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스케치




성 민(윤찬준)



오늘

그대 만나려나

마가렛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바람 부는 언덕에서


흔들리는 미명에

확신의 탑을 세울 수 있는 것은

말보다 느낌이 앞서기 때문


나의 마음이

그대 마음 읽을 수 있다면

막연한 기다림은 없었을 것을


낮달조차 잠자는

6월 어느 날 오후

순수가 역앞에 힘없이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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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찾기

 

 

성 민(윤찬준)

 

 


산다. 살고 있다. 살아가고 있다.

 

산다는 것은 살고 있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은

그립고, 외롭고, 고통스럽고,

난해하고, 두렵다.

 

삶의 몸뚱아리에

그리움이, 외로움이, 고통스러움이,

난해함이, 두려움이

도꼬마리 열매마냥 마구 달라붙는다.


도꼬마리 열매는

삶의 몸뚱아리를 자양분으로

쑥쑥 자라 외계인이 되어가고

삶은 한없이 쪼그라든다.

 

밤새 가위에 눌리다 깨어보니 아침이다.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 밑에서

삶은 또 다시 어제처럼

벌거벗고 서 있다

 

밀어내친 어제의 시간속에

구겨진채 웅크리고 있던 삶이

또 다시 푸른 잎을 틔우고

동백꽃마냥 붉게 피어나는 것이다.

 

지난 밤 담을 넝어 온 조간 신문이

비어있는 오늘의 생활 속으로

나를 자빠질 정도로 세차게 들이민다 

 

지하철은 숨쉬기조차 버겁게 달리고

삶의 그리움 외로움 고통스러움이

딱정이가 되어 선로에 떨어진다.

 

또 하나의 삶의 꺼플이 처연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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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를 꿈꾸며




성 민(윤찬준)




하이얀 낮달이 지자

피폐한 영혼이

옆으로 길게 눕네

흐르는 세월이

마음의 끈을 끊을 수 없으니

이별은 아름다울수가 없다

얼어붙은 땅속에서 봄이 움트고

폐허의 들판에도 꽃이 피듯

사랑은 다시 할 수 있는 것

그래 차라리 아파만 하기보다

메마른 눈물샘을 흔들어 웃자

내일이면 맞이할 그리운 그대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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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감추기


 

성 민(윤찬준)

 


구름이 영원히

하늘에 머물겠는가

바람이 영원히

땅에 잠들겠는가



계절을 같이 지켰던

겨울이 떠나가면

눈은 이별의 아픔에

슬픔으로 녹아내리듯


순수한 사랑일수록

배신의 상처는 커

하늘 향해 번져나는 애닯음만큼

증오도 땅속 깊이 뿌리내리네


만남은 키워야할

내 안의 기쁨이지만

이별은 내 밖에서

감춰야 할 슬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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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그리움




성 민(윤찬준)




달빛 조요로히 내려앉고

이름모를 풀벌레도 고요히 잠든 밤

가만히 노 저어갔다


그리움의 바다 끝

풀꽃 같은 모습으로

모둠발하고 기다릴

사랑하는 그대 위해


그대 오늘

꿈길에서라도 만나면

지난 이별은 끝이 아니었고

가슴 설레는 시작이 되리


아! 가슴에 꽂히는 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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