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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보이는 일기장
고혜원 지음 / 다이브 / 2025년 10월
평점 :
18살 고등학생 예윤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유품 속에서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을 발견한다. 이 일기장은 날짜 칸에 날짜를 쓰면, 그날의 일들이 예윤의 말투나 생각이 그대로 기록되어 나타나는 신기한 일기장이다. 처음엔 내일의 자신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궁금해 날짜를 써 예언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작게나마 도움을 준다. 그로 인해 전학 간 학교에서 반친구들 사이의 중심에 서지만, 미래를 아는 것에 대한 나의 씁쓸한 쓸모와 한계를 깨닫게 된다. 그러던 중, 일기장에 14일 이후에 예원 자신의 미래가 더 이상 적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때부터 예원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일기장 속 단서를 따라 가며, 용의자인 친구들이 사실은 따돌림, 시기•질투, 장난을 가장한 폭력, 동의없는 촬영 등의 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
‘미래가 적히는’ 일기장은 웹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와 닮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청소년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흥미를 끈다. 특히 주인공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누가 함께 떨어져 죽는 걸까.’ 라는 긴장감이 시작되고, 예윤 자신의 미래의 죽음을 막기 위해 ‘미래를 바꿔야 할’ 친구를 찾아 도와주는 과정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미래를 보는 일기장>은 ‘미래를 바꾸는 힘’은 ‘현실을 마주볼 수 있는 용기’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고혜원 작가님의 H동에 위치한 <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을 읽었었다. 낮에는 문을 닫고, 일몰 이후부터 일출 전까지 영업하는 약사 ‘보호’는 찾아오는 손님들의 증상과 마음을 세심히 파악하여 처방과 위로를 전한다. ‘어두운 골목 한가운데 반짝이는 약국의 불빛’은 단순 배경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고단한 삶 속 잠시나마 온기를 느낄 수 있고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느껴졌다.
똑같은 문제라도 사람마다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고, 무턱대고 참는 것보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야 나한테 어떤 방법이 가장 잘 맞는지 알 수 있다던 소설 속 대화문이 기억에 남았다.
나는 어쩐지 둘의 이야기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성장과 회복, 지금 이 순간을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삶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