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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와 생쥐 ㅣ 베틀북 그림책 94
비벌리 도노프리오 글, 바바라 매클린톡 그림,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3월
평점 :
메리와 생쥐.
처음 사랑하는 아이들의 책세상 이벤트에 실린 메리와 생쥐라는 책 제목을 보고 메리와 생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메리와 생쥐가 어떻게 친구가 되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이다. 하지만 이 책은 메리와 생쥐가 친구가 된 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내가 상상했던 틀을 전부 다 깨버렸다.메리와 생쥐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정말로 잔잔하게 다가와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가슴 속에 무엇인가 남겨놓고 마지막 장을 덮게 한다.
어른들의 편견 덩어리인 생쥐와 어른들의 편견을 듣고 자란 메리.하지만 아이들의 세상과 눈은 정말로 맑다. 늘 지나치는 동네 애완동물 가게. 아이들은 쪼그리고 앉아 토끼의 새하얗고 보드라운 털과 귀엽고 앙증맞은 꼬리를 본다. 연두 노랑 빛깔의 잉꼬새를 보고 그 지저귐을 듣는다. 하지만 엄마인 내 눈에는 새장 밑의 똥들이 먼저 보이고 톱밥 밑에 숨겨진 토끼똥이 먼저 보인다.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에그~ 더러워~~지지지지~~하면서 물러서서 볼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토끼가 너무 귀엽다며 기르고 싶다며 오히려 나를 권유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학교 앞 100원짜리 병아리를 사다가 하루 밤만에 병아리가 상자 안에서 죽어버렸던 일. 동생과 함께 학교도 지각하고 집 앞 화단에 묻어주고 기도하고 학교에서도 하루 종일 눈이 벌개져 눈물 흘렸던 일... 그런 내가 이제 엄마가 되어 우리 아이에게 우리 엄마가 나에게 했던 말들을 그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메리는 어른이 되고도 생쥐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의 딸 줄리는 드디어 생쥐와 친구가 되어 잘자라고 인사를 나눈다.
나의 마음 어느 한 켠에 우리 수빈이와 같은 마음이 남아있음이 분명한데 우리 아이를 세균으로부터 지키고자 오늘도 메리와 정반대의 어른이 되어간다.
이 책은 메리와 줄리 그리고 생쥐의 이야기....더불어 나와 수빈이 그리고 온갖 애완동물들의 이야기이다...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