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트 - 들고 뛰고 헤엄치며 흘리는 모든 땀에 관하여
빌 헤이스 지음, 김희정.정승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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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운동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였다. ‘체조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벌거벗은 채로 운동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었다. 수백년간 지속된 이 전통과 고대 올림픽등을 통해서 고대 그리스인이 얼마나 진심으로 운동을 즐겼는지 알 수 있다


사실 당시는 전쟁에 필요한 강력한 신체 능력이 필요했기에 운동은 삶의 생존에 중요한 요소였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레슬링을 하기 위해 지어진 대규모 체육관에서 전라로 운동을 했으며 때로는 철학과 학문에 대한 토론도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기독교는 운동으로 순위를 경쟁하는 행위는 이교도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리스로마신들을 모시는 신전을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올림픽 경기를 완전히 폐지했다. 운동은 소멸되었다


그런 암흑기인 16세기에 의사였던 메리쿠리아레는 운동과 관련된 <체조술>이라는 책을 만들어 추기경에서 바쳤다. <체조술>에는 걷기, 달리기, 수영, 뛰기, 권투, 레슬링이 소개되어 있으며 운동의 목적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저자는 번역되어 출판된 <체조술>이 품절이 되어 서점에서 구입할 수 없자 직접 책을 번역한 교수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후로 <체조술>과 관련된 이야기를 수집하러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여정이 책에 구체적으로 실려 있다. <체조술>에는 피로 리고리오가 그린 삽화가 실려있는데 그가 그린 삽화중에 두 남자가 결투하는 장면은 실리지 못했다고 한다.


이유는 교회가 결투 금지를 명령했기 때문이다. 결투 장면을 묘사한 설명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한 명은 삼지창과 커다란 그물을, 나머지 한 명은 머리 위로 거대한 나무 망치를 들고영화속에서 본듯한 이 결투장면은 지금의 스포츠가 아닌 생과 사를 나누는 살벌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운동을 하면 땀이 난다. 현대인은 땀을 독소를 배출하는 역할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땀의 가장 큰 목적은 체온조절이다. 저자는 땀은 인류가 뜨거운 사막 기후에서 생존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 열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 역할을 하는 자동조절장치로서 땀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땀에 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고대 운동선수는 운동으로 흘린 땀을 고귀한 것으로 여기고 이를 따로 작은 단지안에 담아 보관했다고 한다. 그리고 땀을 모은 단지는 검투사 양성소 소장들에 의해 비싼 가격에 팔렸다. 조금 더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신체와 그 부산물인 땀을 중요시했던 당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철학자 플라톤은 실력이 뛰어난 레슬링 선수 였다고 한다. 플라톤이라는 말은 넓다는 의미인데 그의 넓은 어깨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잡다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어서 좋았다.

 

이 밖에도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도 실려 있다. 직접 권투도장에서 주5일간 훈련을 받고 스파링을 했던 이야기를 비롯한 개인적인 운동 경험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고대인의 전라 달리기 경험을 체험한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벌거벗고 빠르게 달리기를 해 보면 어떤 기분일까


혹은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원초적인 궁금증으로 실제 전라로 달려보기도 했다고 한다. 호기심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한편으로 성소수자였던 저자는 1980년대 에이즈로 주변에서 죽어가던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생각들도 담았다. 운동에 얽힌 역사 및 일화들이 흥미로웠던 이 책의 접으며 소크라테스가 운동에 대해 했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운동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극도로 비문화적인 사람이 탄생하며

순전히 글로만 훈련받기를 원한다면 부적절할 정도로 유약한 인간이 생겨날 뿐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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