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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ㅣ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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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거친 비바람에도 흔들림이 없는 큰 나무 같았고, 때로는 아주 향기로운 꽃향기처럼 매력적이었으며,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가 가끔은 가까이 다가가기조차 어려운 성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진실한 삶의 노래였다.” <p160>
조카인 인디라 데비의 삼촌에 대한 위와 같은 묘사는 어쩌면 타고르라는 인물을 가장 잘 보여주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이자 철학자, 음악가 그리고 작가였던 타고르는 1913년, 시집 <기탄잘리>로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1861년 5월 7일 인도 서벵골주의 캘커타(콜카타의 전 이름)에서 14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부유한 집안에서 유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한 그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몹시 외로움을 탔고,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해 열세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타고르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14세 때 어머니를 잃었고, 그의 뮤즈였던 형수 카담바리의 자살, 아내는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다섯 자식 가운데 큰아들만 빼고 모두 단명하였다. 특히나 형수 카담바리의 자살로인한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형수 카담바리에게 ‘헤카테’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헤카테는 그리스 신화에서 선과 악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세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세 갈래 길을 상징한다. 또한 밤과 달의 여신이자 마녀들의 여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녀의 사인은 아편 과다 복용이었다.
그가 영국인 친구에게 쓴 편지에는 카담바리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하다.
“나의 여왕, 그녀의 죽음으로 나의 왕국이 무너져 버렸어요. 이제 그녀가 보여주었던 세상의 문이 닫혀버렸어요.”
또한 카담바리가 떠난 후 쓴 시에도 비통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가슴에 품은 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달을 쳐다보는 것, 그것 말고 어디서 위안을 얻었을까요? 그녀가 모두에게 준 사랑, 이제 어디서 그런 부드러운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가요? 그녀가 누군가의 슬픔에 흘린 눈물, 이제 누가 그녀를 위해 울어줄까요?”<충분해, 충분해 중에서>
타고르의 작품을 읽다보면.....특히나 <환상>과 <아기 도련님>.....슬픔에 잠식되어 맨발로 고속도로를 토할때까지 미친 듯이 달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데, 아마도 그의 작품 속에 스며든 이러한 애절한 감정은 그가 직접 겪었던 상실과 아픔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했던가. 타고르에게 아버지는 삶의 방향을 제시한 정신적 스승이자 그의 철학적 기반을 형성한 중요한 존재였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떠난 여행을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경험은 평생 그의 자산이 되었다. 또한 교육 개혁에 힘쓴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는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혼자 읽기 너무너무 아까운 책이다. 타고르를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 또한 흥미있고, 그의 작품도 많이 실려 있다. 서평을 3회 정도는 남겨야 될 정도로 페이지마다 감동 깊고, 타고르 못지 않게 이 책을 쓴 저자의 언어도 너무너무 진짜 미치고 환장하게 아름답다. 타고르의 문체와 사상에 얼마나 깊이 몰입하셨는지...이 책을 쓴 저자가 타고르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책의 제목만 봐도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라니...눈물나지 않은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하진희
출판사: 책읽은고양이 @reading_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