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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마녀 ㅣ 새소설 4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2월
평점 :
상처받은 두 여자의 간절함이 빛의 위로가 되다
태어나자 마자 인큐베이터 속에서 아이를 잃은 여자 태주, 400년이상 살아왔다는 여자 마녀 니콜
매일 맨발에 산부인과 앞에서 피켓을 들고 내 아이를 살려내라고 시위를 하고 있는 태주를 발견한 니콜은 그녀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에게서는 무언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일까?
태주를 마주한 니콜은 자신이 마녀라고 소개하고 49일이 되기전 아이를 되살릴수 있다고 한다
그러곤 육손이로 태어난 아이의 6번째 손가락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무슨짓이든 할수 있는 태주는 갓난아이만 보이면 손가락을 살펴보기 바빴다
그러다 천사원이라는 곳에서 육손이로 태어난 원장의 양아들의 손가락 하나를 떼어내서 도망쳤다
그거 하나면 자신의 아이를 살릴수 있을 줄 알았지만 다른 것이 더 필요했다 17살의 임신한 여자아이의 제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자아이를 죽일 거에요?
아니, 여자애는 죽이지 않아.
넌 이미 저주받은 손가락을 잘랐어. 돌이키기엔 너무 늦어버렸지."
자신이 마녀라고 그리고 자신을 쫓는 마녀 사냥꾼이 있다는 니콜은 영국을 떠나 이태리 등 여러곳으로 도망을 다니다 한국까지 왔다 알고보니 니콜을 쫓아 다니는 마녀 사냥꾼이라는 에드워드는 니콜의 남편이었다.
자신의 집에서 8살 난 딸 샷럿이 있는 집에 불을 내 딸을 죽이고 머리까지 이상해져버린 것이다.
그녀가 여러 나라를 도망다니며 만난 남자 중에는 몇백년을 살았다는 드라큘라라는 남자도 있었다
다들 마음의 상처를 받았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인해 내 삶을 망쳐버린 사람들이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들은 아니라는걸 뻔히 알지만 인정하려하지 않고 나의 아이를 위해서 못할게 없었다
그래서 마녀라고 죽은 아이를 다시 살릴수 있다는 말만으로도 뭐든지 할수 있고 자신을 뭐든지 할수 있는 마녀로 위장(?)도 할수 있었다.
마녀가 되어야만 그리고 마녀가 되어야지만 내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감당할수 있을 거 같다는 마음이 강해서였을까
태주의 텅빈 두눈속에서 니콜 자신의 간절함을 보았던 것은 아니였을까
한국이나 외국이나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책은 가벼우나 내용은 가볍지 않은 묵직한 여운을 주는 이야기였다.
그녀가 원한 것은 병원으로부터 위로금을 받거나 동정을 받는 게 아니었다.
세상에 왔다가 스물여섯 시간밖에 살지 못하고 떠난 생명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바랐다.
그들이 코미디를 보고 웃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멋진 풍경을 보며 여행하는 순간에도,
세상에 왔다가 별처럼 떠난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길 바랐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나마 아이가 살아가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