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점은 그야말로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가 이 같은 결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두 여자가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채 마지막까지 허세를 부린 것이다. 그렇게 확신한 것은 많은 부분 그의 허영심과, 자아도취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의 자만심 때문이었다. 별 볼 일 없는 신분에서 자수성가한 표트르 페트로비치는 자신에게 병적으로 감탄하는 버릇이 있었고, 자신의 머리와 능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심지어 가끔 혼자 있을 때면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에 넋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그가 무엇보다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은 갖은 수단과 노력으로 얻은 자신의 돈이었다. 돈은 그를 그보다 높이 있던 모든 것과 동등하게 만들어주었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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