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고도에서

고도에서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스티븐 킹이 이번엔 공포나 스릴러가 아닌 지상에서 몽실몽실한 이야기를 썼다 특히 이웃들과 관련된 이야기들 말이다

스콧캐리는 아무리 먹어도 몸무게가 점점 빠지고 있다는걸 알고 테니스장에서 만나 절친이 된 닥터 밥 앨리스를 찾았다 그의 나이는 74살이고 일선에서 물러난 전직 의사이다

스콧이 단순히 몸무게가 빠지는게 문제였다면 의사를 찾는게 당연하겠지만 몸무게가 빠지면서 옷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고 의사가 아닌 밥을 찾았다 만일 병원을 찾아갔다면 온갖 실험에 피곤해졌을지도 모를일이기 때문이다 10kg가 넘는 아무리 무거운걸 들었다 하더라도 그가 들고 체중계에 올랐다하면 모든 물체가 무게가 사라지는 기현상이 생겼다. 그의 덩치는 변함이 없었다 누가보든 그의 몸은 100kg가 넘는 전형적인 미국인 체구로 보는게 문제였다

그렇지만 몸무게는 96kg 그리고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0.5kg 또는 1kg 점점 더 빨라지는게 문제다

이대로 가다간 언젠간 0kg 이 될거 같았다

0kg이 된다는 건 어떤걸까?? 살아 있을수 있을까 사라질까

닥터 밥은 스콧의 몸무게를 직접 눈으로 확인도 해보지만 이런경우 처음이라 병원을 소개해주려고만 한다

아직은 할일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건 미뤄 두고 있지만.... 점점 심각해짐을 느끼는 스콧

스콧이 사는 캐슬롯의 옆집엔 디어드리와 미시라는 레즈비언 부부가 산다 그들은 캐슬롯 안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이웃들은 레즈비언이 운영한다고 하여 꺼려하는 곳이다 그들의 장사는 관광철인 성수기를 제외하면 그리 형편이 좋지 않다. 선입견을 가진 이웃들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들이 산책을 할땐... 그들의 개들도 함께 데리고 가는데 그 개들이 꼭~ 스콧네 집 잔디에서만 응가를 하고 간다

스콧이 아무리 이야기 해도 그 부부는 절대 never 자기네 개들은 똑똑해서 그런짓을 할리 없다고 단정하는데...

스콧은 성격이 좋은건지... 아무생각이 없는지... 그런 말을 듣고도 그렇게 기분 나빠하진 않는다...

그러다 캐슬롯(그들이 사는 동네)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걸 알고 스콧과 미시는 그들만의 참가이유를 달고 마라톤나간다.

스콧은 이웃인 드레이시, 미시 부부와 잘 지내보고자 그리고 그들 레스토랑을 홍보해주기 위해...

미시는 캐슬롯에서 그리고 자신들도 같은 인간이라는 떳떳함을 알리기 위해 마라톤에 나섰다.

스콧이 이기면 아무이유없이 스콧네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만약 미시가 이기면 그냥 서로 모른척 쿨하게 돌아서자고 아무 간섭없이 그들의 개가 잔디에 응가를 계속해도 괜찮다고 이렇게 약속을 하고 마라톤을 뛴다

미시는 스콧을 아주 전형적인 미국인 남자로 보고 콧방귀를 뀌며 내기에 응했다 하늘은 스콧의 편이었을까 결승점이 가까워 지자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다 마지막 결승점에서 미시가 스콧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순간 빗길에 미끄러지며 발을 헛디디는걸 스콧이 날렵하게 잡아내면서 스콧이 미시를 옆구리에 들쳐메고 얼마간을 달렸다 결승선엔 스콧이 미시에게 양보했다 미시는 1등이 스콧인걸 알고 쿨하게 저녁식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된다

매주 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닥터 밥 부부와 디어드리, 미시 부부 그리고 스콧이 식사를 하며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어울린다 그리고 레스토랑은 발디딜틈 없이 성수기를 이룬다.

마라톤 이후로 몸무게의 속도가 점점 더 빠르게 사라지는걸 느낀 스콧은 더 이상 시간이 없음을 느끼고 그만의 준비를 한다

이웃간의 분쟁 그리고 흔히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이야기에 약간의 마법사같은 스콧이 슬쩍 끼어들면서 왕래가 잘 없는 우리 이웃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소설인거 같았다 (내니맥피처럼...)

이웃집개가 우리집 잔디에 응가를 한다던지 층간소음 이런 이웃들의 문제와 그리고 성차별적인 문제를 심각하지 않게 그렇지만 우리 주위 어딘가의 그늘속에 있을 지도 모를 이야기를 스콧의 몸무게에 담아서 그려냈다

스콧은 우리에게 따뜻한 선물을 안기고 간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