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날때쯤 17세의 나이였다고 하니 진짜 호호 할머니다
부동산에서는 혹시나 연로하신 할머니다 보니 무슨일이 생기면 잘좀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며 새로운 집으로갔다
이세탄 백화점까지 택시타고 가서 명란젓 하나 사오거나 맥아더장군이 이상형이며 이래저래 소녀같으면서 기품이 있으신 집주인 할머니
비가 오면 빨래가 젖을까 전화도 해주시고 아니면 걷어서 집에 이쁘게 개켜놓기도 하고 늦은밤 집에 들어가면 이제 오냐며 인사도 해주는 부담스럽지만 알면 알수록 좋은 집주인 할머니
식사도 가끔 챙겨주고 차 한잔 하자고도 하시는걸 보면 처음엔 부담스러워서 거절하다 미안한 마음에 차도 한잔하게 되면서 심심하던 인생에 집주인 할머니가 그득차게 되었다
이 만화는 이쁘게 그리지도 배경이 그득하지도 않은 그냥 수수하게 그린 만화지만 왠지 읽어보면 훈훈해지는 느낌을 받는거 같다
할머니와 야베씨에겐 세대차이가 엄청난다
전쟁을 겪은 그당시와 지금의 차이가 나듯 할머니 이야기 하나하나에 지금과 전혀 다른 톤이지만 왠지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의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보단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친구분과 여행을 가고 싶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아프거나 치매거나 돌아가셨다거나 야베씨가 이야기를 꺼내는것마다 할머니는 곧 이번 여름이 마지막이다 이번 겨울이 마지막이다 이게 마지막이 될거다를 이야기 하면서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지만 야베씨는 아차 싶은 생각을 한다
센서등을 달아 놓은것을 보고 자신을 위해서 불을 켜준다고 고마워하고 다툼나지 않게 자신의 유품을 사진 찍어서 이름을 적어서 남겨놓기도 한다
야베씨가 오기전 언니가 있었지만 돌아가셨다며 우울해 하던차에 야베씨가 들어온 뒤론 말도 많이 하며 늘~ 재미있다고 장수만세 할거 같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할머니가 이웃이거나 나의 할머니면 참 따뜻하고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이런세상에 저런 할머니 분들이나 이웃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어렸을때 이웃끼리 음식도 나눠먹고 하던 그때가 그립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저런 정을 잘 못느끼며 커가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이런 책을 보면 그래도 느낌이라도 알지 않을까 싶다. 무언가 편안한 그런...
야베씨가 집주인 할머니와 같이 사는 동안 계속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