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내리치는데도 노파는 마치 나무토막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너무 놀라 몸을 더 가까이 숙이고 노파를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노파도 더 아래로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그는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몸을 숙여 아래에서 노파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그러고는 죽은 사람처럼 창백해졌다. 노파가 앉아서 웃고 있었다. 그가 자기 웃음소리를 듣지 못하게 있는 힘을 다해 참으며, 조용히 소리 죽여 자지러지게 웃고 있었던 것이다. 문들 침실 문이 조금 열리는가 싶더니 거기서도 웃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광폭한 분노가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노파의 머리를 치기 시작했지만, 도끼를 내리칠 때마다 침실 쪽에서 나는 웃음과 속삭임은 한층 더 크고 선명하게 울려퍼졌고, 노파는 그렇게 온몸을 흔들며 킬킬거렸다. 도망치려고 몸을 내던졌지만, 현관 전체가 이미 사람들로 가득찼고, 계단으로 향한 문이 활짝 열린 채 층계참에도,
계단에도 그 아래에도 온통 사람들이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서 모두 그를 바라보고 있다. 모두들 숨어서 말없이 기다리고 있다..... 심장이 조여왔고, 땅에 붙박인 것처럼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비명을 지르려다 꿈에서 깨어났다.
그는 무겁게 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꿈이 여전히 계속되는 것 같았다. 방문이 활짝 열려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문턱에 서서 그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 P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