 그렇다. 청춘은 푸르기에 나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마음의 나이가 얼마인지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참 좋을 때다”라는 그 말이 그저 노인들의 지나가는 말로 치부하기에는 가벼운 말이 아님을 알았다. 30대는 너무 바빠서 마음의 주름을 가늠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흔에 접어들면서 나이를 먹어도 마음의 나이에는 주름살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마음은 언제나 꽃핀 청춘이었다. 내가 더 나이가 들어서도 내 마음의 나이는 늘 지금과 같이 젊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러니 삶도 마음의 나이대로 살아간다면 뭐든 시작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우리이기에 육신은 건강하게 나이 들게 하고, 뜻을 세워 마음을 먼저 움직여 본다면 길이야 어디에서든 열리지 않겠는가.


@gbb_mom @wlsdud2976 @water_liliesjin 님께서 모집한 필사서평단에 선정되어 @jiinpill21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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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수정빛 지음 / 부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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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다(정이 많다)’ ‘다정다감하다(정이 많고 감정이 풍부하여 감동하기 쉽다)’ 이 짧은 문장이 주는 온도는 어릴 적 온돌방 아랫목 같은 따뜻함이 묻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다정한 말은 ‘언어’에 한계를 두지 않는 ‘사람’ ‘관계’ ‘삶’ 전반적인 것들로부터의 따뜻한 시선이었다. 마음에 휘몰아치던 칼날 같은 바람을 이기고 그 속에서 피어난 꽃 같은 언어만 남았다. 저자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들의 언어들 속에서 나를 보게 될 때도 있고, 내 주변의 어떤 이를 떠올리게 할 때도 있었다

저자가 선을 긋고 물러나 바라보던 그들 속에 나는 없었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았을지, 나를 스쳐 갔던 이들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었는지,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나는 어떤 말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결국 내게 남은 이들을 보게 했다.

다정한 사람은 그들이 하는 말의 온도가 높다. 말을 하는 동안 표정에도, 목소리에도, 손짓, 눈빛에는 언어의 온도는 어긋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달궈진 핫팩처럼 떠올리기만 해도 미소가 머물다 가게 된다. 삶은 나를 꽃길 위에 매번 올려놓지 않지만, 내가 어느 길을 걷고 있든 그 곁에서 나를 응원해 주고, 믿어주며, 한마디를 거들더라도 다시 걷게 하는 이들이 있었다. 언어의 온도가 높은 사람들이 남겨 놓은 그 아련한 기억 덕분에 또 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이란 책은 ‘나를 살게 한 다정한 사람들’로 기억되었다. 책을 읽고 자칫 소홀할 뻔했던 이들에게 말을 걸게 한다. 다정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은 ‘다정한 언어’가 많다는 뜻일 테니, 다가올 겨울 마음의 난방비는 걱정 없이 보내겠다. 또한 이런 생각도 해본다. 다정한 말을 건네는 사람이 그들 중 한 사람만 내 곁에 있어도 온실 속 화초처럼 겨울을 날 수 있을 거라고.

마음의 온도를 높여줄 다정한 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의 온도를 높여줄 수 있는 다정다감한 사람이고 싶어졌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출근 길에 만나게 되는 이들은 무표정한 채 내 곁을 스쳐가지만, ‘오늘도 수고해’라는 친구의 말 한 마디에도 발걸음에 힘이 실린다. 지쳐가는 일상속에서도 나를 힘나게 하는 이들의 다정한 말이 결국 나를 살게 한다.

‘나를 아프게 한 것도, 나를 살게 한 것도 단 하나의 기억이자 단 하나의 말이었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나온 문장이다. 나는 이 한 줄의 문장이 이 책이 건네고자 하는 모든 의미가 내포된 말 같아 좋았다. 우리가 기억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그가 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떤 말을 남기고 있는가.

이 책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에도 좋고, 다정해지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할 때도 도움이 될 만하다.

@peonynote_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부크럼출판사@bookrum.official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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