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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 굽은 소나무,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하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 수상 ㅣ 케이팩션 3
천영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굽고 뒤틀린 소나무처럼 생긴 조그마한 나무는 화초나 난 화분을 키우는 집에 보면 자주 볼수 있었다
예전에 듣기론 그런 관상용을 따로 만든다는 이야기도 들은 듯하다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는 우리 인간에게도 장애가 있듯 나무들에게도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것이 있다는 걸 더욱 자세히 알려주는 듯했다 요즘은 잘 보이지 않지만 예전만 해도 곱추라고 하는 등이 굽거나 등에 혹이 달린 키 작은 사람들을 간혹 볼수 있었다
기이하게 굽어 있는 나무는 목재로도 사용이 안된다 허욱의 집에 아들의 신혼집을 꾸미고자 나무를 베어오고 했지만 기이하게 굽은 소나무를 보고 사용은 어렵겠으나 관상용으로 좋겠다 싶어 들였다 그것이 문제였을까
아비를 여의고 며느리가 임신해서 가진 유일한 아이였지만 태어나자마자 등이 굽고 곱추인것을 아는 순간 어미도 할미도 할아버지도 다들 경악을 했다 하지만 세상에 없는 아들의 유일한 자식이자 대를 이를 손주라는 생각에 할아버지는 은수를 끔찍이도 여겼다 그마음을 아는지 은수는 마음도 착한데다 머리도 총명하기 이를 데 없었다
집으로 들여와 키우기 시작한 기이하게 굽은 소나무도 은수는 티없이 서로를 자신인듯 바라보며 자랐다.
출세는 커녕 결혼조차 생각지 않았던 은수에게 찾아온 한 여인과 혼례를 하며 과거시험도 보게 된다 그런 은수를 지긋이 보고 있는 허대감댁 정원의 오래된 소나무는 자신과 닮은 은수를 언젠가부터 응원하게 된다
턱하지 장원급제에 왕의 눈에 들고 이조판서라는 자리에 앉게 되면서 왕이 이루고자 했던 일들을 하나씩 이루어나가게 된다 곱추가 조정에 있는것도 기함할 일이지만 이조판서라는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자 조정대신들은 하나같이 불평불만이다 그러나 능력이 있으면 누구든 옳은일 필요한 자리에 쓰고자 하는 세종을 막을 인물은 없었다
기근으로 인해 백성들이 굶어죽을까 그에 대한 논의에도 은수는 소나무를 벗겨내면 얇은 거죽이 나오니 백성들에게 그것을 찧어서 죽을 끓여먹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신들의 반대는 만만찮다 소나무라 함은 선비들의 올곧고 늠름한 기상을 나타낸다 생각해서 함부로 건들면 안된다 하지만 은수의 생각은 푸르른 소나무가 아닌 어디에도 쓸수 없는 기이한 소나무들을 백성에게 내어주자는 생각에 왕은 은수의 편을 든다
언제 실수하기만을 기다리던 대신들은 제사를 어지럽혔다는 죄를 물어 유배를 보냈으면 하지만 왕에게는 더 큰 생각이 있다 몸이 편치 않은 이를 유배 보내면 죽음 밖에 더 있냐며 상림원으로 보내게 되고 그곳에서 왕의 밀명을 받은 은수의 아내 아영 그리고 전의감 전수의와 함께 백성에게 이롭고 백성을 풍요롭게 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다
언제나 백성만을 생각하는 세종과 전의감이지만 약식동원 의식동원 즉 음식도 잘 먹으면 치료가 된다는 전의감 전수의 사람의 마음을 그림으로 치료하는 아영 등 모든 사람들은 다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듯 기이하게 휘어진 소나무지만 또한 백성들에게 힘든 기근을 버텨내게 해주는 기특한 소나무와 그 소나무와 너무도 닮은 듯한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이야기이다.
사람과 다르게 다리가 없기 때문에 옮겨다니기가 뿌리를 내리면 그곳에 죽을때까지 머물러야 하는 나무는 뿌리를 내리는 그 순간부터 자신이 힘껏 땅속의 수분을 빨아 당기고 햇볕을 받지 못하는 다른쪽 가지들에게 양분도 보내고 상처도 보듬고 해야 하는 치열함 속에 살게 된다 사람들은 그런 치열함을 전혀 모르고 그저 기이하게 굽었네 잘 자라지 못했네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 순간들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과 닮은 듯해보인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