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나는 없었다 - 개정판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써 40번째인 몽블랑 도서는 한때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인 <<봄에 나는 없었다>> 이다 이 작품은 대부분 추리소설만을 쓰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생각하면 안된다 추리소설보단 자신의 내면과의 수많은 대화를 하는 작품 같아 보였다

조앤 스쿠다모어는 우아하게 살면서 자식과 변호사 인 남편과 저택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지만 막내 딸이 아프다는 이유로 바그다드까지 병간호를 위해 갔다 돌아오는 길 그 몇일 동안의 일을 그리고 있다

자신은 늘 우아하며 아무 근심 걱정 없이 누구나 부러워 할만한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지만 영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자신의 동창 블란치와의 대화에서 점점 답답함과 자신이 살아온 모든 시간을 하나씩 떠올리기 시작한다

남편과의 대화에서 그리고 아들 딸들과의 대화에서 엄마는 모른다는 말을 유난히 많이 들었던거 같고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건지 추측해보지만 누군가의 대화로 인해 답이 나오는게 아니다 보니 점점 더 안개속에 갇히는 기분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악천후로 기차까지 놓치게되고 사막 한가운데 자신만 덩그마니 놓이게 되었다

읽을 책도 대화를 나눌만한 손님 조차 없는 이 사막 한가운데 오로지 자신과 자신이 살아온 기억만을 가지고 대화를 하게 되고 사막에서 오아시스가 아닌 지나온 날들에 대한 환영을 보면서 눈물과 회환을 담아 우리가 늘 하듯 다시 한번 삶을 살게 되면 모든걸 용서하고 잘해보리라하는 마음을 먹게 된다 하지만 그녀 또한 인간인지라 기차가 도착했다는 이야기에 모든걸 사막에 던저 두고 전혀 그랬던 적 없는 듯 다시 조앤 스쿠다모어로 돌아가 남편을 맞이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지만 인간이란 어떤지에 대해 더 확고히 보여주기 위한 책인거 같아 보였다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말만 들어도 추리소설이 생각나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추리소설보다 더 오싹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봄에 나는 없었다 였다 조앤 스쿠모는 사계절 내내 있었지만 없었던 듯 보인다

언제 어떻게 누가 죽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내심 조마조마하며 읽었던 이야기가 실은 추리소설이 아니였다는 마지막 장면에서 더 소름 끼쳐서 긴장감 백배였던거 같다 아 모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