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8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폴레옹이 ‘노파‘의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간다고! 아, 정말 쓰레기 같다......
순간순간 의식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는 열병과도 같은 희열 속에 빠져들었다.
‘노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발작적으로 흥분하며 생각했다. ‘노파는 어쩌면 실수일지도 몰라, 문제는 노파가 아냐! 노파는 한낱 질병 같은 거야...... 난 어서 빨리 넘어서고 싶었어...... 난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원칙을 죽였어! 원칙을 죽이고도 넘어서는 걸 넘어서지 못하고, 이쪽 편에 남았지...... 죽일 줄만 안 거야. 그것조차도 결국은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원칙이라고? 아까 바보 같은 라주미힌은 무엇 때문에 사회주의자들을 욕했을까? 근면성실하고 장사에 능한 족속인걸, 그들은 ‘공공의 행복‘에 전념하지 .… 아니, 내게 삶은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아. 더이상은 결코 없을 거야. 나는 ‘모두의 행복‘을 기다리고 싶지 않아. 나 자신 역시 살고 싶고, 그러지 못한다면 죽는 게 더 나아. 대체 그게 어때서? 난 그저 ‘모두의 행복‘을 기다리느라 주머니에 돈을 꽉 움켜쥔 채, 배고픈 어머니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모두의 행복을 위해 한 장의 벽돌을 나르고 그걸로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라고. 하하! 어째서 너희는 나를 빼놓은 거냐? 난 고작 한 번 살기에, 나 역시 살고 싶단 말이다.... 아. 나는 미학적 이다.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리며 덧붙였다. ‘그래, 난 정말로 이다.‘ - P4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