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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숙의 나라
안휘 지음 / 상상마당 / 2019년 2월
평점 :
역사에 짓밟힌 여자들이 한둘이겠냐만은 그보다 처절했던 조선시대의 의순공주 이애숙의 삶을 재조명한 소설이다
읽다보면 허난설헌의 삶과 참 비슷한듯 느껴지기도 하다
여인을 사모하는 남정네가 있지만... 다른곳으로 시집을 가버리고 그녀의 삶은 피폐하게 변해버리는
조선의 여인....
애처롭고 처절한 그의 삶이 안타까워 정말 그녀의 운명때문인가
그래서 삶이 박복한것인가 이런미신적인 생각까지 들게 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될수가 있는지...
왜 그렇게 청나라에서는 조선의 여인들을 데려가거나 인질로 삼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욕심이 너무 많은 중국이다
병자호란 이후1650년 청나라에서는 공주를 보내라고 했다
공주가 어리다거나 보낼 공주가 없다는 핑계로 미루다 더는 미룰수 없어 생각해낸것이
종친의 딸을 공주로 내세워 보내기로 한것이다
내 자식이 소중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한 법인데 어찌 그런...
대의에 순종하라는 허울뿐인 의순이라는 이름으로 공주로 책봉하고 청나라 장수 도르곤의 첩으로 보내버린다
그렇게해서 잘 살면 좋았으련만 시집간지 얼마나 됐다고 임신한지 7개월 되던해에 사냥을 떠난 도르곤은 사망하고 그녀는 남편과 아이를 같이 잃고 만다
섭정왕의 부하장수 보로의 집으로 가서 살게 됐지만..
이또한 무슨 운명인지... 전장을 떠돌던 보로 또한 얼마 못가 사망하고 만다
다시 황실에서 요로의 집으로 보내고 그 집으로 가서 살게 되었지만...
조선의 풍습은 지아비를 잃으면 평생 수절하며 사는걸 큰 미덕으로 여기고 살아가지만 청국으로 시집을 왔으니 청국풍습으로 재가를 하긴 했다 그러나.. 더는 지아비를 모실수 없다하여 그집 사랑채에서 지내다 청국의 사신으로 온 아비의 청으로 청나라의 황제에게 딸을 다시 돌려받아 조선으로 돌아 올수 있었다
그렇다고 조선으로 와서 평탄하게 사느냐 그것또한 아니다
애숙은 돌아와선 안되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여 국경을 넘기전 몸을 던졌다는 설화를 만들어 애숙은 살아있지만 살아 있지 않은 여인이 되어버렸다.
족두리묘로...
이런 박복한 팔자가 또 있겠는가
이여인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왕가에선 여식을 못보내준다고 해서 종친의 여식에서 찾았지만.. 다른 종친들은 자기 여식을 숨기기에만 급급하고
그런데 이제와선 왕게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자식을 청국에서 데려왔다고 사탈관작해야 하느니 공주 작위를 다시 거둬야 한다느니...
다들 자식을 가진 아비된 입장에서 그러면 안되지 않나???
듣기론 애숙(의순공주의 본명)의 아비가 자청해서 딸을 청국으로 보내겠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다
너무 너무 화가나서 후다닥 읽어보았더니 자청한것이 아니라 왕이 그렇게 만든것이었다
내자식이 애틋하고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줄 알아야하는데 진짜 왕이 너무한거 같다 간신들도
어느 누가 자식을 앞세워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리 하겠는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남의 말이라고 쉽게 자식을 팔아넘겼다는 얘기를 흘리고 다니지만
실상 가족들은 속이 얼마나 아플까 싶다
딸자식 시집갈때 주려고 만든 족두리를 딸이 청국으로 가던날 넌지시 꺼내서 들려주던 어머니
청나라에 도착해서 잘 도착했다고 잘 살겠다는 의미로 오라비편으로 돌려보낸 족두리가
돌아가선 안되는 조국의 땅에 설화와 함께 살아있는 애숙의 무덤이 되어버린 족두리 묘
그녀가 비록 청나라로 원치않게 끌려간 삶이었을지라도 도르곤이 죽지만 않았다면 그녀가 이리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지는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어쩔수 없이 끌려간 노비와 처자들이 많건만
구해내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 앉아 펑펑 통곡만 흘릴뿐인 가족들이
그래도 가슴이 아프고 할수 있는게 없다고 한다면 귀향한 가족을 다독이며 고생이 많았다며
함께 같이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찌 그리 환향녀라며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게 그리 매정하게 내칠수가 있냔 말이다
그놈의 사대부가 뭐길래
그들이 끌려갈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할수조차 없었다면 돌아왔을땐... 받아주기라도 했어야지
너무 가슴이 아프다
애숙의 나라에선 안되는것도 할수 없는것도 많은 나라
그래서 그녀의 쓸쓸하고 초라한 족두리묘 뒤편에 아비의 무덤이 죽어서라도 딸을 지켜주기 위해 있는것은 아닌가..
책의 내용이야 다들 알고 있는 그시대를 반영했기 때문에 그녀의 삶이 어떠했으리란건.. 짐작이 갈것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어떤 심정이었을지는 책을 읽어본 자만이 알수 있을것이다.
읽어보면 느끼는 점이 많을 거라 생각하며..
꼭~~ 이책을 추천한다...
아무도 잘 모르는 의순공주에 대해서...
이 애숙에 대해서
이애숙의 나라에 대해서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녀는 결국 삶을 놓았더이다...
내 조국이 어디 인지 찾지 못한채 아버지의 조국이라서 살았을 뿐인 조선 땅에서...
p.s 죽고나서 모든 장례절차에 대한 지원을 아낌없이 주면 뭐하나...
살아 있을때 잘해주지
죽고 나선 아무 소용없다.
우유부단했던 왕이지만.. 그래도 공주작호를 거둬들여야 한다는 대신들의 말을 묵살 한건 잘한거 같다...
양심도 없는 대신들.... 지금이나 그때나...
누구의 어느나라의 대신들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