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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솔렌은 유명한 로펌의 변호사이다 그녀가 재판에서 패소하고 나오는 법정 7층에서 자신의 의뢰인이 그길로 아랫층으로 하늘을 날듯 날아올라 떨어졌다.
그녀는 그대로 쓰러져 하얀색을 자랑하는 병실에서 눈을 떴다
눈을 뜰때마다 의뢰인의 일이 자꾸 떠오르고 퇴원을 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의사를 만나던날 너무 두렵고 떨려서 일을 할수도 아무것도 할수도 없다며 무기력증을 호소했다 그런 솔렌에게 의사는 그럼 봉사활동을 한번 해보는건 어떻겠냐며 권유했다
솔렌은 유명로펌도 그만두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세월을 흘려보냈다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며...
그러다 의사가 권해준 처방 자원봉사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떠올라 컴퓨터를 켜고 자원봉사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지만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전부 법조계에 일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모가 원했던 변호사가 되기로 했다
어릴적 꿈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거였고 소질도 있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많이도 들었지만 부모님은 안된다가 아닌 그런일은 돈도 되지 않고 변호사가 되어서도 글을 쓸수 있다며 변호사를 하길 바래서 꿈을 접었다.
자원봉사를 찾으려 펼쳐든 노트북 하단에 '글을 대신 써줄 작가'라는 문구가 강렬하게 당겼다.
그렇게 그녀가 가게된 곳은 여성궁전이라는 곳이다 그곳에서 삶을 피해 온 여자들의 글을 써주는 일이었다.
때론 민원을 쓸때도 있고 때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일도 때론 광고전단지나 고지서의 글을 읽어주기도 하는 일이다.
생각했던 그런 글을 대신 써줄 작가가 아닌 그녀들의 인생에서 필요할지도 모를 중요할지도 모를 일을 대신 써주는 일이었다.
마트에서 계산이 잘못된 돈을 반환해달라는 요구라던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인을 받고 싶다라던지
어린 아들을 두고 올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간절한 편지라던지 ...
상대도 해주지 않던 여성궁전의 여자들로 인해 그 여자들의 인생도 물론이거니와 그녀보단 늘 바쁘게 지내기도 하지만 나이 마흔이 되도록 결혼은 생각이 없고 그냥 연애만 하기를 바라던 상위 1% 인 그녀의 인생을 바꿔주는 이야기이다.
삶의 끝으로 내몰린 여자들을 그녀는 변호사로써 변호할일도 크게 없었거니와 그녀들과 마주앉아 있을일도 전혀 없었던 삶이었다.
법정에서 크게 승소를 하고 아주 비싼 샴페인을 터트리며 살았던 인생에 그냥 마트에서 2유로를 덜 받았다며 받아주길 바라는 편지 한통을 쓰고 고맙다는 말한마디 없이 가져다준 따뜻한 차한잔이 그 비싼 샴페인이나 어느 비싼 차보다도 자신의 깊숙한 무언가를 무너뜨릴 만큼 큰 감동이었다.
예전부터 여성들에겐 제약이 참 많았다. 계좌번호도 가질수 없고 바지를 입을수도 없고 글을 배울수도 없고 어느곳에서는 이름조차 불리수 없었던게 여성들이었다. 그저 남편만을 따라야 하는 인생이었지만 거리로 내몰린 여자들을 위해 애써준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이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너도나도 목소리를 낼수 있게 해준 어느 이름 모를 누군가들에게 참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