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좀비 낭군가

좀비 낭군가 - 제7, 8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6
태재현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2월

새해 첫 책이 누군가 물어 뜯을수 밖에 없는 바이러스가 꿈틀거리는 좀비라니... 이제좀비는 좀 식상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시작하는데 괜한 생각이었군 이건 재미가 있으면서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7편의 좀비 단편들이 짠하기도 했다

좀비 낭군가라는 제목으로 조선시대의 좀비 이야기인가 했더니 현대물도 있다 찡하기도 한 좀비 낭군가의 이야기

좀비 낭군가는 천석꾼의 집에 장가를 들었지만 아들위주의 시대이다 보니 아무리 천석꾼의 집이라도 사위에게 돌아올 재산은 없었다 한량으로 돈을 벌 생각 조차 없어 부인과 딸이 삯바느질이며 술을 만들어 팔며 집안을 꾸려가던 때에 혼기를 놓친 딸의 중매가 들어왔다 신랑될 집이나 딸의 집안이나 가난하기는 별반 다름이 없어 딸은 혼인을 하고 신랑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양으로 떠난다 이제나 저제나 돌아올까 싶었던 신랑은 3년이 되도록 소식이 없었던 어느날 좀비가 되어 귀향했다 그걸 모르던 동네 사람들은 구경을 위해 집으로 몰려들었고 순식간에 동네 사람들을 물어 뜯으며 아비규환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사고를 친 애를 보고 애는 괜찮은데 친구를 잘못만나서 부모가 해줄수 없는게 없어서 애가 삐뚫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침출수에 나오는 양아치 같은 양태수도 대부분 동네 사람들이 술을 먹고 저지른 실수라며 선처를 바랄때 동네 레지나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탁 무릎치며 그래 저말이지 하며 속이 시원한 한마디를 건넸다 저거 사람아니다 인두겁만 쓰고 있지 속에 든거는 통째로 구더기 떼라는 그 명쾌한 개념에 속이 시원해진다 인간 마을에 유입된 외래종 혹은 학계에 보고 되지 않은 신종 벌레 지금 우리 주변에도 있지않은가 뉴스에 속속 나오는 신종 벌레 또는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래종들

좀비 바이러스가 동네에 유입되고 조심하라는 질병관리청의 말로 양태수가 의심스러워 한밤중 몰래 집을 빠져나가 양태수를 찾아 동네를 지키던 도하의 이야기 노인들이 대부분인 동네에 자신이 떠나면 홀로 남게 될 할아버지를 깊이 생각 하던 도하가 참 찡하게 다가왔다

메탈의 시대, 삼시세킬, 화촌, 제발 조금만 천천히, 각시들의 밤 등 한때 유행처럼 좀비이야기들이 나올때 이제는 조금 지겹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단편의 좀비는 좀더 다르게 신선하게 다가오면서 좀더 진화한 좀비 이야기들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좀비 아포칼립스 문학 공모전이 있다는걸 처음알았지만 저마다 인간세상에 안개처럼 스며든 좀비의 이야기가 지금 사는 삶이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으면 누군가를 물어뜯고 아무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괴물 이야기들이 앞다투어 나오는가 싶어 짠해지는 세상인거 같다 슬프기도 하다

좀비 낭군가의 단편들 모두 재미있기도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하다 역시 우리나라 좀비 이야기는 최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