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슭에 선 사람은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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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연인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소설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관계에 대한 불신과 미움, 그리고 무지가 불러일으키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라는 실체를 제대로 바라볼 때 세상은 조금 더 관용적이며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할 수 있다라는...... 책을 읽으며 작가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 작가란 직업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은 <강 기슭에 선 사람은>이다. 옮긴이도 그러한 책 제목이 줄거리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한참 동안 몰랐듯이 독자들은 책의 후반부로 가서야 비로소 강 기슭에 선 사람의 아래에 가라앉은 돌이 무슨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

강기슭에 선 사람은, 바닥에 가라앉은 돌의 수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기요세는 물밑에 가라앉은 돌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안다. 강조차도 모르는 돌이 가라앉아 있다는 사실도, 또 어떤 돌은 모났고, 어떤 돌은 동굴동굴 매끄럽고, 또 어떤 돌은 결정을 품고 아련하게 빛난다. 사람들은 돌을 다양한 이름으로 구분 지어 부른다. 분노, 고통, 자비, 혹은 희망

<이후 리뷰는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기요세는 연인인 마쓰키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한다. 사실 마쓰키는 난독증인 친구 잇짱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숨겨왔다. 확실히 마쓰키는 기요세에게 의심받을 행동을 했다. 그렇다고 기요세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쓰키가 잇짱과의 일을 털어놓으려 했을 때, 기요세는 상점에 쓰인 악필을 보고 비웃는다. 이 모습을 본 마쓰키는 기요세가 자신의 친구인 잇짱도 비웃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말문을 열지 못한다. 이 둘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려던 마쓰키를 오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 결국 이들은 의절하기에 이른다. 기요세는 ADHD인줄도 모르고 시나가와를 일도 제대로 못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한다. 그리고 자신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마오를 변화시키려 하지만 이것은 교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처럼 이 책은 고의는 아니지만 각자의 환경과 처지에 따라 서로간에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가 이해할 수 없는 간극을 만드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진정으로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능한 일일까?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잘 알고 있으며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더라도 그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강 기슭에 아래에 깔려 있는 돌들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서로가 서로의 돌을 꺼내 상대방에게 보여준다면? 저자는 등장인물 각자의 돌을 끄집어내어 서로를 이해시킴으로써 화해를 시도한다. 하지만 그 화해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시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억지로 마오의 마음을 열 수는 없다. 마오가 가진 돌이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무겁고 크기 때문일수도 있고 아니면 마오 자체가 그러한 돌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태도가 아닐까? 어쩌면 그것이 상대에 대한 가장 큰 배려일 수도 있다. 책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책을 통해 마음속의 편견이 조금은 가신 듯하고, 내 자신이 조금은 더 성숙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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